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벼랑 끝에 섰던 스탈린은 어떻게 히틀러의 침공을 막아내고 독-소 전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됐을까? 1967년 이스라엘은 어떻게 주변 강국을 단 6일 만에 제압하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을까? 1972년 첨예한 냉전의 한가운데서 미국과 중국은 어떻게 관계 개선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신간 <세기의 스파이>는 역사적 의문에 실마리를 제시한다. 스탈린에게는 리하르트 조르게가 있었다. 이스라엘에는 엘리 코헨과 볼츠강 로츠가 있었다. 소련 스파이 드미트리 폴리야코프는 냉전기 미국을 도왔으며 그의 첨보는 암암리에 미-중 교류의 산파 역할을 해냈다. 모두 위대한 스파이들이다.

<세기의 스파이>는 미지의 영역에서 활약했던 스파이들의 실체를 사실에 근거해 흥미진진하게 밝힌다. 이념, 출세, 금전을 목적으로 조국을 배반하고 동료를 팔아치우거나 위기에 빠뜨린 킴 필비, 앤서니 워커 등 반역 자나 이중 스파이도 있다. 에이미 소프, 낸시 웨이크 등은 남성을 능가하는 활약으로 20세기를 화려하게 수놓은 여성 스파이다. 마타하리를 사실적 근거와 냉철한 시각으로 파헤친 점도 눈에 띈다.

소련 시절 체카를 창설해 잔혹한 피의 혁명을 이끌었던 펠릭스 제르진스키, 나치 시절 SS보안대를 창설하고 유대인 학살을 진두지휘했던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FBI를 창설하고 현대사 최대 막후 실력자로 군림했던 존 에드거 후버 등 총 40인에 이르는 전설적인 스파이와 배후에 있던 두목들의 비화를 심도 있고 역동적으로 담아냈다.

<세기의 스파이>는 현직 정치 분야 전문기자로 활동 중인 저자가 국방홍보원의 국방FM 라디오를 통해 연재했던 것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국내 집필가가 저술한 사실상 최초의 스파이 총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자는 현재 <세기의 스파이> 후속편 집필과 ‘세기의 첩보전’을 라디오로 연재하며 국내에서는 드물게 ‘스파이 르포’를 개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