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윤 제주도농업기술원 지방농촌지도사

최근 농촌진흥청에서 발행하는 간행물 ‘인터러뱅’에 여름 피서법이 ‘휴(休)!이제 좀 쉬자’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바 있다. “삼국시대부터 관리들에게 중요 명절에 며칠씩 휴가를 주는 전통이 있었다. 특히 복날에는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고 원기를 회복하기 위해 복달임 음식과 복 놀이를 즐겼다”는 내용이다.

보양식도 소개했다. 6월에는 매실, 참외, 복분자, 숭어, 7월에는 자두, 수박, 애호박, 갈치, 8월에는 동아, 포도, 전복, 농어 등의 제철 음식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쉬게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방별 전통적인 보양식도 수록돼 있다. 제주는 바다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몸국, 군벗물회, 게웃젓, 깅이죽을 여름 보양식으로 추천했다. 여기에 음력 6월 20일, 닭 먹는 날까지 소개 되었으면 더 좋았으련만.

제주의 ‘닭 먹는 날’ 기원은 정확하지 않다. 전해지는 얘기는, “노부모를 모시는 효자의 소원을 신령이 들어주면서 새(닭)를 키운 뒤 알을 부화해서 키운 닭을 노부모에게 드시게 했더니 그해 여름을 몸 성히 지냈다”이다.

제주 농촌의 휴식은 타시도 농촌과 다르다. 올래, 안커리 바커리, 우영팟, 모밀조베기, 상외빵 등 제주의 독특한 문화는 관광객이 충분히 즐기고 체험해볼 가치가 있다.

우리 농업기술원도 제주만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농촌교육농장에 각각의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종 농작물 수확이나 만들기 체험, 향토음식, 우유를 이용해 치즈나 피자 등을 만들 수 있는 체험은 물론, 숲 해설가의 자세한 소개로 제주허파라 할 수 있는 ‘곶자왈’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도 있다. 제주도 전체가 아이들의 놀이동산이요, 어른들에게는 고향 같은 추억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해놓고 있다. 이 외에도 농촌 여성농업인이 운영하는 수다뜰 사업장에서 감이나 쪽을 이용한 천연염색, 제주 감귤을 활용한 과즐과 야생화차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아낙들과 인연을 만들 수 있어 무엇보다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을 갖는 추억의 장소가 될 것이다.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자연속 촌집에서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충분히 있다. 이곳에서 제주의 속살을 느끼면서 치유 받고, 면역력을 충전할 수 있도록 완벽한 시스템이 되어 있는 곳이 제주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 피서 철이다. 올 여름 휴가는 멀리 외국에서 보내는 것보다는 유네스코 3관광 도시이자 자연,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에서 수다뜰과 농촌체험농장을 방문하거나 전통 맛 집을 찾아 몸과 마음을 옥죄었던 빗장을 풀고 여유롭고 편안하게 쉬어갈 것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