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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부활한 조폭의 그림 강매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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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26  08: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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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부인이 지난해 11월 5일부터 14일까지 전시회를 했다고 한다. 전문화가도 아닌 이 대표 부인의 그림은 한 점에 50만원~200만원에 팔렸다고 한다. 갤러리도 무상으로 대여했다고 한다. 또한 현 정부의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씨와 가까운 사람이 참가를 독려하는 문자도 보냈다고 한다. 문자 내용은 “이정현 의원의 부인”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림 강매는 조폭의 치부 수단 중 하나였다. 교도소 복역을 마치고 출소하면 으레 하는 것이 미술품 전시회였다. 준비는 밖에 있는 조직원들 몫이다. 미리 그림을 모아둔다. 어떻게? 지역 화가를 구슬러 그리게 한다. 말이 구스리는 것이지 사실상 협박이다. 여관방 등에 감금하고 하루종일 그리게 한다. 요구량을 채우려면 일주일이 걸릴지 한달이 넘어갈지 알 수 없다. 생산 효율성에 달렸다. 조직원이 출소하면 미술품 전시회를 연다. 주 구매자는 지역 유흥업소나 건설업자들이다.

2013년 1월 15일 <한겨레> 기사 “‘조폭 현황 보고서’ 단독입수 “김태촌은…””에는 “1986년 1월 출소 뒤에…그해 4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예작품·동양화 등 미술품 전시회를 열어 유흥업소 사장 등에게 이를 강매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모으는 한편”이라는 내용이 있다.

또 다른 기사를 보자.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93년 건설회사 사장 등에게 그림을 강매한 혐의 등으로 복역한 사실에 대하여 앙심을 품고 있던 ○○파 조직폭력배 부두목……”을 구속했다.

<동아일보> 2002년 1월 2일자“호텔 무전취식 조폭 5명 구속” 기사를 보자. ‘목포 로얄박스파’ 두목 구속에 관한 내용이다. 이들은 “(2001년 9월) N호텔 지하홀에서 조직원 오모씨의 그림 전시회를 개최한 뒤 그림 5점을 최씨에게 1000만원에 강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그림은 전문가 감정결과 여러 작가의 그림과 낙관을 도용해 짜깁기한 모조품으로 전혀 예술적 가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한다.

서방파 보스 김태촌이 출소해 미술품 전시회를 열어 강매한 것이 1986년이다. 노하우는 모방되고 전수된다. 기사는 1986년과 93년, 2001년이지만 그림 강매는 당시 조폭들의 전형적 수법이었다. 이같은 수법은 영화 <치외법권>(2015)에도 나온다. 주목할 공통점은 그림이 “전혀 예술적 가치가 없는 것”들이다. 당연하다. 그래야 돈이 되지 않겠는가.

조폭들의 오래된 노하우가 살아났다. 조폭이 미술품을 강매하면서 ‘나와바리’에 있는 갤러리에 돈을 줄리 만무하다. 또한 참가를 독려할때 ‘김태촌(조양은을 비롯해 각 지역 두목급 누구나 가능했다) 형님의 오른팔 아무개 씨가 하는 겁니다”라고 하면 지역의 어떤 유흥업소나 건설업자의 안면 몰수가 가능했겠는가.

조폭의 미술품 강매는 이제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노하우는 삼투압으로 정치권으로 흘러간 모양이다. 삼투압은 농도가 낮은 쪽의 수분이 세포막을 거쳐 농도가 높은 쪽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다. 미술품 강매의 공통점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래서 강매라고 한다.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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