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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쟁률 52대 1을 뚫은 전 우근민 지사 비서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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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27  00: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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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자 조직은 오야붕과 꼬붕으로 이루어진다. 한자로는 親分이라고 쓴다. 친부모처럼 믿고 의지하고 따르는 존재라는 뜻이다. 꼬붕 (子分)역시 아들같은 사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오야붕과 꼬붕 관계는 확실한 밥그릇 챙겨주기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충성이다. 즉 밥그릇을 챙겨주면 앞뒤 안가리는 충성으로 보답하는 관계다.

오야붕, 꼬붕은 지난 20여년 이상 이어져온 ‘제주판 3김’ 시대를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현상이다. 잘 안 보이는가? 지난해 ‘오야붕’ 한 명이 거느린 ‘꼬붕’ 1만7000명을 기억할 것이다. 그 분은 “신에게는 아직 1만7000명의 ‘꼬붕’이 있다”며 새누리당을 향해 시위를 했다. 물론 누란의 위기에 처한 나라에 힘을 보탠다거나 ‘도탄’에빠진 제주도를 구하기 위해서라는 기미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기대도 안했다. 아니 그럴까봐 걱정했다.

‘제주판 3김’은 선거 후는 물론이고 재임기간, 그리고 임기 막바지에도 무리한 인사로 ‘꼬붕’들을 챙겼다. 여기서 잠깐. 재임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던 한 분이 짊어져야 할 무게는 비교적 가볍다.

도민 시선은 대부분 공무원으로 집중한다. 그러나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 도 산하기관이다. 전임 지사인 우근민 씨 재임 기간동안 숱한 낙하산들이 공식, 비공식으로 착지했다. 이들은 안착한 곳에서 권력자 행세를 하며 조직을 흐려 놓는다. 부족한 업무 능력을 부끄러워 하기는 커녕 연줄을 과시하며 호가호위한다. ‘영웅이 아닌 자들의 영웅담과 무용한 자들의 무용담(윤태호 ‘인천상륙작전’)’으로 존재를 증명한다. 그들의 무용담 아닌 무용담은 선거판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법으로 금지된, 선거판을 기웃거리지 않고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하는 조직원은 좌절한다. 조직내에 없던 자리가 만들어지면 곧 낙하산이 착지한다는 예보다.  거의 틀린적이 없다.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늘공(늘 공무원)을 밀어낸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다. 이런 세월이 20년이 넘었다. 제주판 3김이 만들어 놓은 적폐다.

적폐는 제주도청과 산하기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제주판 3김 20여년, 시대가 시작될때 태어난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는 기간에 버금간다. 이들이 본 것은 제주도에서 직장을 잡으려면 선거라는 게이트를 거쳐야 한다는 비극적 현실이다. 같은 학교 같은 과 친구가, 옆집 형이, 사돈집 누나가 그렇게 공무원 혹은 준공무원으로 자리잡는 것을 보면서 자랐다. ‘어른’들은 또 어떤가. 선거판에 끼어든 사람들의 청탁은 자식 취직이다. 다들 그렇게 직장에 들어갔다. 제주판 3김 시대가 잉태한 제주도 청년들의 슬프고 비통한 자화상이다.

   
 

‘원희룡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숙변이 하루아침에, 내리는 물에 쓸려간다면 애초 변비라고 하지도 않듯이 오랜 세월동안 묵어 산삼화된 노하우 역시 성근 골체에 쉽게 걸러지지 않는다.   해녀복과 가끔 혼동되는 옷을 착용하는 배트맨보다 사각무늬가 연속되는 극한 쫄쫄이를 입는 스파이더맨보다 한 수 위다. 외견상으로는 도저히 알아볼 수 없다. 비슷한 점은 있다. 돌아온다. 배트맨과 스파이더맨이 돌아오듯이 이들도 선거판으로 ‘아 윌 비 백’한다. 그리고 변신한다. 목적은 최소한 생존이며 이왕이면 업그레이된 생존이다. 후보도 당도 이념도 마인드도 거추장스럽다. 이기는 후보면 된다. 

최근 한 제주도 산하 공기업에서 신규 채용이 있었다. 그 중 1명은 5급 경력직이다. 연봉은 2200만원에서 4750만원 사이. 80명이 지원했다. 이 중 자격미달자 28명은 걸러졌다. 경쟁률은 52대 1이다. 2차에서 7명으로 좁혀졌다. 3차에서 3명이 남았다. 이들의 최종관문은 면접이다. 1명이 관문을 뚫었다. K 씨다.

K 씨는 지난 5월초까지 제주도청에 근무했다. 우근민 지사 비서 역할이다. 선거 공신들 여러명이 들고 나는것에 관계없이 우 지사 임기초부터 비서실을 지켰다. 6.4 지방선거 한달전에 자의로 그만뒀다. 그리고 원희룡 후보 선거캠프에 모습을 보였다.

K 씨는 공기업의 정해진 테스트를 통과했다. 사장은 차우진 씨다. 차 씨는 2012년 6월 우근민 지사에 의해 초대 에너지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임기는 내년 6월 15일까지다.

차우진 사장은 지난 2010년 12월 도청 경영기획실장직에 있을 당시 삭발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언론은 도의회에 대한 무언의 시위라는 해석을 했다. 하지만 필자는 도의회가 아니라 ’님의 침묵’(‘님’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또 시절마다 다를 수 있다)의 님에게 호소하는 것이라고 짐작했다. 고백하자면, 나는 이때 처음으로 ‘오야붕과 꼬붕’을 떠올렸다. 사장 임명권자 우근민, 사장 차우진, 합격자 K 씨. K 씨는 오랜 기간동안 우근민 지사 비서 역임... 합리적 의혹일까 아니면  ‘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은 것’,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쓴 것’에 불과한 것일까?

2012년과 2014년 5급 직원 채용 공고를 비교해 보자.

2012년이다.
다음의 요건 중 최소한 하나 이상을 갖춘 자


국가 또는 지방공무원 7급 이상으로 예산회계분야 3년이상 근무경력이 있는 자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투자ㆍ재투자기관  또는 출연기관에서 예산회계분야 3년이상 근무경력이 있는 자

금융기관에서 3년이상 근무경력이 있는 자
공인회계사 또는 세무사로서 실무경력이 있는 자
 법인 또는 노동업무를 주 업무로 하는 기관 및 단체에서 노무관련분야 3년이상 유경험자

2014년에는 이렇게 바뀐다.
국가 또는 지방공무원 7급 이상으로 기획, 총무, 예산, 평가 분야 3년이상 근무경력이 있는 자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투자ㆍ재투자기관 또는 출연기관에서 기획, 총무, 예산, 평가 분야 3년이상 근무경력이 있는 자

일반기업 기획, 총무, 예산, 평가 분야에서 5년이상 근무경력이 있는 자

일반기업 근무 조건이 3년에서 5년으로 강화됐다. 경력자의 응시 매력을 떨어트렸다. 응시 여지를 좁혀버린 것으로 해석하기에 충분하다. 만 2년전인 2012년 ‘다음의 요건 중 최소한 하나 이상을 갖춘 자’도 삭제됐다. 누구를 위한 것일까. 우근민 전 지사, 차우진 사장, 비서 K 씨, 면면을 감안하면 ‘주문자 방식 공모’라는 의혹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오야붕과 꼬붕이 떠오른다.

의문점 하나. ‘맞춤형 공모’라면 원희룡 지사의 ‘익스큐즈’는 필수 요소 아닌가.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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