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서울 한국관광공사에서 있었던 뉴세븐원더스재단 이사장인 버나드웨버 기자회견을 제주도가 의도적으로 늑장 통보한것도 모자라 기자회견 동영상과 전문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내용으로 편집해 제공, 지역언론 무시를 넘어서 언론조작 시도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 뉴세븐원더스재단 버나드웨버 이사장과 장 폴 이사

 KBS 추적60분에서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의혹의 실체는?'를 방송한 다음날인 1월26일 오전 10시30분 뉴세븐원더스재단의 이사장인 버나드 웨버가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제주도는 기자들에게 이 사실을 기자회견 한 시간전인 9시33분 문자메세지로 통보했다.
서울과의 거리와 교통편을 감안하면 기자들의 기자회견 참석을 사실상 물리적으로 원천 차단한 것이다.
기자회견 예정을 통보받지 못한 것은 제주도 기자들뿐만이 아니라 바로 회견전날인 25일 방송에서 7대경관 논란을 집중적으로 다룬 추적60분팀의 강윤기 PD도 마찬가지였다.
강윤기 PD는 1월26일 오전 10시01분에 트위터에 "7대경관 어제 방송관련, 뉴세븐원더스 재단 버나드 웨버 이사장 어젯밤 급히 귀국해서 오늘 오전 기자회견 한답니다. 제게는 연락도 안주네요. 급히 가고 있습니다. 열시반 관광공사"라는 글을 올렸다.

 11시40분, 서울에 있는 7대경관 범국민추진위로 연락해서 확인한 결과, 기자회견은 지금도 진행중이고 향후 보도자료 등 어떤 것도 배포할 계획이 없다는 방침을 들었다.
버나드 웨버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다면 적어도 하루, 이틀 전에는 기자들에게 통보해줘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항의를 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11시46분, 제주도에 연락하니 자신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모든 건 제주관광공사와 서울에 있는 제주세계7대자연경관선정범국민추진위원회에서 하고 있다는 대답만 들었다.

 오후 3시18분, 범국민추진위로 다시 전화를 했다. 범국민추진위는 오전의 입장을 바꿔 동영상으로 기자회견을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ENG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을 변환하고 있고 끝나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편집없이 동영상을 제공한다고 했다.

 4시30분경 기자회견 동영상이 기자들에게 공개됐다.
그러나 동영상 분량은 57분. 뒷부분에 삽입된 양영근 제주관광공사의 해명분량 4분을 빼면 정확히 말하면 53분짜리였다. 버나드 웨버의 해명위주로 편집돼 있었다.
추적60분 강윤기PD와 오마이뉴스 최지용 기자에게 확인결과 기자회견은 1시간30분에서 2시간 가량 진행됐다고 했다. 제주도는 최소 30분에서 1시간분량을 잘라내고 짜맞춘 것이다.

 오후 5시08분, 오마이뉴스에서 "< 추적60분>은 드라마... 이익추구한 적 없다"제목의 기사가 떳다.
기사에는 '장폴 이사는 <추적60분>이 "드라마였다면 흥미롭지만, 전문적이지도 않았고,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이었으며, 편파적이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취리히 사무실 취재를 약속하지 않고 온 것, 사전고지 없이 전화통화를 녹음 한 것, 부정적인 부분만 취재한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추적60분>은 엔터테인먼트이지 뉴스가 아니"라고 비난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제주도에서 제공한 동영상에는 이 부분이 없었고, 몰디브 관련 논란도 없었다.

 오후8시 07분. 글자크기 14포인트의 6쪽 분량 한글 파일로 '버나드 웨버 n7w 재단 이사장 기자회견 전문'이 공개됐다.
제주도에서 제공한 동영상 내용과 대동소이했다.
제주도 기자들은 기자회견과 동영상 내용 그리고 기자회견 전문내용이 어떻게 다른지 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자회견 장소가 제주가 아닌 서울이라는 것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지만, 장소가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 전에 제주지역 기자들에게 통보한점, 추적60분에는 그마저도 하지 않은 점과 더불어 동영상과 전문까지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내용으로만 편집해서 제공하는 제주도와 범국민추진위의 행태는 더 큰 의혹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민단체인 곶자왈사람들의 권오남 대표는 "제주도와 범국민추진위는 지역언론을 자신들이 연주하는 피아노정도로 생각하는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그러나 7대경관선정 진행 과정에서 과연 우리나라 언론들과 지역언론들이 과연 제 역할을 제대로 다했지는도 자성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