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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한 단상, 대안은 행정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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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1  09: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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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성 제주도의회 정책자문위원

감사원 감사결과, 충격적! 왜 그랬을까?

지난 4월 30일 민선5기 도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가 공개되었다. 감사원은 총 26건의 처분요구사항을 통보하였다. “공직사회의 행태가 저 정도까지였나”하고 도민사회가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헬스케어타운 경관심의 의도적 누락, 애초 골프장 들어설 수 없었던 테디밸리 골프장 개발사업 승인, 아덴힐리조트 불법 산지훼손, 공직사회 인사 및 조직운영 규정 위반 등이다. 이쯤 되면 도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각종 권한을, 관련 제도를 어겨가면서 사적 목적을 위해 운영한 셈이다. 우리는 여기서 공무원이 지녀야할 공직윤리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상관지시를 단순히 수행했더라도 면죄부 주어지는 것 아니

지방공무원법 제49조를 보면, 행정의 효율성을 위해 계급제를 채택한 관료제의 주요 요소인 “복종의 의무”가 있다. 즉, 공무원은 단체장을 비롯한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의무사항이다. 그렇다면 감사원 지적사항을 수행했던 담당 공무원들은 단체장 또는 상관의 명령을 수행했다는 해명(?)으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일까?
부당한 명령임을 알고 있는데 무조건 명령을 따라야하는지, 만일 윗분의 명령을 거부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선진국에서도 관료제의 상명하복 체제와 부당한 명령사이 딜레마 존재

다행히도 이러한 걱정은 우리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먼저 시작한 선진국에서도 고민하고 있는 사항이며, ‘행정윤리’라는 행정학 분야로써 연구되어지고 있다.  <인간의 조건>으로 유명한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1906-1975)는 재판장에서 유대인 학살 총괄실무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의 평범한 모습에 놀라면서, 그가 변론한 “자신은 죄가 없으며, 상부의 명령에 충실히 따른 하나의 인간이며, 관리였을 뿐이었다”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악의 평범성’을 발표한다.  인간의 조건에서 그녀는 인간으로써 먹고살기 위한 노동(labor), 이를 통해 자아실현을 위한 작업(work), 더 나아가 공동체의 가치를 생각하며 행하는 행위(action), 세 가지를 제시한다. 그녀는 인간의 조건을 침해하거나 정당화하는 권력, 이념 등을 전체주의로 규정하였다. 그녀가 말하는 인간의 조건은 오늘날 자유, 평등, 기본권 등 인간이 인간을 존중해야한다는 가치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나 아렌트는 아돌프 아이히만이 상명하복의 제도적 위계질서에 매몰된채, 인간의 조건으로써 기본적인 ‘사유의 무능함’이 비극적인 결과를 나았다고 판단하였다.

이미 오래전에 민주주의를 설계한 미국 헌법은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 즉 인간의 조건을 권력이 부당하게 침해할 수 없도록 공공 권력 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인 ‘삼권분립’을 명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도 본격적으로 행정윤리에 주목한 시점은 1970년대에 불과하다. 이전에 제도와 기관운영 효율성과 성과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보다 중요한 것이 각종 권력기제를 움직이는 공무원 개인의 윤리수준이 중요하다는 성찰에 기인한 것이다.

해법의 실마리, 주권자이자 권력위임자인 국민을 최상위 가치에 둬야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이러한 정신이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담겨있다. 헌법 제1조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지방자치법 제8조“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편의와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해야한다”이다. 즉, 우리나라 모든 권력은 국민이 인간답게 살수있는 조건을 마련하고, 지키기 위해 행사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제주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에 포함되는 도청, 의회, 교육청, 감사위원회 등 권력기관 모두가 도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쯤에서 상관이 부당한 명령을 했을 때, 어떻게 판단해야하는가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가 생긴 것 같다.

제주 최상위 행정가치, “제주특별자치도민에 대한 책임성”
필자는 “제주특별자치도민에 대한 책임성”이 그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충무공 이순신을 주인공으로 그린 영화 “명량”에서, 선조의 어명을 어기는 이유를 임금보다는 백성의 안위가 가장 높은 가치임을 역설하는 장면은 지금도 매우 유효한 가치이다.

지난 4월 20일 원희룡 지사께서 주간정책회의에서 말씀하신 발언이 생각난다. “환경보호, 투자자 보호, 행정신뢰 3가지 가치가 충돌할 경우, 최우선 가치는 환경보호”라고 강조하였다. 이는 모든 정책의 목표와 가치판단의 최상위 기준은 도민이며, 지속가능한 생존차원에서 그러한 발언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분명 도민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때마다 정책기조가 변하는 혼란을 겪어야 하는 공직사회는 “영혼이 없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

공직사회의 행정윤리 의식 제고노력, 도민사회 존경받는 지름길

도민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면,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앞서 얘기했던 행정윤리 차원의 공직분위기가 무르익는다면, 정치적 여건변화와 무관하게 공직사회가 건강하고 튼튼하게 갈 수 있다. 아울러 도민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정책추진주체가 될 것이다. 관료제가 채택한 주요 골간제도인 ‘정년보장’은 부당한 명령을 슬기롭게 넘어가는 안전장치가 되어줄 것이며, 철밥통이란 부정적 이미지마저 불식시킬 것이다. 또한 인사제도와 교육훈련제도 설계로 언제든지 행정윤리의식을 드높일 수 있으며, 의회와 감사위원회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무엇부터 할 수 있을까?!

제주특별자치도민의 조건, 그리고 공무원으로써 지향해야할 바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담당업무에 대해서 한번 살펴볼 수도 있겠다. 도민들의 생존차원인 주거의 문제, 일자리 문제, 복지의 문제 등 도민들의 각종 요구를 성가시고 귀찮은 민원으로 여겨버린적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성찰적 자세가 일상화된다면, 우리는 청렴을 걱정하고 감사에 신경 쓰기보다는, 지역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제임스 보우만이 지적한 다음의 말을 인용하면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미국 공직사회도 행정윤리에 대해서는 아직 초보 수준임을 강조하고 싶다. “미국의 행정학도들은 관리에 대해서는 대학원 수준의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윤리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수준의 개념 정도밖에는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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