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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과 제주, 화장실과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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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17  22: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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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연중 강수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물 부족, 홍수, 지하수 고갈, 하천 및 해안 오염 등의 여러 가지 물 문제를 가지고 있다. 태풍이 잦은 기후, 산지 및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지형, 관광객이 많은 관광지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지속가능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

과거의 제주도민들은 이러한 열악한 자연조건을 헤쳐 나가기 위하여 나름대로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었다. 그것은 조냥정신이라고 하는 절약정신, 촘항, 봉천수와 같은 빗물이용, 그리고 상부상조의 정신, 홍익인간의 정신이다. 그 결과 거지, 도둑, 대문이 없는 三無의 섬을 이루었다.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늘어난 인구, 불투수면의 증가 뿐 아니라 지하수의 과다개발과 수돗물의 낭비로 물 사용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제주도민의 일인 하루 물 사용량(lpcd, Liter per capita day)는 2013년에 357L로, 1980년의 182L의 두 배에 가깝다. 이것은 서울의 280리터보다 많고, 전국 평균보다도 많은 수치이다. 대부분이 지하수이기 때문에 지하수위를 과다하게 사용하면 염수가 침투되어, 많은 처리비용을 들이지 않으면 마실수가 없게 된다.

현재의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주도 선조들의 전통과 지혜를 활용하여야 한다. 첫째 빗물의 중요성을 알고, 빗물을 버리지 말고 모아서 활용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하늘에서 공짜로 내려주는 빗물을 모두 다 버리고, 남의 자원을 돈들여 가져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도민 전체가 빗물의 소중함을 알고, 주민들이 전 유역에서 작은 시설로 빗물을 모으도록 하는 분산형 빗물관리를 하는 소위 레인시티의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제주는 예로부터 통시를 이용하여 돼지에게 배설물을 치우게 하고 다시 돗거름을 생산하는 자원의 재순환을 촉진하는 화장실을 사용하여 왔다. 이러한 방법은 물을 많이 쓰고, 오수를 만들고 돈과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게 하는 현재의 방법보다 훨씬 좋은 방법이다. 그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하되, 냄새나 미관상 유지관리의 문제점은 기술적으로 해결할수 있다. 우선 IT, ICT와 같은 첨단기술을 도입하여 물을 안 쓰는 변기 또는 적게 사용하는 변기, 분뇨를 비료로 환원하도록 하는 변기 등을 개발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UN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SDG) 6번은 전세계의 인구가 안전한 물과 화장실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다름 아닌 제주도의 전통적인 조냥정신과 홍익인간정신이 될 것이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제주의 철학에 바탕을 둔 기술을 전파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몇 가지의 시범사업을 제안한다. 물체험관, 올레길 조냥체험 코스, 산지 빗물침투 및 저류, 신개념의 물 안 쓰는 화장실인 스마트 워터센터 등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가장 선한 것은 물과 같다고 했다(상선약수上善若水).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현대에 있어서 가장 착한 것은 물을 아끼는 것이다(상선절수上善折水). 이에 대한 철학과 기술이 제주에서 만들어져서 전세계로 전파하기를 희망한다.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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