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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이란 정신질환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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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14  17: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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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정 서귀포보건소 정신건강증진센터장

2011년도 보건복지부 정신질환실태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요 정신질환의 평생 유병률은 27.6%이다. 우리나라 전인구의 1/3은 평생에 한번은 정신질환을 경험한다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조현병(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의미, 2011년 ’정신분열병’을 개명) 유병률은 1%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50만명의 조현병 환자가 있지만, 그 중 1/2 정도만 치료를 받고 있다. 조현병이 인생 초기인 20대 전후에 발병해서 만성적인 경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의 손해를 예상할 수 있다.

머릿속에서 갈등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잘 해결되도록 애쓰는데 드는 노력이 바로 불안한 감정이다. 불안을 느낀다는 것은 애를 쓰고 있다는 말과 같다. 나약한 것이 아니다. 아무 걱정 없는 한량은 불안을 모른다. 마음의 갈등과 생물학적 취약성이 작용했을 때 조현병이 발병할 수 있다.

임상적으로 망상과 환각, 와해된 언어와 행동을 보이는 조현병을 의심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치료를 통한 증상 관리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7가지의 양성증상 척도와 7가지의 음성증상 척도, 16가지의 일반정신병리 척도(PANSS, 양성 및 음성 증후군 척도)를 평가한다. 여기에는 환자를 잘 아는 제3자(대개는 보호의무자)의 보고를 통해 평가할 수밖에 없는 항목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보호의무자의 보고가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다시 말해 의사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환자가 관계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이 범주에는 가족뿐만 아니라 넓게는 사회적 소속 집단인 불특정 다수와의 관계도 포함한다.

하지만 요새 매스컴은 치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하다. 지난달 강남역 살인사건을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살인’으로 규정한 매스컴 보도가 있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러한 내용이 자칫 정신질환자에 대한 혐오 여론으로 이어져 집단 극단화로 치닫지는 않을지 염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지역사회에서 정신건강에 대한 강의를 나갔을 때의 일이다. 사람의 마음이 어디 있냐는 질문을 드렸을 때 검지로 머리를 가리키며 “여기~” 하시는 분에게 칭찬을 해드린 적이 있다. 흔히 ‘마음의 병’ 이라고 하는 정신질환이 ‘단순히 마음의 병이 아니라 뇌질환이다’는 것을 알리고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강의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나는 의외로 쉽게 정답을 맞춘 분이 계시다는 것에 대해 안심이 됐다.

하지만 어느 조현병 환자분께 질문을 드렸을 땐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대답이 돌아왔다. ‘마음은 제일 아픈 곳에서 느껴지는 것’이란다. 부연설명도 있었다. 예를 들어, 내가 무릎이 너무 아플 때 머리에서 드는 생각이 ‘아프다 아프다’ 하게 되고 그렇게 온 신경을 거기에 쏟다 보면 그 때 느껴지는 감정이 아픈 마음이라는 것이다. 내가 뇌과학에 바탕을 두고 거창하게 마음에 대한 정의를 내리려는데, 마치 이데아나 종교적 신념 같은 좀 더 본질적인 무언가에 대해 고민하며 주저한 것이 솔직한 심정인데, 환자로부터 명쾌한 답을 얻은 순간이었다. 비유적인 표현이지만 아픈 신체이던 아픈 정신이던 가장 아픈 곳에 마음이 쓰이는 것은 분명한 듯하다.

조현병 환자는 사고 장애로 인해 우리가 알아듣기 어려운 와해된 언어를 사용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감정을 느끼는 것은 똑같다. 심지어 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엔 비환자군에 비해 폭력적인 행동을 보일 확률도 낮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경험한 바로는 환자들이 편견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현실적인 의료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지 위험집단으로 예단하고 관리를 해야 한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각설하고, 나는 여기서 마음의 병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그것은 이상하고 유별난 것이 아니라 그저 아픈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다른 질환들처럼 진료 문턱이 낮아지길 기대한다. 나아가 도민 정신건강에 대한 의식 개선을 통한 정신건강 보건의 약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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