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큰 즐거움 중의 하나는 ‘맛’이다. 오히려 ‘맛’이 여행의 주 목적인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본다.

 제주의 ‘맛’을 찾아 제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천혜의 자연을 바탕으로 한 많은 특산물은 즐거운 여행목적임에 틀림이 없다.

 특히, 제주의 깨끗한 바다에서 잡아 올린 ‘다금바리’는 그 중에서 으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제주도의회에서 다소 흥미로운 질의가 이루어졌다. 제주도의회 농수축, 지식산업위원회 김도웅 위원장의 “다금바리가 1년에 얼마나 잡히는가?”라는 질문에, 강문수 해양수산연구원장은 “연간 2톤 정도”라고 답하고, 이에 김위원장은 “도내 횟집에서 하루에 팔리는 다금바리가 2톤 정도”라면서 “ 어디서 들어오는지 알고 있느냐?” 라는 질문에 오익철 해양수산국장은 “수입산이 많이 들어온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즉, 이번 질의, 응답의 핵심은 수산물 원산지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질타였다.

 실제로 (사)한국음식업중앙회에 문의해 본 결과, 제주도내 등록된 횟집은 500여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1년에 잡히는 제주산 다금바리의 양이 2톤 가량이라고 한다면, 하루평균 5.5Kg, 한 군데 횟집당 0.01kg이다. 고작 회 몇점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지나치게 산술적이 면이 없지는 않다.

▲ 횟집 앞 수족관.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주도의 횟집 수족관을 살펴보고, 횟집에 “제주 자연산 다금바리가 있는지” 문의를 해보면, 대부분의 횟집에서 몇 마리씩은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많은 다금바리는 어디서 오는 것인지, 블로그를 통해 나오는 제주산 다금바리를 먹었다는 ‘무용담’ 의 그 다금바리는 다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주무부서인 해양수산국의 오국장도 도정질의에서 “수입산이 많이 들어온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수산물품질검사원과 우리도와 행정시에서 꾸준히 단속한다”는 대답만을 했을 뿐이여서, 제주도청을 시작으로 관계기관 등에 수입산 다금바리에 대한 취재 결과 제주에 들어오는 수입산 다금바리에 대한 통계자료가 전혀 없었다.

 제주로 들어오고 있는 수입산 다금바리에 대한 사전 관리감독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제주도내 모든 횟집이 수입산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사후약방문’식의 뒤늦은 현장 조사만을 강조하면서 제주의 특산물로 알려진 다금바리에 대한 기본적인 관리감독조차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결국,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제주의 특산물 중 최고가 상품 중 하나인, Kg당 20만원에 가까울 정도로 거액의 비용을 지불하고 먹는 ‘다금바리’의 거의 대부분이 제주산이 아닌 수입산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관광객들은 ‘수입산’을 ‘제주산’으로 알고 먹거나 ‘속아서’ 먹는 것이다.

 2010년에 ‘MBC 불만제로’에서 가짜 다금바리에 대한 보도가 대대적으로 나왔었고, 지난 6월초에는 수입산 다금바리를 제주산이라고 속여서 판 횟집 주인 몇 명이 서귀포해양경찰서에 입건된 바 있음에도 달라지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실정이다.

 ‘제주관광’의 기본은 거시적 정책에 있는 것이 아니고 관광객을 맞는 제주도민의 ‘양심’ 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제주도의회 김도웅 위원장이 오익철 국장에게 한 “사람이 먹는 것에 대해서, 거짓말하는 것만큼 제일 죄인이 없어요”라는 질타는 ’양심’이라는 제주관광의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한다는 의미심장한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