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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 진실은 다르다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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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11  08: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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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 송시열은 사약을 받고 죽었다. 김재구는 <조야회통은>에 "전날 밤 흰 기운이 하늘에 뻗치더니 이날 밤 한 규성이 땅에 떨어지고 붉은 빛이 지붕 위에 뻗쳤다”고 썼다. 규성(奎星)은 학문을 상징하는 별이다. 나량좌의 <명촌잡록>을 보면 송시열은 사약을 받던 날 효종과 명성왕후의 어찰을 빌어 목숨을 구걸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다리를 뻗고 바로 드러누워 사약을 마시지 않고 버텼다. 할 수 없이 약을 든 사람이 손으로 억지로 입을 벌리고 약을 부었다. 죽음을 맞는 송시열 묘사가 극과 극이다.

의도를 품은 기록이 이런 것이다. 우암 송시열 이후 조선왕조 망국까지 집권을 유지했던 노론은 <조야회통>으로 송시열 신격화와 집권 정당성에 이용했다. 송시열의 정치적 반대파인 남인은 송시열을 죽음을 앞두고 목숨을 구걸한 소인배로 묘사했다. 어느 기록이 사실일까? 아마 진실은 <조야회통>과 <명촌잡록> 중간쯤에, ‘송자’와 ‘시열이’ 중간 어디쯤에 있을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제주도의 뇌물수수, 공무원 사찰, <제민일보> 사찰 의혹을 보도했다. 근거는 조창윤씨의 주장과 기록이다. 기록은 다이어리 3권과 수첩 9권 분량이라고 한다. <오마이뉴스>는 조씨에 대해 “'메모광'에 가깝다. 날마다 자신이 한 일은 물론이고, 자신의 의견이나 느낌 등을 다이어리나 취재수첩에 꼼꼼하게 적어놓는다”고 보도했다. 이 문장은 조씨의 주장이 진실이라는 뉘앙스와 기사의 신빙성을 강화할 목적으로 보인다.

조창윤씨의 기록은 무슨 용도였을까? ‘성실한 수행자’ 역할을 위한 도구에서 기록자가 바울처럼 회심하자 애초 의도와는 다르게 쓰여지고 있는 것일까? 본인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추측은 가능하다. 추측은 그 인물의 행적을 바탕으로 한다. 조씨는 돈을 요구하고 돈을 받았다. 자리도 요구했다. 심지어는 본인이 ‘사찰’하던 <제민일보>로 그 기록을 가져가기도 했다. “많이 힘드니 3개월치 750만원을 한꺼번에 달라”고 해 받았다는 사실에서는 맡겨둔 저축을 찾아가는 듯한 황당함을 넘어 자신의 생계에 도움을 주는 상대에 대한 우월감까지 보인다. 어디서 연유한 것일까?

기록의 용도는 처음부터 돈을 위해, 자리를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애초에 향후의 보험용으로, 안전판용으로, 부적 용도로 제작한게 아닐까 하는 의심 말이다. 의도를 내포한 기록은 <조야회통>과 <명촌잡록>에서 보듯 왜곡하고 과장한다. 첨가하고 윤색하고 심지어 창작도 한다. 소설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 사태에서 스모킹 건 역할을 할 수도 있는 조창윤씨 기록이 미심쩍은 까닭이다.

사실과 진실은 다르다. 조창윤씨가 다이어리에 기록했다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그 사실이 진실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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