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유튜브계정 'Happy jejudo'

2013년 유튜브에서는 1분에 100시간 분량의 비디오가 재생됐다. 2012년에는 30시간 이었다.

지난 해 8월 제주도는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happyjejudo)을 개설하면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전통문화 등을 공유할 수 있으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를 여행지로 선택하고,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5개월 이상 경과된 1월 하순에 살펴본 유튜브의 제주도 채널 ‘해피제주도’ 성적은 참담한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제주도가 유튜브에 업데이트한 영상은 모두 161개이다. 가장 많은 재생수를 기록한 동영상은 688회이고 가장 적은 건 5회에 불과하다. 평균 재생수는 84회에 못 미치고 구독자는 61명에 불과하다. 제주도가 올린 동영상의 총 재생수는 1만3254회다. 중복 재생을 염두에 두지않더라도 참 민망한 수치다. “전 세계 수 백만명 사람들과 공유...제주를 여행지로 선택하고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라고 공언한 제주도의 말을 떠올려보면 민망함은 더 커진다.

제주도와 비견되는 유튜브채널이 있다. 일반인인 김두혁씨(http://www.youtube.com/user/tuburkis)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주로 제주도 맛집이나 풍경 등을 영상으로 제작해 업로드한다. 김씨의 최근 1년간 유튜브 기록을 살펴봤다. 게시물 수는 125개이며 전체 재생수는 7만6635회에 달한다. 평균 재생수는 613회를 넘고 있다. 제주도청의 ‘해피제주도’보다 7.29배 높다. 구독자는 6661명으로 제주도의 61명에 비해 109배나 많다.

제주도 차원에서 관리하는 게시물과 일개 개인이 영업목적도 아닌 취미로 관리하는 계정간의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나는 이유는 뭘까? 첫번째 콘텐츠의 차이다. 제주도 계정은 ‘6시 내고향’ 버젼과 흡사하다. 재미가 전혀 없고 딱딱하다. 싸이의 경우에서 보듯이 유튜브를 관통하는 핵심은 ‘재미(Fun)’이다. ‘해피 제주도’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 점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제주서중학교에서 2011년 6월 1일에 올린 ‘제주홍보 및 세계7대자연경관’ 홍보 영상은 8만9999회로 제주도가 올린 영상 모두의 재생 회수보다 7배 가량 많다. 제주도가 6개월전에 비슷한 주제로 업로드한 ‘세계7대자연경관 제주’는 111회이다.

둘째, 홍보가 전혀 없다. 유튜브 업로드 자체를 홍보 완료라는 마인드를 가진 듯하다. 어느 조사를 보면 탑 5 사이트인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구글플러스, 링크드인의 사용자 65%는 한 싸이트에서만 뉴스를 접하고 그 중 85%가 페이스북 플랫폼을 이용한다고 한다.

제주도는 트위터 계정 ‘Happy jejudo’를 운영하고 있고 페이스북에서도 공식 계정 ‘Happy jejudo’를 개설해 활동 중이다. 그러나 제주도의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을 살펴봐도, 유튜브에 올려진 영상을 소개하거나 홍보하는 멘션은 없다. 트위터, 페이스북에서 손 놓고 SNS 홍보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앞에 소개한 김두혁씨의 경우 당연히 블로그를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SNS서비스에서 자신의 유튜브 동영상을 소개하며 링크를 걸고 있다. 제주도와 김두혁씨, 누구의 유튜브가 제주도 홍보 효과를 더 크게 내고 있을지는 분명하다.

제주도는 동영상 제작 등 유튜브 홍보 관련 예산이 얼마나 되는 질문에 “따로 잡혀 있는 것은 없다. 컨텐츠 구축 산업 일환으로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도청 각 부서에서 만들어진 것도 있고 일부는 용역도 있다”고 말했다. 비용 소요와 더불어 인력 투입은 당연할 것이다. 동영상 재생수를 보면 비용에 비해 홍보가 전혀 안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에는 “올해 예산을 확보해서 홍보에 좀 더 노력하겠다" 덧붙였다.

2012년 4월 정승훈, 고미영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외국인 개별관광객 유치 증진방안'에 이미 유튜브 활용이 언급돼 있다. 그러나 지금 보여주는 상태라면 차라리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다. 비용 대비 효과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