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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인간을 잃고 아이언맨을 얻었다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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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15  17: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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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영병은 울먹거리며 말했다.  “6명이 와서 다 죽었다. 다음은 내 차례가 아니냐 “ (명량의)이순신은 칼을 꺼내 단칼에 목을 쳤다. 목이 없는 몸통이 언뜻 비쳤다.

비슷한 장면이 미 드 <왕좌의 게임>에 나온다.  윈터펠의 영주 에드 스타크는 탈영병을 참수한다. 목을 베기전에 말한다. “마지막 할 말 있나?” 탈영병은 대답한다.  “내가 맹세를 어긴 것(탈영) 안다. 내 가족에게 전해달라. 나는 겁쟁이가 아니라고”

   
▲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

에드 스타크는 10살이 채 안된 아들에게 말한다.  “만약 네가 한 생명을 죽여야 한다면 반드시 그 사람의 눈을 쳐다보면서 마지막으로 그가 하는 말을 들어주어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을 죽일 자격도 없는 거란다… 내가 사형을 집행하는 동안 너희들에게 얼굴을 돌리지 못하게 한 것도 모두 그 때문이란다. 사형 집행을 하지 않는 통치자는 죽음이 뭔지를 곧 잊어버리게 되지”

<명량> 이순신은 울돌목으로 출전하면서 진지를 모두 불태웠다. 수진위에 또 배수진을 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장선을 제외한 다른 배들은 일자진을 형성하지 않았다. 최민식의 낮은 목소리로 “전군 출전하라!”에도 배는 일자진을 만들지 않고 뒤로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1척이 도도 다카토라의 330척을 물리쳤다.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는 기적같은 승리다.

나는 <명량>에서 ‘이순신 리더십’을 발견하지 못했다. 선조의 관은 제외하더라도 민과 군이 혼연일치가 돼 치른 전투일턴데 민은 보이지 않았다. 군도 보이지 않았다. <명량> 은 이순신 단 1인이었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는 것’ 이라는 ‘멋진’ 대사에도 불구하고 부하를 사랑하는 이순신은 없다. <명량> 에‘인간’ 이순신은 없었다. 피와 살과 뼈로 만들어졌을 이순신은 없었다. 처절한 고독과 눈물로 점철됐을 이순신은 보이지 않았다. 감독은 이순신의 피와 살, 뼈와 눈물을 제거하고 헐리우드 아이언맨 부류의 ‘영웅’으로 조립했다.

<명량> 은 하일라이트였다. 승리 가망이 거의 없던 7회말 투입돼 투수와 타자를 겸하며 팀을 구해낸 프로야구 하일라이트를 보는 것 같았다. 공포의 외인구단의 설까치가, 1984년 한국시리즈의 최동원이, 1976년 박스컵의 차범근이 떠올랐다. 코믹한 춤과 함께 강남스타일을 부르는 싸이도…유튜브 조회수가 수십억 됐다는 그 싸이도.

<명량> 에서 표현된 이순신 리더십은 공포 리더십에 불과했다. 칼날 한번 번득이면 부하 목이 달아나고 진지를 모두 불태운다. 그래도 된다. 이순신이면 다 이기니까. 

<명량> 을 통해 우리는 ‘인간’ 이순신을 잃은 대신 헐리우드의 슈퍼 히어로를 하나 얻었다. 그 이름도 ‘이순신’이다. 손해본 느낌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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