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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駁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확실히 밀고 나가야...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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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09  12: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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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역에 있는 모 신문의 논설“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확실히 밀고 나가야 한다”를 읽었다.

의견은 다를 수 있다. 글쓴이는 “중·고교 검인정 역사교재가 한결 같이 편향된 채 획일화했다”고 말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이태진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72)는 “현행 8종 역사 교과서는 모두 중도, 중도우파 또는 우파 성향으로 교학사 교과서만 우파 성향으로 분류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주장에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집필진 36명 가운데 31명이 좌파성향 국사교사와 학자이며, 교과서 채택을 주도하는 것도 특정 교사집단이라는 데 있다”는 주장의 근거는 무엇일까? 아마도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이 주장하는 “검정교과서 집필진 80%가 편향된 역사관 가진 특정인맥”인것 같다. 이 말의 근거는 교육부가 새누리당에 제출한 ‘검정교과서 좌편향 자료’ 일 것이다. 이 자료는 2011년 국가정상화추진위가 주최한 토론회 ‘고등학교 한국사 검정 교과서의 문제점과 대책’과 판박이다. 이 단체의 당시 위원장은, 현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다. 고 이사장은 취임전까지 이 단체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고영주 이사장에 대해서는 구태여 언급하지 않겠지만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근거가 공신력을 가져야 한다. 글의 완성도를 위해서도 그렇다.

글쓴이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이유를“현행 8종 교과서의 검인정제도의 실패 인정”과 “상당 부분 개인과 집단의 편견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을 ‘멋대로’ 기록하고 그런 교과서를 획일적으로 채택해 국민교육에 위기가 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패를 인정하다니? 누가? 책임에 실패했다면 결과에 따른 조치가 있어야 한다. 교육부의 어느 누구도 조치 대상이 됐다는 걸 접한 기억이 없다. 좌편향된 인사들이 ‘멋대로’ 실은 교과서를 검인정했다면 그 책임은 결코 작지 않다. “획일적 채택”도 사실과 다르다. 교과서는 8종이었다. 그 중 하나인 교학사 교과서는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됐다. ‘친일’, ‘역사 왜곡, ‘부적격’ 등 내용도 문제지만 잘못된 사실관계, 출처 불명 이미지 사용, 표절 등으로 교과서로 쓰기에는 너무도 부실했기 때문이다. 중대한 오류 부분만 298곳이라는 주장도 있다. 빵집이 8곳 있었지만, 한 곳은 맛도 없고 위생상태도 부실해, 나머지 7곳을 찾는 것을 ‘획일적’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글쓴이가 말한 “역사교과서의 편향성은 사실의 과장된 해석, 주제별 분량 배분의 불균형, 제목의 편향성, 서술 순서나 배치에 있어서의 불균형, 부적절한 사례나 사진 도표 자료의 제시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퇴출된 교학사 교과서를 표현하는데 적합하다.

글쓴이는 현행 교과서 문제점에 대해 ‘제주4·3사건’을 예로 들고 있다. 국정교과서에는 이렇게 ‘실어라’로 강요하는 것처럼 보인다. 글쓴이의 이 주장은 “전문 연구가 필요하고 그런 기관에서 정리해야 할 작업이다”라는 글과 모순이다.

제주4·3에 대해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별법 제정,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가책임 인정과 공식 사과가 있었다. 설마 이러한 조치를 이끌어낸 조사와 연구가 “좌편향된 학자와 일부 교사들이 ‘멋대로’ 한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내심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좌편향이나 종북으로 여기고 싶은 건지.

글쓴이는 역사 교육을 “소중하다”며 “세계유일의 분단지역인 한반도에서는 국가가 관장할 수 밖에 없다”라고 한다. 빈약하고 상투적이다. 분단=국정화라는 도식이 어떠한 사고 체계를 거쳐 만들어지는지 정말 궁금하다. 위험하기까지한 논리다. 한국식 민주주의라며 들고 나왔던 10월유신과 놀랄 정도로 흡사하다.

역사는 소중하다. 5000년 역사에 자랑스러움과 부끄러움이, 영과 욕이 어찌 없을 것인가. 자랑스런 역사는 기억하고 전승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며, 부끄러운 역사는 가슴에 새겨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역사를 배우는 목적이다. 신채호가 말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특정한 의도로 역사를 주물럭거리지 말라는 경고이다.

글쓴이는 “역사교육은 대통령의 권한이요 의무사항”이라며“ ‘역사전쟁’에서 기어이 이겨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말은 어떤가. “역사에 관한 일은 국민과 역사학자의 판단이다. 어떤 경우든 역사를 정권이 재단해선 안된다. 정권의 입맞에 맞게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누구의 말일까? 검색 한 번 해보기 바란다.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그것 2년 남았다.

“필요하지도 요구되지도 않는 물건이란 아무리 정성을 들여 만들어졌더라도 쓰레기나 마찬가지다” 구효서의 소설 <비밀의 문>에 나오는 글귀다.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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