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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시장의 장삼이사 코스프레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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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20  22: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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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훈 제주시장

메신저를 공격하라.
드라마 ‘개과천선’에는 재판 장면이 나온다. 김석주 (김명민 분)는재벌 2세가 저지른 성폭행 사건 변호사로 나선다. 명백히 재벌 2세의 성폭행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무죄다. 김석주는 변호 수단으로 피해자를 공격한다. 나체 사진을 휴대폰으로 전송한 것(사귈때 일이다), 매달 1000만 원이상 돈을 받았던 일, 알콜 중독인 아버지, 실직 상태인 오빠까지 동원된다. 여기에 피해자의 애인을 매수해 증언을 조작한다.

‘메시지에 반박이 안되면 메신저를 공격하라’ 전략이다. 문제를 제기하거나 주장하는 사람을 공격해 그가 제기하거나 주장하는 내용의 신뢰를 떨어뜨려 국면전환을 꾀하는 방법이다. 처해있는 국면을 ‘개싸움’으로 끌고가서 최소한 양비론을 얻어내는 효과도 있다.

이지훈 시장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제주시 공직자들이 가스판매업자가 회장인(최근에는 풍력발전 사업에도 손을 뻗혔다지요?) 제민일보의 횡포에 모진 시달림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내린 고뇌에 찬 결단입니다”라고 썼다. 특혜 의혹, 불법 증축, 불법 컨테이너 등 자신에게 제기된 문제점을, 이를 보도한 언론사의 사주를 공격하면서 ‘메신저 부수기’ 전략을 쓰고 있다.

포지셔닝.
이지훈 시장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초보 농사꾼”으로 표현했다. ‘초보 농사꾼’으로의 포지셔닝이 건축허가 특혜와 주택 불법 증축 등 갖가지 의혹을 희석시키는데 비교적 수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초보 농사꾼인 한 장삼이사의 해명이다. 부동산 특혜 의혹은 “공무원의 적극 행정에서 빚어진 일” 이고 불법 컨테이너 설치, 반지하층 불법 증축은 “몰랐다”, 펜션 영업행위는 “두번 밖에 안했다”. 

원희룡 도정은 이지훈 씨를 제주시장에 임명하면서 “시민운동가”이고 “제주 시민사회의 핵심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본인 취임사에서도 “저는 지난 30년, 오직 시민운동의 외길을 걸어왔습니다”라고 했다. 타인도, 본인도 시민운동가라고 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초보 농사꾼”이라며 돌연 촌로나 장삼이사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좀 비겁하지 않나?

역지사지.
만약 관료 혹은 정치인 아니 다른 어떤 사람이 제주시장에 임명돼 이런 물의를 일으켰다고 치자. ‘제주 시민운동의 맏형 격’인 본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을까? 이지훈 제주시장이 산파역할을 맡았던 그 시민단체는 묵묵부답일까? 이 시장이 임명 직전까지 몸 담았던 그 언론사는 보도를 하지 않았을까?

이지훈 시장은 ‘사퇴요구’와 관련한 질문에 “시민의 뜻이 무엇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겠다”고 대답했다. 그 “시민의 뜻”이 '페친'들의 ‘좋아요’와 “힘내세요” 류 댓글이 전부라고 오판하지 말기를 바란다.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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