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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 시리즈 16] 민재네황태 해장국, 본토를 뛰어넘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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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1.06  1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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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3월에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한 '민재네' 식당을 자주 다녔다. 술을 마신 다음날은 해장 명목으로, 술을 마시지 않은 날은 황태가 맛있어서 갔다. 줄기차게도 다녔다.

   
▲ 민재네
 이 식당을 알고 지인들과의 점심 약속은 대부분 이 곳에서 했다. 나도 맛있었고 같이간 사람들도 모두 맛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제주사람'들이었다.

 자신이 없었다. 황태이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원산지가 아닌 황태.

 다금바리, 북바리, 흑돼지, 은갈치조림 등은 내가 맛있다면, 그건 맛있는 것이었다. 자신있게 주변에 말할 수 있었고, 글로도 쓸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황태에 대해서 뭘 안단 말인가? 황태해장국에 대해서 뭘 안단 말인가?

 내가 맛있다고 먹고 있는 황태해장국이, 황태정식이 황태의 본고장에서도 통하는 맛일거라는 확신이 없었다.

 쓰린 기억이 있다. 신제주에 김가네해장국이라는 집에 재첩국이 잘 팔린다. 촌놈인 나는 그 집에서 처음 재첩국을 알았다. 너무 맛있었다.

 몇년을 먹고, 부산에 갈 일이 있었다. 원조라는 구포를 찾아갔다. 너무 맛없었다. 아~ 나는 짝퉁을 먼저 경험하고 짝퉁맛에 인이 배겨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1년가까이 나는 황태를 쓸수 없었다. 나도, 같이가서 맛있다고 연신 퍼먹던 그 지인들도 다 '제주사람'인 것이었다.

   
▲ 황태정식
 이전 수개월동안 주로 '육지' 사람들과 민재네를 갔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봤다. 아침에 해장국 먹으러도 갔고 점심 먹으러도 갔다. 아침에는 황태해장국, 점심에는 황태정식.

 그러다 서울에서 온 손님으로부터 "서울시청 뒤에 있는 무교동 북어국집하고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맛"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때의 감격이란...

 엄태웅이 소지도를 찾았을때의 감격보다 컸다.

 탐색은 계속됐다. 충청도출신, 서울출신, 강원도출신 등 주변에 있는 육지사람들은 다 데리고 갔다. 이북출신은 찾을 수 없었다. 물론 사전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먹고나서 물어봤다. 한결같이 맛있다고 했다.

 이 정도면 됐다! 고 자신을 가졌다. 그리고 이 집을 소개한다. 맛있는 아침식사를 할수 있다는 것도 이 집의 큰 매력이다.

 호텔에서의 조식부페도 한 두번이고, 입맛이 깔깔한 아침부터 비싼 갈치조림, 고등어조림은 물론이고 흑돼지로 하루를 시작할수는 없다. 그렇다고 아무집이나 들어가는건 차라리 아침을 건너뛰는것보다 못한 결정이다.

   
▲ 좌미희 사장
 7시면 식사가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좌미희 사장(45) 새벽 4시에 식당에 도착해야 한다.

 매일 아침 동문시장에서 그날 사용할 식재료를 구매한다. 그리고 직접 만든다. 여러가지 김치부터 시작해 모든 밑반찬을 직접 만든다.

 여러번 강조했지만, 이건 맛집들의 공통사항이다. 마치 약속한 듯이 똑같다.

   
▲ 황태구이
 황태는 강원도 주문진에서 최고 품질을 공급받는다. 좌미희 사장은 재료값이 너무 들어간다고 하소연했지만 나는 못 들은척 했다.

 개업 1년이 안됐지만 많이 알려져있는 편이다. 주변 호텔에 묵는 비지니스맨들이 아침을 먹고 가면 점심때는 근처 관공서인 제주도청을 비롯해 제주MBC, KBS 그리고 비교적 멀리 떨어진 제주관광공사 임직원들까지 우르르 몰려든다.

 어느 지역을 가도, 점심을 매일 밖에서 먹어야 되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면 그 집은 맛에 관한한 비교적 안전'빵'이라고 봐도 된다.

 또한 이들을 만족시키려면 가격이 비싸서는 안된다. 적당해야 한다.

 좌미희 사장은 21살부터 산에 미쳐 돌아다녔다. 설악산, 지리산을 비롯해서 대한민국의 모든 산을 다녔다. 주부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업은 민재네 식당이 처음이다.

 어느날 강원도를 가게 됐다. 아는 선배의 소개로 지역 맛집인 식당을 갔는데 황태집이었다고 한다. 이 맛있는게 왜 제주도에는 없는거야 라는 생각이 든게 황태식당을 차리게 된 이유라고 했다.

 상호인 '민재네'는 막내아들 이름이다. 아들 삼형제 중 막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 이름을 상호로 내건 집이 손님을 상대로 장난을 치지는 않는다.

 추가로 시키는 밥과 국은 공짜다. 메뉴판에 적힌 '손님이 배부르셔야 민재네가 행복합니다'라는 문구가 진실되게 다가온다.

 카운터에는 잘게 썬 계피가 바구니에 담겨져 있다.

   
▲ 입가심용 계피
 식사하고 난후 입가심으로 씹는 용이다. 나는 매일 씹는다. 양치한 것보다 더 빠르게 입안이 개운해진다. 식당을 찾아주는 손님에 대한 배려가 곳곳에서 보인다.

 공항에서 가깝다. 쓰린 속을 부여잡고 비행기 타지 말고 공항가기전에 해장국 한그릇 먹고 가면 제주가 사랑스러워 질 것이다.

 관광와서 술 안마실 수 없는데, 역시 숙취를 매단 상태로 다니는 여행은 즐거움을 반감시킨다.

 황태해장국으로 속 풀면 제주도의 풍광은 더욱 선명하게 들어오게 될 것이다.

 연중무휴다. 물론 명절은 쉰다. 그러나 단 하루 쉰다. 일요일 영업은 오후 3시까지다.

 문의 : 민재네(064-745-8848)
 찾아가는 길 : 제주시 연동 291-18(dmaps.kr/8sn8)

제주레저신문  leisuretimes@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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