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구범 제주도지사 후보(새정치민주연합).

지금으로부터 422년전인 1592년, 선조가 도성인 한양을 버리고 의주로 향했다. 야반도주였다. 왕과 상층부 지배계급이, 그토록 입에 달았던 ‘사직'과 백성을 버려두고 도망가는 망측한 광경을 보면서 백성들은 분노했다. 백성들은 궁궐을 방화했다. 그 심정은 아마도 ‘이것이 나라냐" 였을 것이다. 도성 사수를 주장한 관리 중에 누구도 한양을 지키다 죽은 이도 없었고, 선조를 충성스럽게 쫓아가지도 않았다.

422년 후, 세월호 선장 이준석은 침몰하는 배를 버리고, 꽃보다 더 아름다운 아이들 수 백명을 내팽개치고 반바지 차림으로, 술 냄새를 풍기며 도망갔다.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유족들을 바라보면서 교육부 장관은 라면을 먹었다. 이에 대해 국가기간방송 KBS(시청료 올리자고 프로그램마다 징징거리는 중이다) 9시뉴스 앵커 출신인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계란은 넣지 않았다”고 했다. ‘행정'보다 ‘안전'을 앞에 세운 안전행정부의 국장은 유족들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초동 대응과 수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총리는 사고 발생 11일만에 사퇴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총리의 사퇴 이유는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유가족들과 국민들은 개탄하고 있다. “이것이 국가냐!”

▲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새누리당).

‘천재' 소리를 듣는 정치인이 있다. 당 사무총장을 지냈고 최고위원도 거쳤다. 서울시장 후보로 참여했으며 대통령 후보 경선에도 참여한 바 있다. 그는 보수적인 당 분위기 속에서도 ‘할말은 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반값 등록금 논란에 대해서는 “선동일뿐"이라고 일침을 놓았고 2003년에는 “60대 이상은 다 떠나라"며 당의 개혁을 주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지내던 시절에는 “사학법 이념 투쟁은 병"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지금은 선거 중인것 같다. 수 백명이 사망했어도 한마디도 못하고 있다. 과거의 원희룡이었으면 장관 경질을 넘어서 내각 총사퇴 요구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 같다.

신구범 후보는, 후보 결정 후에 들고 나온 공약이 1000원으로 버스타는 내용이다. 역시 ‘선거 중'이다.

422년전 바로 오늘, 4월 30일은 선조가 한양을 버리고 도망간 그 날이다. 이게 국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