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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범, 독선과 왕자병 합병증 증세 심각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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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10  06: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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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범 전 지사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낙선 5>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원희룡 당선자가 자신에게 ‘새도정준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주도록 제의했다면서 “정치는 좋은 삶을 위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진실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계산에만 익숙해진 정치셈범때문에 정치가 언제나 술수의 수준에만 머물러있어야 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라고 썼다.

자신은 ‘진실’이고 자신을 제외한 타인은 ‘술수’에 불과하다. 자신의 정치는 “좋은 삶을 만들기 위한 것”이고 타인의 정치는 “계산에만 익숙한 정치셈법”이다. 지독한 독선이다.

신구범, 그에게는 항상 독선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불출마를 공언하다가 출마로 선회한 것은 제주를 위한 것이다.  "세대교체의 주역, 둑을 무너뜨리는 1%를 기다린다”고 했다가, 그 대상인 자신이 냉큼 출마한 이유는 “제주 자존”을 지키기 위해서다. 비등한 세대교체 여론으로 인해 출마해서는 안된다고 했다가 ‘제주판 3김’을 한꺼번에 묶지 말라고 한다. 적지 않은 횟수의 정당 이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 모든 행동은 오로지 제주를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새누리당에 입당해야 당선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개인 욕심을 내면 안된다”며 우근민 지사와 김태환 전 지사를 비난했다. 새누리당에 입당하지 않은 자신만 옳다.  ‘차출’되서 후보로 내려온 원희룡은 “중앙 의존 세력”이고 2010년 차출된 후보인 현명관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도운 것은 “제주 자존”을 지킨 것이다. 선거 3개월 전에 출마선언을 한 원희룡은 “준비없는 후보”이고 8개월 전에 출마선언을 한 자신은 ‘준비된 도지사’다

본인도 알고 있었는지 2011년 4월 30일자 모 언론의 기사 제목은 “신구범 "다시 도지사 시켜주면 절대 독선 않겠다" “였다.

독선은 대부분 왕자병을 수반한다.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내심 굳게 믿는다. 필패 후보임에도 필승 후보라고 착각한다. 어느 친구가 말했다는 “신구범 35%, 원희룡 35%, 그리고 원희룡에게로 간 눈치표 25%”라는 말에 흡족해진다. 전국 새정치연합 광역후보 중 가장 처참한 득표율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 여당 텃밭인 대구에서 김부겸 후보의 득표율 40.3%를 보면서 창피해 하지도 않는다.

독선과 왕자병이 결합된 증상은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낙선 3> 제목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사랑하는 아내가 내게 말했다. “원 당선자가 당신을 마침내 제주로부터 풀어 주었군요”” 제주 사랑이 끔찍하다. 그런데 자신들만 제주를 사랑하고 있다. 제주 사랑은 자신들의 방법만 맞는 것이다. 

또 있다. 아들인 신용인 교수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사실 아버지는 당에 대해 섭섭한 마음이 있다. 이번 선거 때 아버지에게는 적이 둘 있었다. 하나는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요, 또 하나는 선거기간 내내 아버지를 비판하는 당의 일부세력이었다. 아버지를 제일 힘들게 하고 가슴 아프게 한 것은 바로 그 당의 일부세력이었다” 독선과 왕자병 수준에 아연실색한다. 비판하면 안되나? 왜? 새누리당에는 원희룡 후보를 비판하는 세력이 없었을까?

   
▲ 좌로부터 김재윤, 고희범, 신구범, 김우남, 오수용. 이들이 후보를 결정했다.

전통 민주당원들과 민주당 지지자들 입장에서 보면 신구범 후보는 정치 역정 대부분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을 위해서 헌신한 인물일 뿐이다. 그런데 일부에서 비판하는 걸 못 견뎌? 자신들이 나서면 온 도민이 온 도민이 와~ 하고 나설 줄 알았나? 민주당 지지자들 입장에서 신구범이 최선의 후보였나? 어떤 미스테리한 과정을 거쳐 후보가 됐는지 납득하기도 어렵지만 마음을 열고 선뜻 받아주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독선과 왕자병이 결합한 중증 상태로 보인다. 심각하다.

34.3% 득표 중에는 빈약한 설득력으로 구차스러운 구걸을 하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얻어낸 표가 들어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오히려 미안해하고 한없이 고마워해야 할 인사들이 짓는 당연한 표정은 심각하다. 마뜩치는 않아도 ‘새정치연합’이라는 당 소속 후보여서 도운 거 아닐까? 신구범 후보 캠프에 이른 바 ‘안철수계’는 몇명이나 있었는지 궁금하다. ‘신구범 사람’은 얼마나 있었는지 정말 궁금하다. 심지어는 선거 후 소속 정당에 미안하다는 멘트 한 마디 없었다.

한 술 더 뜬다. 신용인 교수는 “아버지는 격노했고 나 역시 몹시 불쾌했다. 이렇게 선을 악으로 갚아도 되는가?”라고 했다. 도대체 무엇을 두고 “선”이라고 하는 것일까? 후보로 나서 준거? 34.3% 득표 해준거? 여전히 자신들은 “선”이고 타인은 “악”이다.

신구범 씨는 “"어떤 결심을 하든 새정치연합 당원으로서 제 의무와 책임과는 무관한 일이고, 전직 제주지사로서 곧 제주도와 도민을 위한 결심을 하겠다"고 했다. “악” 세력과 결별이다. 이름 하나 달랑 내건 ‘철새’ 노 정객을 위해 선거를 한 정당인의 “의무와 책임과도 무관하다”고 한다. 오로지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위한 결심”이란다. 독선이 끝간데를 모르고 뻗치고 있다.

영국 문필가 새뮤얼 존슨이 말했다는 “애국심은 악당의 마지막 도피처”가 떠오른다. 단어한 두개 바꾸면 신구범 씨를 설명하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신구범 , 본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든, 대다수 도민들은 세대교체 대상으로 표현되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제주의 적폐를 쌓아올린 ‘제주판 3김’ 구성원으로 여기고 있다. 우파, 신파로 통칭되는 패거리 문화, 줄서기 병폐를 만든 장본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항상 말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말야” 신구범 씨는 자중할때다. ‘제주판 3김’ 시대는 이미 끝났다. 퇴장하는 장면이라도 좀 신경써 주는 것이 도민에 대한 마지막 보답이다. 독선은 끼리끼리만 즐기시라.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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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땅
구구절절 맞는 말씀이네요.냉철하고 촌철살인의 칼럼입니다.
(2014-06-11 14: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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