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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절양'과 백광식 국장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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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27  09: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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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절양>. 다산 정약용의 시다. 생후 3일된 아들까지 군적에 올리고 군포를 부과했다. 항의했지만 오히려 소를 끌고 갔다. 소는 농가의 전 재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편은 자신의 생식기를 잘라 버렸다. 조선 후기 토호와 결탁한 관리들의 가렴주구는 끝이 없었다.

백광식 국장의 투신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뇌리를 스친 것은  <애절양>이었다. 세금과 폭행, 성기 절단과 투신, 같은 사안도 아니었는데 왜 <애절양>이 떠올랐을까? 200여년 시간 차이가 있지만 두 남자가 공통으로 겪었을 고통은 무력감이었을 것이다.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감.

백광식 국장은 4급 공무원이다. 인구 60만명이 넘는 제주시의 도시건설교통국장이다. 제주도가 고향이며 공무원 경력 30년이다. 4급 공무원이면 조선시대 현령 판관 지평/ 정량 교리로 정5품 급이다. 사후 비석에도 ‘학생’이 아니라 ‘관’을 붙일 수 있다. 흔한 말로 필부필부, 장삼이사는 아니다. 오히려 성공한 삶을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애절양>의 남편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도 건물 꼭대기에서 몸을 던져야 했다.

독직이나 뇌물 등 비리 혐의도 아니다. 오히려 폭행 피해자인 고위 공무원의 `격쟁(擊錚)` 수단이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것 밖에 없다면 그 사회는 심각하다. 누가 그를 이런 외길로 내몰았을까? 언론권력? 금력? 인맥? 아니면 이걸 모두 합친 어떤 세력?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시커먼 먹구름은 이미 와 있을지도 모른다. 제주시청 국장도 이런 처지라면 기껏해야 <애절양>의 남편 처지보다 그리 낫지 않은 대부분의 서민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암담하다.

다산 정약용은 “토호세력의 피해를 제거하여 양처럼 온순한 백성들이 존재 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을 목(牧)”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가 나서야 한다.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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