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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의 결단이 반가운 이유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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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4.26  16: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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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 맨홀, 파이프 등을 잘라내 고물상에 팔아 생계를 이어가던 남자가 우연히 교통사고 현장에 출몰한 파파라치를 보게 된다. ‘바로 이거’라며 결심한 남자는 훔친 고가 자전거로 캠코더, 경찰 무전기 등을 구입한다. 지향성 마이크가 달린 카메라를 들쳐메고 나타나는 다른 파파라치들이 “거 카메라 좋네”라며 비웃지만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영화 소개가 목적이 아니니 결론을 미리 말해도 되겠다. 이 남자는 엄청나게 성공해 직원도 여럿 거느린 어엿한 회사를 차린다. 어떤 평을 보니 악당임에도 불구해도 이입이 된다는데 나는 그렇지는 않았다. 하지만 노력을 엄청나게 쏟아 부었다는 건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흔히들 ‘현장에 답이 있다’고들 한다. 100%야 아니겠지만 대부분 맞다. 위에 말한 파파라치처럼 말이다. 원희룡 지사의 불출마 선언(너무 거창하지 않느냐는 반론도 있겠지만 당사자에게는 전혀 거창하지 않을 것이다)을 보고는, 비로소 현장에서 뛰겠다는 결심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거창해지자. 삼국지에서 조조의 승산이 획기적으로 높아진 시가는 천자를 옆에 끼었을때부터다. 이른바 ‘중앙’을 장악한 것이다.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는 중앙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다. 경선도 그렇다. 중앙은 무대다. 무대에 올라가지 않고도 주연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는 없다. 그동안 원희룡 지사가 해온 ‘페이스북 정치’는 후하게 쳐줘도 ‘공손찬의 명성’ 정도에 불과하다. 변방에서 울리는 메아리같은 거 말이다.

삭풍이 부는 황야에 홀로 선 느낌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목표가 대선이라면 그곳에서 고군분투 하는 것이 맞다. 고지를 대선으로 설정했다면 1% 지역이란 한계는 잔인할 정도로 명확하다. 스피커 출력이 좋지 못하다면 거리라도 좁혀야 한다. 그게 서울로 가야하는 이유다.

변방에서도 바꿀 수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전제가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신영복 선생은 저서 <담론>에서 말했다. “변방이 창조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전제가 있습니다. 중심부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어야 합니다. 중심부에 대한 콤플렉스가 청산되지 안는 한 변방은 결코 창조 공간이 되지 못합니다. 중심부보다 더 완고한 교조적 공간이 될 뿐입니다”라고. 원희룡 지사가 그간 보여준 ‘대선 행보’는 그야말로 중앙을 향한 콤플렉스였다. ‘완고한 교조주의’에 머물렀다. 그럴려면 무대인 중앙으로 가야 한다.

다시 앞에 얘기한 영화 얘기로 돌아가 보자. 제목은 <나이트 크롤러>다. 명대사가 나온다. “복권에 당첨 되려면 복권 살 돈을 벌어라” 원희룡 지사의 지사직 사퇴는 바로 복권에 당첨되기 위해 복권 살 돈을 버는 행위가 될 것이다.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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