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기사제보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RSS

2020.8.13 목 11:34
제주레저신문
칼럼기고
시나브로, 나에게
제주레저신문  |  leisuretimes@leisuretime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12.12  11:12:1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홍혜정 서귀포시청 총무과

11월에도 저 멀리 있던 ‘추위’가 12월이 되니 성큼 코앞까지 다가왔다. 매서운 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한라산 정상에 눈이 희끔희끔 보일 때면 몸은 저절로 웅크리게 되고 자연스럽게 시선이 ‘나’에게 향하게 된다. 연초보다 느슨해진 나를 보면서 한해 목표한 바는 어느 정도 이루었나, 꼭 해야 했지만 놓친 것은 무엇이 있나 체크하게 된다.

얼마 되지 않은 나의 공직생활을 되돌아보면 현 공직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요구되고 있는 것은 청렴이다.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 따위를 탐하는 마음이 없음이라는 사전적 정의는 매우 간단해 보이나 실상 요구하는 바는 더 포괄적인 것 같다.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함은 어느 정도까지인지, 재물을 탐하지 않는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사람마다 정의할 수 있는 범위는 제 각각이다. 모두의 기준을 충족시켜 줄 수는 없지만 그 평균 언저리쯤을 지키기 위해서 보통의 공직자들은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렇다면 청렴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뇌물? 부패? 태만? 나는 개인적으로 청렴의 반대말을 ‘유혹’으로 정의하고 싶다. ‘추위’라는 친구처럼 멀리 있었던 것 같지만 한순간 코앞까지 성큼 다가와 있기도 하고, ‘시나브로’라는 단어처럼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우리에게 스며드는 그것, 바로 유혹이다. 매 순간 대가의 유혹, 게으름의 유혹, 방관의 유혹들을 떨쳐내기 위해 객관적이면서 또 부지런히 일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찰나의 순간순간을 의식적으로 맑은 행동으로만 채운다면 ‘청렴한 공직복(衣)’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쇼핑으로는 살 수 없는 옷이라 본인이 현재 입었는지, 앞으로 살 수 있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다.

‘청렴한 공직복(衣)’에 값을 매긴다면 얼마가 될까? 아마 가격표에는 0원이 붙어 있을 것이다. 다만 기성복이 아닌 한정판 맞춤복이기 때문에 아무나 가져갈 수가 없다. 오직 묵묵히 제자리에서 역할을 다하는 보통의 공직자에게 한 명 한 명 민원인들이 건네는 천 조각들이 모여 재단되는 맞춤복이다.

지금 경리팀에서 한 건 한 건 소중한 지출이 이루어 질 때면 누군가에겐 이 추위를 조금은 누그려 뜨려줄 수 있는 군고구마 같은 도움의 손길이 되기를 기원하며, 2019년을 부지런히 마무리하고 있다.

바로 이 순간 우리를 흔드는 유혹도 모르는 사이 스며들고 있지만, 조각조각 ‘청렴한 공직복(衣)’도 드륵드륵 주인을 찾아 재단되고 있다. 기나긴 추위 끝엔 코끝을 포근히 감싸주는 봄도 시나브로 나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마음에 품고 다가오는 2020년을 미소로 맞이하려 한다. 

제주레저신문  leisuretimes@leisuretimes.co.kr

<저작권자 © 제주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주레저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온라인으로 사진전 '나의 아시아'
2
전기차엑스포-대한자동차경주협 협력
3
김태준 조교사 4년 만에 200승
4
여름은 숲이다
5
더위 피하면서 즐기기 장소 3곳
6
몸집이 점점... 제주올레 기념품점 오픈
7
현대미술관 '소장품 방랑'전
8
11일부터 관중 30%로 확대
9
인구주택총조사 조사요원 모집
10
오늘 제주 '먼데이풋볼'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서사로 109-1 2층  |  대표전화 : 064-725-3700  |  팩스 : 064-725-0036
등록번호 : 제주아-01029  |  등록일 : 2011년 5월 30일  |  사업자등록번호 616-27-96889  |  창간일 : 2011년 5월 31일
발행인 : 양인하  |  편집인 : 강민식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민식
Copyright © 2011 제주레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leisuretimes@leisur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