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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 "제2공항 한다"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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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10  20: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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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곳곳에서 삐져나온 잔머리가 해안을 온통 덮어 부패하고 있는 모자반 같다.

원희룡 지사는 국토부가 요청한 제주도의 입장을 “국내 정치 상황과 맞물려 책임을 제주도정에 떠안기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전달했는데도” 말이다.

원 지사가 그동안 기회 있을 때 마다 강행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냈다는 걸 감안하면 국토부의 입장 요청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오히려 입장을 듣지 않는 것이 지방정부와 지방정부 수장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생각한다.

솔직 하자. 제2공항 여론조사에서 반대가 더 많이 나오니 입 다물고 “있는 그대로 전달”한 거 아닌가? 강행론자인 자신이 입을 타격을 조금이라도 줄이거나 혹은 미루자는 속셈에서 말이다.

“여론조사를 세밀하고 분석하고 전문가집단의 자문을 받아”라고 하면서 사례로 든 건 성산지역뿐이다. 그것도 모자라 말장난까지 한다. 성산지역 찬성은 “압도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반대는 “우세”라고 한다. 성산읍 64.9%는 “압도적”이고 제주시 서부읍면 61.2%는 “우세”라면, ‘압도적’과 ‘우세’간 경계를 64.9와 61.2 사에에 두기로 약속이라도 했다는 말인가. 이런 건 “세밀”이 아니라 잔머리라고 한다. “적극 추진하라는 요구로 해석”? 아전인수다. 말 나온 김에 그 “전문가집단” 정체도 궁금하다.

“제주 제2공항과 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은 찬반의 숫자보다 그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다 이 부분에서 오싹해졌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에서 보이는 우월의식과 고질적 관존민비 인식은 어리광 수준이라도 해도 과하지 않다. 해석을 전유하는 건 민주주의를 통째로 부정하는 독재자의 필수 요소다. 전두환 큰절과 이명박, 박근혜와 정치를 논하고 배웠다 하더라도, 적어도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몇 년 후에 ‘선거처럼 국가에 중요한 일은 찬반의 숫자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할지 그 누가 알겠는가.

“제주공항은 오래전부터 포화다. 불편을 넘어 안전까지 우려되는 위험한 상황이다”

입버릇처럼 말하던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는 어디로 갔을까. 마치 게임에 몰두한 아이 컴퓨터 전원을 빼 버린 어머니처럼, 인간이 안 변하니 자연이 강제로 바꿔버렸다. 원희룡 지사의 입과 뇌는 따로 움직이는 것 같다. 뇌는 ‘비포어 코로나’, 입은 ‘포스트 코로나’로 말이다. 변했다. “30여 년 전부터 시작돼”었다고 해서 모두 당위성을 갖는 건 아니다.

반대하는 도민들을 “접근성이나 환경관리를 포함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빌미로”라며 비난한다. 하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은 오만이고 무지에 불과하다. 더 신뢰할 수 없는 건 원희룡 지사의 스케줄이다.

원희룡 지사의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제주도의 입장”은 미괄식이다. 본심을 가장 뒤에(모니터로 읽으면 가장 밑에) 드러냈다. “제주도는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 “제주의 미래와 다음세대의 미래를 위해 엄숙한 책임감을 가지고 제2공항을 추진해나가겠습니다”라고.

그러니까 한다는 거다. 제2공항을 말이다.

못다한 말 사족으로 조금만.
“제주의 미래와 다음세대의 미래”라고 했는데 국민의힘 대선 스케줄이 어떻게 되는지? 제주를 떠나고 단 한번도 4.3추념회에 오지 않았던 사람의 "제주 미래"를 신뢰해야 하는지. 믿지 못하겠다.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저작권자 © 제주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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