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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대란,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쳐다봐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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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07  22: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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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창권 (사)제주자치분권연구소장

지금 대한민국은 누리과정 대상 아이들의 학부모와 보육현장, 각 광역지방자치단체, 특히 각 시ㆍ도 교육청 등이 올해 누리과정 정책에 대한 걱정을 넘어 대란 수준에 있다. 쟁점은 “누리과정사업, 즉 만3~5세까지의 무상 교육ㆍ보육의 재정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하는 문제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자체와 각시·도교육청의 예산상 한계와 지자체별 빈부격차가 심각한 현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국가 재정지원과 각 시·도교육청 집행’의 이원적 구조로 이뤄지는 것이 해법이라 여겨진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방 재정상황과 국가 책무를 인식하여, ‘무상보육 및 무상교육 확대(0~5세)’를 주요 대선 공약 삼았고, 이에 따라 ‘누리과정사업’을 박근혜 정부의 주요 국가 시책 중 하나로 설정했다고 본다. 또한 중앙정부는 언필칭 “아이들은 국가,사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 왔었고, 국민들도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것으로 알고 있기에, 중앙정부가 대폭적인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총액 예산으로 묶여 있는 각 시·도교육청을 보면, 어디 돈 나올 구멍이 없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제주도교육청이 어디, 무슨 사업을 해서 돈을 얻어 올 수 있는가? 교사들 월급으로 받는 ‘중앙정부 이전 수입수입금’과 예상보다 훨씬 줄어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도 지원’금, ‘지방채’ 등 수입은 뻔하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국가가 먼저 ‘교육’만이 아니라, ‘보육’에도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것이고, 이에 국민들은 대폭적인 지지를 하고 있으니, 국가와 집권 여당이 속히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와 새누리당은 법령에 따라 각 시ㆍ도 교육청 기본적 사무이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이미 다 지원 했다며, 청와대 눈치만 보면서 팔짱만 껴 있는 형국이다.

현재 전국 여러 시·도교육청에서는 아예 누리과정예산을 1원도 편성하지 않았고, 어떤 광역지자체는 형평 논리를 들어 원래 시·도교육청 사업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유치원까지 예산 반영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유보금으로 예산을 확정하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 제주도는 마음이 독하지 못하여, 누리과정과 유치원 예산을 2개월치만이라도 배정했다. 그런데 그나마 잘 한 것인가?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는 그런 아량과 타협 정신이 없어서 미봉책이라도 못 만든 것인가? 아니라 본다. 돈이 없으니, ‘아랫돌 빼서 웃돌 괴는 격’으로 교직원들의 급여 등의 예산을 잘라서 임시로 땜질을 해 놓은 것이 해결책인가?

어쩔 수 없이 그런 ‘눈 가리고 아웅격’의 의결을 내 놓은 도의회와 그것을 동의 할 수밖에 없는 교육감의 처지를 이해 못할 바 아니다. 하지만 후속타가 없는 것이 아쉽고 무책임하다.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쳐다보고 “손이 밉다, 비틀어졌다.”하며, 다투는 듯 하기 때문이다.

도의회 의원들 중에는 도교육청의 어려운 예산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중앙정부를 향해 한마디 못하면서, 적법한 법집행에 따라야 한다며, ‘무충’하게도 중앙정부의 나팔수 노릇만 하고 있다. 제주도의 예산 확보와 도교육청의 누리과정예산 확보를 위한 대 중앙정부 활동은 여야가 따로 없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작년 말, 정치적으로 곤란한 입장에 있을 텐데도 불구하고, “보육대란만은 막아야 한다”며, 중앙정부와 여당에 대한 전방위 설득에 나섰던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는 정치투쟁이 아니라, 열악한 지방정부 차원에서 중앙정부와의 또 다른 예산 싸움이기도 하기에, 더욱 그렇다. 또한 이는 지역 정치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마침 선거철이다. 제주도의 지역발전을 위한다고 하면서, 도교육청의 가난하고 한정된 수입예산을 두고서도 도교육청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담당하라 할 것인지, 우리는 파수꾼처럼 잘 지켜 봐야 한다.

중앙정부는 교부금에 대한 예산 편성권이 교육감에게 있음을 알면서도 불구하고, 각 시ㆍ도교육청 예산에 누리과정 예산액을 의무지출경비로 강제 편성토록 하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불법성을 들먹이며, 겁박하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누리과정 사업의 무상보육에 대해, 어린이집 운영자와 부모들, 각 광역 지자체와 각 시ㆍ도교육청, 지자체 집행부와 의회 등의 갈등, 반목, 다툼, 혼란 등 지방에서의 이러한 보육대란을 빌미로, 자칫 “누리과정 대상자에 대한 맞벌이 가정 여부 또는 소득 비례에 따른 선별적이고 차등적인 논의가 스멀스멀 기어오르지 않을까”이다.

이러한 중앙정부와 각 시ㆍ도 교육청 간의 치킨게임으로 인한 보육대란의 걱정을 넘어,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본다. “미래세대인 아이들의 문제에 대해 그 어떤 형태로든 정쟁의 희생양이 돼선 안 된다” 는 원론적인 주장을 하더라도, 양비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본다. 정부가 해마다 부모들을 “들었다 놨다” 한들, 무기력과 체념에 빠져서는 더욱 안 된다. “어디서 돈이 나오든 누리과정사업을 포함한 아이들의 교ㆍ보육이 제대로 이뤄지면 된다”는 강 건너 불구경하는 모습도 우리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 본다. 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세우지 못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초ㆍ중ㆍ고 학생들과 교직원에게 쓸 돈을 빼내지 않으면 또는 돈을 꿔 오지 않으면 ‘못하는 것’임을 분명 알아야 하겠다.

제주도교육청은 작년 처음으로 누리과정 예산(417억) 중에서 357억 원을 지방채 발행으로 충당했다고 한다. 교육부는 올 해에도 교육청의 지방채 추가 발행을 승인해 주었다. 하지만 올해 더는 빚져서 안 된다. 한계상황이다. 차제에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비율을 내국세 총액의 20.27%에서 상향 조정해야 하리라 본다.

박근혜 정부의 4대 국정기조 가운데, ‘무상보육 및 무상교육 확대(0~5세)를 통한 영유아 보육·교육에 대한 국가 완전 책임 실현’을 강조하면서, “영유아 무상 보육·교육 하겠다”고 했으니, 이제는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결단을 내려 주어야만 한다. 제발 책임져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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