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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벌통생각과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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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20  16: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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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문턱에서도 아비는 벌통생각
대신 사양 주던 날, 뚜껑 죄다 열려도
벌들은 꽃 밖에 나와 아버지를 기다렸다.

예전에 발표했던 ‘벌통생각’ 이라는 작품의 한 구절이다. 이 시를 쓸 무렵 아버지는 간암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계셨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태였다. 어느 날 수술실로 들어가면서 벌들이 굶어 죽을까봐 자기 대신 꼭 먹이를 주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생사를 앞둔 시점에 자식이 아니라 꿀벌 생각을 하는 아버지가 미웠지만 들릴 듯 말 듯 하신 그 말씀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서툰 솜씨로 가족들이 먹이를 준적이 있었다. 벌통이 열리면 배고픈 벌들이 도망가겠지 생각했는데 벌통 안에서만 붕붕대며 얌전히 먹이를 먹는 것이었다. 벌들도 알고 있었던 걸까? 그 해를 넘기지 못하고 12월에 돌아가신 아버지... 마른 등짝을 수도 없이 움직이며 마지막으로 딴 꿀을 난 차마 먹지도 못하고 몇 년째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다.

   
▲ 강현수 서귀포시 여성가족과 보육담당

최근에 개봉한 영화 ‘국제시장’의 아버지는 격동의 시절을 온 몸으로 관통하며 목숨처럼 가족을 지켜 온 돌 염전 같은 아버지의 삶을 진하게 잘 그려내면서 관객을 많이 울렸다. 1999년에 개봉한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아버지는 강제수용소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아들을 위해 게임을 하는 척 연기를 하고, 총살을 당하러 가는 순간조차도 어린 아들을 안심시키려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걸어가는 아버지의 사랑을 아름답고 슬프게 잘 그려냈다. 결국 아버지의 사랑이 엄마와 아들을 이어주면서 끝나지만 뱃노래와 아버지 귀도의 여운이 무척 오래 남는 영화였다.

내게 아버지는 차갑고 먼 산, 무섭고 높은 산이라서 늘 엄마와 살갑게 지냈는데 지금은 왜 그랬는지 가슴을 많이 친다. 이제는 아버지의 자리를 어머니가 대신 이어가고 계신데 부족한 나를 돌아보게 해주신 아버지의 마지막 봉침을 기억하면서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을 때 효도하면서, 추억 하나 더 만드는 가정의 달 5월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버지의 자리에서 내려다보면 다 사랑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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