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차 공모가 연이어 무산된 제주맥주 사업이 3차 공모에서 민간사업자 지분율을 변경하는 '고육지계'로 사업 추진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 제주맥주 용기 디자인

 제주맥주는 2008년 지식경제부 물산업육성 핵심과제 '제주맥주개발 R＆D 연구과제'로 선정돼, 국비 21억원을 지원받아 추진되고 있으며 제주의 청정 화산암반수, 제주에서만 생산되는 고품질 맥주보리를 이용하여 프리미엄 맥주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맥주산업은 맥주를 기점으로 유통, 관광 등의 전방산업과 농약, 농기계, 포장재 등 후방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뿐만 아니라 고용효과, 생산유발효과, 부가가치유발효과가 매우 크다.

 제주도가 지역맥주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맥주사업을 통해 FTA, WTO로 인한 시장 개방에 대비 맥주보리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창출과 재배면적 유지로 인한 월동채소류 생산량 조절 효과, 전후방 산업 육성을 통한 1~3차 산업 활성화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청년실업 해소가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주)도시경영연구원에서 지난해 4월6일부터 9월7일까지 수행한 '제주맥주출자법인설립 타당성'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맥주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 동안 직접고용이 약 70명, 연관 취업유발 효과가 연평균 660명, 생산유발 효과가 연평균 391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연평균 192억원이 발생되는 것으로 각각 분석되었다.

 또한, 맥주보리 수매로 농가에 지출되는 금액은 2020년까지 총365억으로 작년 수매가 769원으로 계산해서 약 100억원의 농가 순수 수익이 증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제주도 출자금액 94억원은 보리 수매에서 회수 할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밖에도 2020년까지 21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제주맥주 프랜차이즈 사업화로 인한 추가 고용창출효과, 맥주제조 부산물을 이용한 친환경산업 육성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지분율 변화로 대기업 선뜻 나설 듯

 이번 3차 공모는 제주도내 기업 지분 26%이상을 고집하지 않고 있다.
1, 2차 공모가 무산된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다. 제주기업의 '역량미달'과 대주주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기업이 참여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질적으로 제주도내에서 지분 26%인 98억을 출자할 수 있는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지난 1차 공모시 롯데칠성이 44%(166억)를 출자하는 사업 참가의향서를 제출했으나 제주도내 기업 참여 의무비율을 충족하지 못했고, B사는 제주도내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못해 사업신청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또한 대기업측에서 선뜻 참여를 꺼리는 이유는 확실한 경영권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제주도 25%, 도민주 5%, 제주도내기업 26%의 지분구성상, 44%에 불과한 지분으로는 책임있는 경영에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2차 공모에 응모한 기업이 단 한곳도 없었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5월1일부터 5월말까지 실시되는 3차공모에서 지분율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일찌감치 있어왔다.
제주도의회의 강력한 요구로 2차 공모 조건을 1차와 동일하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가 전무한 것은, 3차 공모시 지분율 변경으로 사업 추진을 지속하는데 따른 명분을 어느정도 쌓은 것으로 보인다.

 3차공모 민간사업자 지분율 변경

 1, 2차와는 다르게 3차 공모는 당초 제주도내 기업 26%이상+도내·외 기업 44% 미만이던 것이, 도내·외 기업 70%이상으로 변경된 것이 핵심이다. 제주도내 기업이 1%만 참여해도 되고 70%이상의 지분 참여를 해도 되지만, 현실적으로는 대기업이 확실한 경영권을 행사하는 50%이상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열어두었다는 의견이다.
사업참여 방법도 당초 2개 법인 이상으로 제주도내 기업과 컨소시엄을 의무구성토록 했으나 3차에서는 단독법인 또는 개인+법인, 법인+법인으로 자유롭게 컨소시섬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단 도내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청하면 선정 시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마련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제주시에서 사업을 하는 한 시민은 "접어버릴 사업이 아니라면, 명분에만 집착해 허송세월만 보내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하며 "제주항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제주도민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안전장치'를 확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