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중소벤처기업부는 ‘벤처펀드 민간투자 전환 기조’를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상반기 벤처펀드 결성액은 작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일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연수을)이 중소벤처기업부에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결성 펀드는 510건, 결성액 8조6000억 원을 상회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결성 펀드는 370건, 결성금액 4조5917억 원이다. 반 토막이다.

상반기 벤처펀드 출자 현황에 따르면, 모태펀드 출자액은 2337억 원으로 지난 상반기에 비해 34.4% 줄었다. 전체 정책금융 출자액 역시 6620억 원으로 작년(1조803억 원) 대비 38.7% 감소했다. 민간투자도 얼어붙었다. 민간 부문 출자액은 3조929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8.4% 줄었다. 국가 출자액 감소보다 훨씬 큰 폭이다.

정 의원은 10월 국정감사에서(2022년) 중소벤처기업부의 갑작스러운 모태펀드 대규모 예산 감액을 지적하며‘대통령 인수위에서 모태펀드 예산을 확대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라는 점을 강조 했다. 당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정부 직접투자일 수도 있고 민간주도로 선회할 수 도 있다’라며 정부 모태펀드 예산을 줄이고 민간 주도 벤처펀드 조성을 활성화하겠다 단언했다. 하지만 국가 정책금융 지원이 크게 줄고 벤처업계 버블이 사라지며 민간투자도 얼어붙었다.

벤처투자 전반에 민간자본이 줄어들며 정부의 모태펀드 출자 비율은 오히려 늘었다. 작년 1차 정시 출자 당시 28%에 불과했던 정부 예산 비율은 23년 1차 출자에서 56.8%로 두 배 가량 급증했다. 결국, 중소벤처기업부는 24년도 예산안에서 모태펀드 출자사업의 정부예산을 5천억 원 규모로 재편성했다. 올해 갑작스럽게 줄어든 2,835억 원의 모태펀드 정부 예산에서 자그마치 76.4%를 증액한 수치다.

정일영 의원은 “작년과 재작년 비대면·바이오 분야 벤처투자가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민간자금 유입이 늘었지만, 투자 경로가 활발해진 것은 아니었다”라며 “안일한 시각으로 인한 정책 실패가 중소규모 벤처사들의 투자유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또한 “2년 사이에 모태펀드 예산이 수천억씩 널뛰기를 이어가고 있어 업계 혼란도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작년 국정감사에서 내년까지 문제없을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하던 장관의 답변이 지금 이 상황에서도 유효한지 반드시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