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외성의 동문지(東門址)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학술자문회의를 이달 3일,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655-3번지 일원 발굴조사 현장에서 개최한다.

외성 남동쪽 구간 발굴조사 결과, 2021년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동문지의 동측 문확석에 대응하는 서측 문확석을 비롯한 보도시설 추가 발굴로 동문의 실체를 가늠할 수 있게 됐다. 문확석(門確石)은 문을 고정시키는 돌을 말한다.

이번 외성 7차 발굴조사는 2021년 6차 발굴조사 구간을 확장해 동문 형태와 구조를 보다 명확하게 밝히고, 향후 외성(토성) 정비・복원사업과 연계해 추진할 목적이다. 2022년 문화재청 국고보조사업의 일환으로 1억3600만 원을 투입해 (재)제주고고학연구소에 의뢰해 추진하고 있다.

7차 발굴조사는 2021년 6차 발굴조사 시 확인된 문확석 1매를 매개로 위치상 동문지가 서쪽으로 연장될 것이란 가능성을 열어 두고, 동문의 전체 구조양상을 살피기 위해 2002년 복원된 토성 일부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문확석은 동-서 방향으로 2매가 배치됐고 문확석 상부에는 홈을 파서 확쇠를 고정한 것을 확인했다. 확쇠 간 추정거리는 326㎝로, 확쇠에서 남쪽으로 인접해 문설주 홈과 문턱도 추가로 확인했다. 문턱은 확쇠와 문설주 홈 사이에 동-서 방향으로 얕게 조성한 구조로 보아 문을 내측으로 열고 닫는 내개형 구조의 문이 축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내 도로망과 연결된 내외측 보도시설에서 청자 두침(頭枕, 베개)을 비롯한 접시, 대접 등의 청자류 파편과 함께 철정(鐵釘, 쇠못) 5점 도 출토됐다.

변덕승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항파두리성 최초로 성문(城門)을 확인하고, 실체를 밝히는 계기가 됐다”며, “향후 항파두리성과 역사적·시기적으로 유사성을 지닌 강화중성에서 확인된 문지와의 비교 ․ 분석을 통해 항파두리성의 원형을 구명해 나가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