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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신상털기'에 관한 함의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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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13  00: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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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승 전 제주시장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 이후 “과도한” 신상털기에 대한 지적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벽을 넘지 못하고 낙마한 인사는 15명이 넘는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장상과 장대환이 위장전입과 부동산 의혹으로 낙마했다. 참여정부 김병준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표절 의혹을 받았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낙마 사유가 늘었다. 후보자 대부분이 병역면제,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아 이 셋은 ‘3종 셋트’로 불렸다. 다운계약서 , 탈세도 단골메뉴로 항목을 올렸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김병관, 안대희, 문창극, 김명수, 정성근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청문회는 세칭 지도층 인사라는 사람들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청문회는 지도층 인사들을 검증했고 그들이 지도자 자격이 없음을 공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재를 뽑아 써야 하는데 인사청문회 과정이 (신상)털기 식으로 간다면 누가 나서겠냐”는 말도 국민의 공감을 크게 얻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까지 제주도는 청문회 무풍지대였다. 행정시장을 비롯해 산하 공기업, 기관장은 선거 공신들 몫이었다. 예측도 쉬웠다. 누가 선거에 공이 큰 가를 가늠하면 됐다. 권력과 자리는 그렇게 교환됐고 작동했다. 이 매커니즘은 ‘제주판 3김’ 세월 수십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이제 제주도에서도 ‘벼슬’을 하려면 검증을 받아야 한다. 혹자는 신상털기를 말한다. 그러면서 미국의 예를 든다. 미국 청문회는 정책질의 중심으로 진행되고 신상털기는 없다고 한다. 고의적인 ‘뻥’이다. 오마바 정부의 톰 대슐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상원 인준청문회에 가지도 못하고 사퇴했다. 사전 조사과정에서 탈세가 드러났다.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법무장관이 될 뻔한 조 베어드는 불법 체류자를 가정부로 고용한 것이 드러나 자진사퇴했다.

   
▲ 제주시장 청문회에서 질문하는 강경식 의원

백악관 인사국, FBI 신원조회, 국세청 세무조사, 공직자 윤리위원회 등이 무려 233개 항목을 조사한다. 교통법침금, 음주운전, 마약 복용 , 범죄적 성향 정치적 성향, 이성관계, 가정 생활까지도 조사 대상이다. 이웃 평판과 작은 액수의 범칙금까지 조사한다. 재산, 납세, 전과내역 등은 기본이다. 조사 기간은 수개월이다. 조사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말하면 처벌될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청문회 자리에 앉게 된다. 미국 청문회가 신상털기를 거의 하지 않는 이유는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방식을 따른다면 이지훈(청문회를 거치지 않았으나 예로 든다) 전 시장이나 이기승 전 내정자는 애초 청문회 대상도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신상털기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건 다분히 고의적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는 미국 행정부가 하는 사전조사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당에 신상털기 운운은 청문회를 위축시키려는 속내로 보인다. 제주도의회 구성지 의장은 ‘부적격’이라는 표현이 원희룡 지사의 운신을 좁힌다는 희한한 걱정도 해줬다. 정무라인이 움직였으면 통과됐을 거라는 오지랖 넓은 전망도 한다. 다분한 희망이 섞여 있다.

이기승 전 내정자 청문회로 인해 선거 공신이, 어느 사람 라인이, 누구와 친해서 등등의 이유로 벼슬을 할 수 없음은 분명해지고 있다. 탈세, 논문표절,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다운 계약서, 병역 등 모든 사안이 검증대 위로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좋든 싫든 민낯을 드러내야 한다. 자신없으면 포기하는 것이 좋다. 과거의 낡은 프레임은 본인에게도 전혀 득되지 않는다.

사람이 없다고? 전형적인 ‘제주판 3김 시대’ 마인드를 강요하는 호들갑 가득찬 엄살이다. 3김의 음습한 기운이 아직도 곳곳에서 배회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해내기 어려운 것, 가장 성공이 의심스러운 것, 가장 다루기 위험한 것은 새로운 질서를 도입하는 일이다” 마키아벨리 말이다. 인사 참사도 인사 난맥도 아니다. 시대의 변화는 항상 어렵다. 청문회는 더욱 추상같아야 한다.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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