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줄이 끊어지고, 근육이 파열되는 등 부상당한 말이 속출했다.
 급기야는 달리는 내내 코피를 흘리던 말이 결승점을 앞두고 지쳐 쓰러져 죽는 일까지 발생했다.
 12일 성읍리 OK 승마장과 그 일원에서 개최된 ‘제1회울트라크로스 컨트리 승마대회’ 대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한국호스트래킹협회(회장 이석태)와 한라마협회(회장 김상필)가 주최, 주관한 이 대회는 제한시간 8시간내 100km를 완주하는 지구력을 겨루는 성격의 대회다.
 10km트랙을 10바퀴도는 ‘울트라’ 경주여서 15항이 넘는 엄격한 규정이 정해져 있다.

 이 중에는 ‘말 학대’ 에 관한 사항이 엄연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경기중 부상당한 말을 무리하게 모는 ‘선수’들을 제지하는 진행요원들의 행위는 ‘말 주인’이며 ‘선수’들의 “내 말인데 죽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라는 폭언에 속수무책 이었다.

 말도, 사람도, 주최측도 훈련과 준비가 부족해 보였다.
 대회장소인 ok승마장에는 안내나 현수막 조차 없어 행사가 열리고 있는 장소인지 조차 알기 힘들었고, 대회장 입구에는 물웅덩이와 진흙 구덩이에 빠진 차량들로 인해 혼란스러웠다.

 또한 대회 규정상 기승 상태로 결승점을 통과해야 완주가 인정되서, 결승점에 이를 때까지 탈진한 말에 무리하게 채찍을 가하는 모습이 흔하게 보였다.
 극심하게 지친 말들은 결승점을 앞두고 보이는 물통쪽으로 속도를 냈고, 관중이 모여있는 곳까지 진입하려는 아찔한 광경도 여러번 목격됐다.

 무리하게 레이스를 펼치던 말이 죽는 사고도 발생했다.
 그러나 주최측은 경기 코스에 쓰러진 말을 천으로 덮거나 옮기는 조치도 취하지 않는 황당한 경기진행을 보였다.

 전주에서온 관광객 박모씨는 “경악했다. 이게 스포츠냐? 말 학대대회냐?”며 분노했다.

 한라마협회 관계자는 “첫번째 대회여서 미흡한 점이 많았다. 다음 대회때 부터는 준비를 철저히 해서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