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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기름 잘 쳐진 지루한 한 판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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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17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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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석 의원(새정치연합)

닦고 조여졌다. 기름은 반들반들하게 쳐져 있었다. 마치 현직 시장과의 간담회다. 연말을 맞아 마련된 덕담(德談)회를 TV 생중계로 보는 것 같았다. 청문은 없었다.

김병립 예정자는 이미 시장이었다. 어느 청문위원은 청문 대상자와 더불어 수천년전 인물인 관중을 회고했다. 노형동 출신 의원과 교육의원은 청문 대상이 이미 시장이 된 듯 도시개발과 동한두기 매립을 말하고 있었다. 참으로 한가롭고 품위가 넘치는 자리였다. 의도적인 ’청문회’망각은 혼자가 아니라 잘 조율된 호흡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

허창옥 의원의 오관돌파를 가로막은 것은 정작 유비 군대였다. 허 의원의 고군분투는 길게 이어지는 ‘아군’들의 딴소리에 포커스가 흩어졌다. 불법 확인에 대해 김병립 예정자의 “그 정도는 행정이 인정하는 거 아닙니까”라는 아연실색할 대답이 나왔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지기로 작정한 청문위원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전임 시장이 자진사퇴한 사안과 경중이 흡사한 불법은 청문회 보고서에 “자기반성 등의 노력이 있다”로 담긴다.

의욕만 넘친 초선 의원의 질문은 시청자도 요지를 알아들을 수 없었다. 노회한 청문 대상자의 여유는 더해졌다.

지난 청문회의 박원철, 안창남 의원을 비롯해 이번 제주시장 예정자 청문회의 김태석 의원까지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협치 정신은 놀라웠다. 원희룡 지사가 새정치연합 소속인지, 이들이 새누리당 소속인지 헷갈릴 정도다. 오히려 경기도에서 이들에게 한 수 배워야한다.

원희룡 지사는 이성구 제주에너지공사를 임명하면서 “부적격이 2번이 아니라 10번이 나와도 좋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는 “도의회 의견에 상관없이 임명은 고유권한”이라고 말했다. 확 달라졌다.

청문회 무용론이 피곤하다. ‘그들만의’ 화기애애에 구태여 시간, 비용, 전파를 들여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사실상 제주시장인 김병립 예정자와 ‘만사송통’에게 축하를 보낸다. 그 힘 무섭다.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저작권자 © 제주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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