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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초보자와 ‘iAlertu’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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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06  18: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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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맥 라이프’는 만족스러웠다. 자신도 모르게 화면 상단을 가득 채운 툴바가 들어설 자리는 애초 마련되지 않았다. 사용 경력 10년이 훨씬 지났음에도 windows 폴더에 설치돼, 나를 주저케 하는 각종 쓰레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흡족했다. 나보다 나를 더 걱정해주는 수많은 애드웨어,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과의 이별은 슬픔보다는 한 없는 기쁨으로 다가왔다.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마다 두 눈을 부릅떠야 하는 초병의 경계로 인한 날선 피곤함이 없어진 클릭은 얼마나 쾌적한지. 누가 그랬죠, 두 지점 사이의 가장 짧은 거리는 직선이라고. 맥은 필요한 업무, 자신의 용도를 위해서 마치 로켓처럼 일직선으로 날아가주었습니다. 건강한 다이어트 미인처럼 가볍고 쾌적한 몸집으로 말입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그 일이 있기 며칠전 ‘iAlertu’를 설치했습니다. 맥북 도난 방지용 앱입니다. 그런데 일단 설치는 했지만 어떻게 작동하는지 명쾌하게 숙지하지는 못했습니다. 테스트를 안해 본거죠. 물론 강호 선배제현님들의 글을 다량 탐독한 관계로 작동법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 차이가 미묘하네요, ‘알고는 있는데 숙지는 못했다’. 프로그램은 내 맥 화면 상단에 떡 하니 붙어있는데 말입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오후 10시 58분일겁니다. 아니 정확합니다. 처음 사진 찍힌게 10시 59분이니 오차는 거의 없을 겁니다. 작동을 시켰죠. 그리고 한 손으로 맥을 들었습니다. ‘백투더 맥’ 운영자님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 스피커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알람 소리로 ”라고 말입니다. 맞습니다. 동일 시간대에 거주하는 인구 절반이 잠자리에 들거나 준비를 하고 있을 그 시간, 10시 59분부터 “스피커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알람소리”는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타임 용으로 쓰이던 카메라는 파란색 램프를 깜빡거리며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흡족했죠. 아 이렇게 작동하는 거구나. 비밀번호를 눌렀습니다. 그런데... 계속 울리는 겁니다. 화면을 가득 채운 ‘iAlertu’ 의 선명한 로고와 함께 사이렌 소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럴때도 있는 겁니다. 비밀번호를 잘못 누른 거죠. 다시 눌렀습니다. 소리는 계속 울리고 있습니다. 안됩니다.

층간 소음으로 인한 살인, 이런 기사가 머리를 채우면서 결코 사이가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아파트 주민들의 얼굴이 빠른 속도로 스크롤됩니다. 그렇습니다. 그 정도로 소리가 큽니다. 옥상에 갈까? 그렇다고 이 엄청난 소리를 감출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무실로 갈까?

   
▲ 글을 위해서 설치하고 캡쳐하려고 했지만 무서워서 못했다. 사진 출처는 http://goo.gl/uIy1RP

맥북을 덮었습니다. 소리가 멈춥니다. 비밀번호를 떠올려봅니다. 자주 사용하는 이메일, 본체 비밀번호와 같습니다. 심지어는 힌트도 맞습니다. 8자리입니다. 다시 열고 비밀번호를 눌렀습니다. 또 아니랍니다. 식은 땀이 솟기 시작합니다. 입안은 바싹 마릅니다. 그냥 덮고 다음날 해도 되지만, 안됩니다. 급히 처리해야만 할 일이 있습니다.

덮고, 아이패드로 iAlertu를 검색했습니다. 어느 사이트에 같은 증상으로 곤욕을 겪었던 글이 있더군요. 그런데 “해킹 등에 이용될 우려가 있어 해결 방법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절망입니다.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 쓰고  뚜껑을 열었습니다. 소리가 좀 줄었을까요? 어둠 속에서 번쩍번쩍 빛나며 찍어대는 성능좋은 카메라는 나를 조롱하는 것 같습니다. 아 미치겠습니다. 

재부팅하고 iAlertu가 실행되기 전에 삭제해버리면?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아~ 될 듯 하다가 화면이 바뀌면서 큰소리로 울어댑니다. 이 과정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비밀번호는 다른 걸 몇 번이나 입력했는지... 이제는 우는 것이 아니라 고함입니다. 주인이 분명한 나에게 너는 도둑이야 도둑이야 하면서 질러대는 고함입니다. 주먹으로 쳐버리고 싶은 충동이 울컥합니다(참는 자에게 복이 있더군요).

결국 해결했습니다. 오후 10시 59분부터 시달리기를 시작해 다음날인 오전 12시 30분까지 이어진 iAlertu 소동은 마침내 끝났습니다. 사진 92장이 다운로드 폴더에 들어있었습니다. 신경질 있는데로 부리면서, 최고 수위 짜증을 내면서 찍힌 사진은 ‘도둑놈’ 같았습니다.

재부팅했습니다. ‘방문 사용자’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나서 망할놈의(적어도 그때는 이 표현의 2만배가 넘는 강도의 증오심이었다) iAlertu를 삭제했다. 이때 본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물어봅니다. 이 번호 역시 ialertu 비번과 같습니다. 틀릴 리가 없습니다. 입력하고 삭제했습니다. 해결했습니다. 찬 물을 한잔 마시고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물론 다시는 iAlertu 설치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그럴겁니다.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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