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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무능한 자의 최후의 보루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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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7  10: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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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방청객이 후보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매스컴과 소셜미디어를 점령한터라 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몇 번이고 다시 봤다. 거침 없었다. 계란 투척과 이어지는 폭행은 분노로 가득차 있었다.

증오보다 더 먼저 본건 독선이었다. 독선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 혼자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행동함’이다. 독선은 상대방을 제거 대상으로 여기게 한다. 옳지 않는 자들, 틀린 자들일터이니.

독선이 아무한테나 생기겠는가. 그래서 헤밍웨이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독선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이 절대로 옳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런 확신과 독선을 뒷받침해 주는 가장 큰 힘은 그 사람의 절제와 금욕이었다”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누군가는 “금욕과 독선의 근친성”이라고 했고 “(금욕이)독선을 지탱하는 기둥일때가 드물지 않다”고 했다.

16세기 스위스에 칼뱅이라고 있었어.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에 묘사된 칼뱅을 보자.

“일생 동안 자신의 육체를 엄격한 계율 아래 가두었고 정신적인 것을 위해 최소한의 식사와 휴식만을 육체에 허용했다. 고작해야 서너 시간을 자고 하루에 단 한 번의 검소한 식사, 이것도 옆에 책을 펴 놓고 재빨리 해치웠다. 단 한번도 산책을 하거나 놀거나 기쁨을 맛보거나 긴장을 푼 적이 없으며 단 한번도 진짜 쾌락을 추구해 본적이 없었다. 정신적인 것에 광적으로 헌신하면서 활동하고 생각하고 글쓰고 일하고 싸웠을 뿐이며 스스로의 삶은 단 한 시간도 살지 않았다”

독선은 바로 이런 자기 희생(혹은 그렇게 생각하는)을 바탕으로 형성된다. 당연히 타자에게도 가혹해지지. 자기 희생(혹은 그렇게 생각하는)이 타자에 대한 가혹함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작용하지.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인물이 있지. 지금은 감옥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자신은 국가하고 결혼했다던 그 분.

점령한 성에 있는 생명체는 모두 죽여라던 모세가 독선이었고 유태인 수백만 명을 학살한 히틀러가 독선이었고 지금은 역사의 유물이 된 일본 적군파가 독선 덩어리들로 이뤄진 무리였다. 독선은 보도연맹 학살을 낳았고, 4·3때 ’대한민국을 위해서 온 섬(제주)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태워버려야 한다’고 거리낌없이 말할 수 있게 한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의 호르헤 영감의 독선은 연쇄 살인의 원동력이었다. 에코는 작중 윌리엄 수도사를 통해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를 경계하라”고 하지. 스스로를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 라고 여기는 거 이것이 독선이지.

사건 후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 “그럴만 했다”는 글들을 봤다. 도지사 후보가 시민에게 계란을 투척하고 폭행했다면? 정치 생명은 물론이고 법적 처벌도 당연할 것이다. 김 모씨가 도지사 후보가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 계란을 던지고 폭행했다면, 역시 법적 처벌이 당연할 것이다. 도지사 후보도 후보이기 전에 시민이다. 상식으로 돌아가자. 선거철이라고 짐승이 되어서는 안된다.

폭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인류의 역사, 적어도 근대 이후의 문명은 폭력을 배제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파운데이션 >에서 “폭력은 무능한 자의 최후의 보루이다”라고 했다. 무능한 자는 ‘게도 구럭도 다 놓친다’. 그렇죠? 얻은 게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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