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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다독가? '뻥 치시네'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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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07  13: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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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서가의 책 편력을 살펴보자. <중국철학사> <정의란 무엇인가> <열국지>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생각의 좌표> <아프니까 청춘이다>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 <인간 석가> <이방인>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 <답성호원> <유럽의 교육> <철학과 마음의 치유> 불교 경전 <법구경> <금강경> 기독교 경전 <성경>까지. 이 독서가는 “책 같이 좋은 친구도 드물 것이다”고 말했다.

인풋이 있어 아웃풋은 자연스럽다.
중국 철학자 펑유란의 <중국철학사>에 대해 “자신을 바로 세우고 바르게 살아가는 인간의 도리와 어지러운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의 가르침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말한다. 또한 “재산이나 명예, 권력도 결국 한 순간 사라지는 한줌 재에 불과할 뿐이고, 올바르게 사는 인생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삶이라는 평범하면서 소중한 진리를 체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매일경제> 2007년 3월 25일.

<열국지>에 대해서는 “열국지는 어느 의미에서 지도자론이다. (중략) 지도자는 나라를 지키고 국민이 편안하게 살도록 다스릴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정치의 요체란 무엇인가? (중략) 항상 깨어 있는 지도자, 마음을 바르게 하고자 끊임없이 정진하는 지도자는 나라와 국민의 복이며 하늘의 축복이고, 지도자가 국가와 국민에게 바칠 수 있는 최대의 봉사인 것이다”고 말한다. <경향신문> 2012년 12월 12일.

2013년 6월 20일 조선일보는 이 분의 지극한 독서 사랑을 표현한 제목을 뽑았다. “"책 행사예요? 그럼 제가 가야죠””라고. 이날 행사에 대해서는 이 분의 “책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드러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 분은 “저도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성현들의 지혜가 담긴 동서양 고전들의 글귀가 저를 바로 세웠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줬다”고 말했다.

이 독서가는 <정관정요> <명심보감>은 머리맡에 두고 읽는다고 한다. <정관정요>는 당 태종이 신료들과 정치에 대해서 주고받은 대화를 엮은 책이다. 신하의 직언을 받아들이고 항상 최선의 군주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매일 자각하며 노력했다는 내용이다.

이 독서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의 대문호 마틴 발저가 <어느 책 읽는 사람의 이력서>에서 말한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부터 만들어진다”를 떠올리면 농도는 더욱 짙어진다.

문고리 3인방, 우병우, 최순실 등의 국정 농단이, 읽었다는 어느 책에 나와 있는지 궁금하다. 책을 끼고 산다는 분의 빈곤한 어휘와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한국말은 부끄럽다. “한국말 못 알아들으세요? “는 돌려드려야 한다. “통일은 대박”은 천박하다. “여기 계시다가 건강하게 다시 나간다는 것은 다른 환자분들도 우리가 정성을 다하면 된다는 얘기죠?”는 지금이라도 무슨 말인지 묻고 싶다. “전체 책을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와“혼이 비정상”은 1993년 정식 등단한 수필가뿐만 아니라 문단 전체를 의심하게 된다. “지하경제 활성화” “바쁜 벌꿀” "차디찬 하얼빈 감옥에서”는 진짜 책을 읽기나 하는지 근본적으로 회의할 수 밖에 없다. 국민의 잘못이다.“그러니까 제가 대통령 하겠다는 거 아니겠어요" 시절에 걸렀어야 한다.

임기동안 단 두 차례 진행한 기자회견은 민망하다. 사전 질문지 없이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상상도 힘들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기자회견에서 두 번이나 나온 엉뚱한 답변과 “불쌍한 대통령이 질문조차 기억하지 못한다”는 미 대통령의 비웃음 섞인 핀잔은 1년에 9.1권 밖에 읽지 않는다는 국민의 눈으로도 부끄럽다. “구명조끼를 입었다는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는 공감 능력이 현저히 결여 됐거나 전혀 없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 분이 머리맡에 두고 읽는다는 <정관정요>에서 배운 것이 직언자는 기어코 잘라내는 것이라면 독서라는 행위는 무용을 넘어 해악이다. 이 책에서 배운 것이 ‘딸랑딸랑’ 하는 아첨꾼들과 국가를 사금고로 하는 일당들을 주위에 포진 시키는 것이라면 이 책은 불태워져야 한다. 그러나 믿지 않는다. <정관정요>를 비롯한 어떤 책도 읽지 않았다고 추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구태여 전여옥 전 의원의 말을 거론할 필요도 없다.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세네카, 플리니우스 부자, 타키투스, 플루타르코스, 갈레노스(갈렌), 노예 에픽테토스,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철학을 통해 편견으로 가득 찬 세속적인 미신에서 정신을 보호했으며”라고 말한다. 모두 다독가들이다. 미신에 빠졌다고 의심받는(그래서 유독 그것만 아니라고 강조하는) 그 분과 비교되지 않는가.

이 분은 <중국철학사>에서 마음에 드는 글귀를 기록했다가 나중에 읽어보니 “이거 내가 실천하고 있는 거잖아”라고 했다고 한다. “아~ 예~ 그러세요?” 그냥 웃는다.

이 분이 독서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는 책이 있다. 앨런 배넛이 쓴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이다.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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