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4일 허용한 한진그룹 계열사인 (주)한국공항이 요청한 제주 지하수 증산에 대해 각계의 반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진의 '겉다르고 속다른' 행태에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주)한국공항는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증산 허용은 제주도개발공사와 함께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고, △증산은 제주도의 지하수 관리 정책에 반하지 않는 것으로 지하수관리위원회 자체판단이며, △ 증산 허용량은 제주도개발공사의 2,100톤보다 극히 미미한 100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 대한항공 트위터

 그러나 대한항공 트위터 공식계정인 @koreanair 가 주장하는 내용은 이와 정반대다.
한국공항의 취수량 증산 요청은 '전략'에 따라 제주개발공사에 철저히 '묻어'갔지만 트위터에서는 "일본 수출 실적 0%의 제주도개발공사에게만 일 취수량 2,100톤 추가 허용은 진정한 지역이기주의가 아닌가요? 편협한 지역 이기주의를 바로 잡는 데 대한항공 트친님들의 의견을 부탁 드립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의 "일본 수출 실적 0%"를 비난하면서 동시에 제주개발공사에만 증산을 허용하는 것은 "지역이기주의"라고 압박하고 있다.
한진은 한 술 더떠 "ㄴㅅ(농심)을 통해서 유통하고 있는 삼다수의 취수량은 증가가 가능하고 제쥬퓨어워터는 불가하다는 것이 씁쓸해요"라며 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와 사기업인 (주)한국공항의 차이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

 한진은 증산허용이 "제주도 지하수 관리 정책에 반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또한 트위터에서 주장은 다르다. 
"지하수는 제주도의 공공자산임을 운운하며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라 주장하는 서귀포 관광협의회! 국토 및 지하수는 전 국민의 공공자산입니다"라고 말하며 제주도 지하수 공수화(公水化)정책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또한, "맛있는 물을 먹을 수 있는 권리! 제주도만, 하늘에서만이 아닌 '취수량 증설'을 통해 대한민국 전역에서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길 희망합니다", "제주퓨어워터 참 맛있는 물인데 취수량 부족으로 시중에서 접할 수 없다는 점이 너무 아쉬워요", "기내에서 제공하는 제주퓨어워터는 저희 대한항공이나 진에어를 이용하시거나 또는 스타벅스에서 구입해드실 수 있는 귀한 물이랍니다 ㅠㅡㅠ 얼른 시중에 유통되면 좋겠어요"라고 무제한 증산에 대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이는 증산 허용이, 제주 지하수 생수용 개발을 사유화 전쟁터로 만드는 시발점이 될것이고, 향후 다른 사기업들이 개발허가 요구를 불허할 명분이 없게 되는 것은 물론 다국적 기업의 요구에도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제주경실련의 우려가, 단지 우려에만 그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게 하고 있다.

▲ 한진 퓨어워터

 한진측은 증산 전략을 이원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에서는 철저히 고개숙인다.
제주개발공사와 같은날 증산요청을 한 것은 물론 "공정한 절차", "제주도 지하수 관리 정책에 반하지 않는", "지하수관리위원회 자체 판단"등이다.
그러나 1차관문인 지하수관리위원회에서 통과 되자 전국을 상대로 "일본수출 0%의 제주개발공사", "삼다수에만 증산허용하는 것은 지역이기주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발 더 나간다. "편협한 지역이기주의" 라고.

 증산요청이 한번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탐욕'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번 증산 요청은 당초 주장인 "기내 공급량이 부족해서"는 인터넷판매는 물론이고 스타벅스와 글로벌 리조트 체인업체인 '반얀트리호텔'에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설득력을 잃었다. 그러나 한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시중판매를 대놓고 말하고 있다.
이번 증산요청량은 "극히 미미한 100톤에 불과하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향후 한진의 '목표'가 어느 곳에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있다.

 한진이 말하는 이번 증산허용은 "지하수관리위원회 자체 판단"이라는 점도 의문이다. 제주도민은 지하수관리위원의 면면을 모른다. 일체 정보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 회의록도 비공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진측은 지하수관리위원회 회의전에 위원들을 만나 '작업'을 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제주도민은 모르는 지하수관리위원회 의원들을 한진은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도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