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현이 ‘친정팀’ 수원 블루윙즈에 비수를 꽂으며 소속팀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UTD)에 짜릿한 역전승을 선사했다.

 제주UTD는 24일 오후 3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라운드 홈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제주UTD는 한동진 골키퍼를 포함해, 허재원, 홍정호, 박병주, 박진옥, 권순형-오승범, 송진형-강수일, 산토스, 배일환-자일, 호벨치-서동현이 출전해 4-2-3-1 포메이션으로 진용을 구축했다.
윤성효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정성룡 골키퍼를 비롯해 곽희주-양상민, 보스나, 관광선, 오범석-이용래, 박현범-에벨톤C, 조동건-스테보, 서정진-하태균, 라돈치치가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서 제주UTD는 시작부터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전반 3분 산토스가 내준 볼을 허재원이 아크 외곽에서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수원 정성룡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만든 멋진 슈팅이었다.
자일을 대신해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강수일은 과감한 돌파로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수원의 반격도 거셌다. 전반 27분 오범석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가 문전 앞에서 서정진의 머리를 맞고 왼쪽 골 문 쪽으로 향했고 문전쇄도한 에벨톤C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28분에는 왼쪽 페널티박스 안에서 라돈 치치의 위협적인 슈팅이 연결됐지만 다행히도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제주는 권순형을 빼고 수비 가담이 뛰어난 오승범을 교체 투입하며 전술의 안정감을 꾀하고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제주는 후반 1분 산토스가 아크 중앙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오른쪽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후반 3분에는 송진형의 감각적인 스루패스에 이은 배일환의 폭발적인 돌파가 이뤄졌지만 수원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 막혔다.

 이어 제주의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10분 송진형의 슈팅이 수원 정성룡 골키퍼의 몸을 맞고 흘러나왔고 이를 산토스가 왼쪽 골대 쪽에서 반대편으로 크로스, 호벨치가 멋지게 마무리하며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사기가 오른 제주는 후반 20분 배일환 대신 자일을 출격시키며 화력의 세기를 더했다. 수원의 공세가 펼쳐졌지만 제주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으며 잘 막아냈다. 제주는 후반 28분 산토스가 아크 중앙에서 상대 수비수를 차례로 따돌리며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지만 그의 슈팅은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나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제주는 후반 39분 서동현을 교체 투입하며 역전골 사냥에 열을 올렸다. 그리고 서동현은 박경훈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서동현은 후반 45분 "친정팀" 수원을 상대로 환상적인 오른발 발리슛을 터트렸고 그의 발을 떠난 볼은 수원의 골망을 뒤흔들며 이날 경기는 제주의 2-1 짜릿한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박경훈 감독은 "전반전에 힘든 경기를 펼쳤다. 중원에서 볼을 소유하는 플레이가 부족했다. 후반전 들어서 오승범을 투입하면서 중원의 주도권은 잡은 게 역전승의 원동력이 됐다"라고 말했다.

 "호벨치가 4경기 만에 득점을 기록하면서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서동현도 힘든 상황을 뚫고 결정적인 득점을 해줘서 고맙고 본인에게도 의미 있는 골이 될 것이다.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0년을 되돌아보면 많은 선수들이 골고루 득점을 터트렸다. 이러한 점에서 오늘 이들의 득점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끝으로 박경훈 감독은 제주의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수비력을 보완해 더욱 강팀으로 변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동현은 이날 득점 장면을 다시 떠올리며 운이 따라줬다고 말했다. 그는 "후반 39분 호벨치가 아파서 내가 나왔는데 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웃음) 이날 골은 솔직히 오프사이드 상황인 줄 알아서 힘을 빼고 찬게 주효했다. 만약 힘을 주고 찼다면 오히려 볼이 떴을 것"이라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특히 서동현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아내와 태아에게 멋진 선물을 준 것 같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