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시간을 달려 골인한 이지훈씨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없지는 않겠지만 분명 흔하지는 않다. 주변에서 한번도 본적이 없으니 드물다, 아니 극히 드물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이지훈 씨는 제주도청에 근무하는 공직자다. 이지훈 씨는 일반인이 평생 단 한번 완주는 커녕 엄두도 못내 볼 ‘위업’을 이뤘다. 무려 9번 완주다. 마라톤 풀코스인 42.195km 9번 완주도 놀랄 일이다. 이지훈 씨의 완주는 200km 울트라마라톤에서 얻은 기록이다. 실제 거리는 204.5km이다. 이 씨는 2007년부터 매해 이 대회에 참가해서 완주했다. 9년 연속이다.

연휴 기간인 5월 2일과 3일에는 ‘2015년 울트라 마라톤 아시아선수권대회 겸 제14회 제주울트라마라톤대회’가 열렸다. 대회에는 30여 개국에서 온 외국인 선수들을 비롯해 철각 542명이 참가했다.

이지훈 씨가 참가한 200km 부문은 제주시 탑동에서 출발해 일주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간다. 애월, 한림, 한경을 거쳐 모슬포까지 가면 이제 4분의 1일이다. 모슬포에서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에 도달하면 약 절반쯤 왔다. 서귀포를 출발해 성산포로 향한다. 성산포를 거쳐 종달, 함덕까지 쭉 달린다. 출발지인 제주시 탑동까지 204km이다. 제주도를 한바퀴 도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대회 기간에는 강풍과 폭우가 들이닥쳤다. 이지훈 씨는 32시간27분29초 기록으로 완주에 성공했다. 대회 제한 시간은 33시간이다. 5월 2일 오전 6시 탑동을 출발해 다음날인 3일 오후 3시에 출발지인 탑동으로 돌아왔다.

이지훈 씨는 제주도청 자치행정과에서 자치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달리는 도정홍보맨”으로 불린다. 이번 대회에서도 ‘질서․친절․청결 3대운동‘ 과 혁신제주!’ 홍보물을 몸에 부착했다. 맨몸으로 달려도 불가능이 당연한 33시간 200km이다. 몸에 감겨진 홍보물이 얼마나 큰 부담일지 짐작할 수 있다.

이지훈 씨는 9년 연속 완주로 1800km를 달렸다. 또 있다. 한반도 횡단 308km가 있다. 또 있다. 100km 울트라 대회, 철인3종 12개 대회를 달렸다. 해외대회를 포함해 총 132개 대회에 참가했다. 공식 대회에서 달린 거리만 6600km이다. 지구둘레의 16.5%이다. 대한민국을 6번 도는 거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지훈 씨는 “공직자로서 도민에게 늘 감사함을 간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도전을 통하여 제주를 알리고, 도정현안을 널리 홍보해 나가는 데 미력이나마 온 힘과 정성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국제울트라마라톤대회는 그리스 스파르타슬론대회, 일본의 사꾸라마치대회와 함께 세계3대메이저 대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