제주도의 골프장 내장객 증가에 대한 아전인수 격 자화자찬이 눈시울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제주도는 14일, 지난해 도내 골프장 내장객이 2012년도에 비해 7% 증가한 186만2000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증가 이유로 도내 골프장들의 차별화된 상품개발을 꼽았다.

▲ 제주도내 골프장. 사진의 골프장은 이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제주도는 여기에 숟가락 얹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제주도가 1만부를 제작한 ‘제주골프상품가이드’책자를 통한 홍보활동과 국내외 골프대회 유치를 적극 지원한 점을 내장객이 늘어난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나 늘어난 골프 내장객을 보면 도외에서 온 골프관광객 증가는 2%에 불과하지만 도내 골퍼들의 골프장 출입은 16%나 급증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7% 늘어난 수치의 상당 부분은 도민 골프장 내방 증가에 기인한 것이다. 2012년 전체 골프장 내방객 중 도민골퍼 비율은 38%였지만 2013년에는 41%로 늘었다. 골프장 내방객 절반 가까이는 도민 골퍼인 것이다.

제주도는 대회 유치로 인한 효과도 들먹였다. 2013년 국․내외 골프대회 유치지원 실적이 20건에 4억4300만원이며 이로 인해 2만4350명이 제주를 찾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도지사배전국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는 이미 14회를 맞는 대회이다. 현 제주도정이 이 대회 유치를 위해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없는 셈이다.

국제대회로 SK텔레콤오픈과 월드클럽골프챔피언쉽골프를 꼽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오픈은 SK그룹이 자사가 소유한 핀크스골프장에서 여는 대회이며 월드클럽골프챔피언십은 CJ그룹이 역시 자사가 소유한 나인브릿지골프장에서 개최하고 있다. 대기업의 자사 소유 골프장 홍보 성격 대회에 제주도가  무리하게 숟가락 얹기를 하고 있다. 대회 개최에 제주도가 무엇을 했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 ADT캡스챔언십 2011 우승자 조영란. 이 대회는 2011년을 끝으로 제주를 떠났다. 지난해에는 부산 기장에서 개최

오히려 2013년 들어 제주에서 열리는 KLPGA, KPGA 대회는 줄어들었다. 우근민 지사가 취임하기 전인 2009년에 이미 제주에서 열리는 KLPGA 대회는 6개였다. 이는 2011년까지 유지됐다. 그러나 2012년 대회 수는 20개에서 23개로 늘어났음에도 제주에서 열린 시합은 5개로 줄었다. 2013년에는 3개로 줄었다.

남자 프로골프대회인 KPGA도 마찬가지다. 2010년 4개, 2011년 3개, 2012년은 1개로 줄어들었다. 2013년도 1개에 불과하다. 하나 남은 대회가 SK텔레콤오픈이다.

제주도의 골프장 내장객 통계 자체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제주도는 매달 발표하던 골프장별 내장객 현황을 언제부터인가 발표하지 않고 있다. 대신 도내 모든 골프장자료를 뭉뚱그려 ‘도외 및 외국인’, ‘도내인’항목으로만 알리고 있다. 이에 대한 질문에는 “기업 비밀”이라는 답변이다.

우근민 도지사는 공약에는“레저 스포츠 산업의 신성장 전략"이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종목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체계적 육성”, “<스포츠+관광>이 접목된 레저 스포츠 육성을 통한 잠재적 스포츠 관광객 유치 극대화"를 말했다.

그러나 이 우근민 지사 재임 기간동안 제주도 골프장은 부도, 회원권 반환소송, 거액 지방세 미납 등 만신창이 상태다.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곳은 1곳 혹은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