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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그가 서울에서 무슨 말을 하든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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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10  08: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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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空) 사장은 사우나 한증실에서 열변을 토해내곤 했다. 사람은 알몸일때 더 정직해진다고 했던가. 그래서 공 사장의 세상을 향한 개탄이 더 귀에 들어왔는지도 모른다. 비난과 독설은 혀에 맹독이 묻어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서웠지만 오히려 끄덕거리는 고개 각도가 더 커졌을 정도로 통쾌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었다. 어깨에 희미한 ‘차카게 살자’ 문신에 머리를 갸웃거리기도 했지만 잠깐뿐이었다.

아니었다. 공 사장은 사람이(나름 동네 유지라는 사람들이 드나든다는 사우나에서만) 모인다는 그곳에서만 ‘차카게’ 살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악랄한 사채꾼이었다. 안 쓰겠다는 사람을 협박해 고리의 돈을 강제로 빌리게 했고 반환을 약속한 날에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자는 물론이고 윽박질러 받아둔 담보를 처분해 막대한 돈을 벌었다. 폭력은 다반사고 납치는 한달에 두어번씩은 꼭 있었다. 집에 가면 마누라를 줘 팼고 룸살롱에서는 여자 종업원을 지독히도 괴롭혔다.

그리 큰 동네도 아닌터라 공 사장의 악행이 숨겨질리는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공 사장을 가장 혐오하는 건 사우나에서만 달라지는 모습이었다. 공 사장은 여전히 오늘도 사우나 한증실에 맨몸으로 앉아 사회와 인간과 국가와 유엔을 비판하고 있었다. 최신 시사에도 밝아 엔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너무 성급하다고까지 했다. 열변을 토하다 저도 모르게 가래침을 퇘!하고 뱉었다, 사람들 표정이 변하는 걸 느끼고 “아이구 감기때문에 , 이거 죄송합니다”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사람들 표정은 싸늘했다. 뭐라고 떠들든 듣지 않았고, 어느날 사우나 사장은 그 도시에서 말발깨나 세우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발길을 끊고 있는 걸 비로소 느꼈다.

원희룡 지사가(공과 원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의 상상력은 병적이다) 정의감이 놀랍다. 여기저기 걸치지 않는 곳이 없이 종횡무진이다. 입만 열면 옳은 소리다. 하지만 신뢰가 가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오관돌파 관운장(원 지사가 돌파하거나 관운장과 조금이라도 비슷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처럼 돌아다녀도 지지율은 영 오르지 않는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낙연, 이재명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도 될 정도고 홍준표, 황교안의 절반에 불과하다. 심지어는 출마 여부도 말하지 않고 있는 ‘백수’ 오세훈과도 거의 하프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7년 1월 뉴욕타임스 칼럼(https://is.gd/HSUpo2)의 핵심은, 사람들이 위선자에 분노하는 이유는, 그가 자신의 원칙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그러한 원칙을 주장함으로써 자신이 도덕적인 사람인 척 위장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희룡 지사는 서울에서 온갖 바른말을 한다. 하지만 그가 도지사로 있는 제주도에서는 눈도 깜빡하지 않고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측근을 요직에 앉혀 버린다. 위선자의 말은 깽깽대는 꽹과리처럼 시끄럽기만 할뿐이다. 아무도 신뢰하지 않는다. 기독교 찬송가의 ‘천사의 말을 하는 사람도… 울리는 징과 같네’ 처럼 말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우리집 가훈은 정직”이라는 말에 코웃음을 터트리는 국민들처럼 말이다.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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