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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 시리즈 21] 바다길개업 2개월, 무서운 아이 될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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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5.18  16: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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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려지지 않은, 최소한 덜 알려진 맛집. 이게 이 코너의 모토다. 그런데 쉽지 않다. 아침을 제외한 점심, 저녁은 항상 모토가 머리속에 떠 있는채 식당을 찾아나선다. 서귀포, 한림, 모슬포로 쏘다닌다.

 서귀포의 한 해물탕집은 불친절과 유명세와는 아주 다른 음식에 국물 몇 술 뜨다가 나왔고, 사찰음식 잘 한다는 식당은 내 판단이 틀렸을거라 생각하며 열번 가까이 갔지만 그때마다 한숨만 쏟고 왔다. 곤드레밥이 맛있다고 해서 가봤지만 서울사람들이 곤드레밥 먹으러 강원도 가지 제주도까지 와서 먹겠느냐는 의견에 동감했다.

   
▲ 퓨전일식횟집 바다길

 다시 회로 돌아왔다. 제주레저신문은 다금바리 등 고가어종 '사기'를 극도로 혐오한다. 오히려 두루두루식당 객주리회를 추천했었다. 그런데... 횟집을 하나 찾았다. 데뷔한지 2개월이 채 안된 따끈따근한 횟집이다. 정확히 말하면 '퓨전일식'이다.

 극도로 안타까운 점은 '회' 사진이 없다. 지인 한명과 잠입해서 테스트 시식을 하던 과정에서 아뿔싸! 술이 먼저 전신을 점령해버렸다. 그러나 음식이 맛없었으면 술 맛이 안난다. 동행자가 남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장 분위기가 음식맛을 평가하는데 인플레로 작용했을리는 없다.

 며칠후 점심을 먹으러갔다. 맛있는 횟집이 점심식사도 된다는건 자그만 축복이다. 알콜과 곁들여진 관광객 특유의 호승심을 이용해 저녁에만 고가 활어를 파는 집과는 달리, 횟집의 점심식사는 냉정한 평가가 가능하다.

   
▲ 양연화 사장

 양연화 사장은 제주가 고향이 아니다. 아닌것은 물론이고 제주에 내려온지 불과 몇개월 밖에 안됐다. 부산 경남여고, 숙명여대 출신이다. 숙대시절에는 단과대 학생회장을 했다. 그 유명한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의 '서울역 회군' 현장에도 있었다.
불과 얼마전까지 서울에서 20년동안 수학을 가르치는 수능학원 원장님을 지냈다. 20년을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았다고 했다. 최선을 다해서 가르쳐도 "죄송합니다"만 하게 되는 삶이 실어졌다고 했다. 이제부터는 "고맙습니다"를 듣고 싶었다. 맛있는 음식으로.

   
▲ 주방을 담당하는 실장

 학원생활 20년이 넘어가고, 작년 8월에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이제는 하고 싶은걸 하자"라는 생각으로 아무런 연고가 없는 제주로 내려왔다. 제주시 해안도로에 '바다길' 이라는 퓨전일식집을 차렸다. '부자동네'에 오랫동안 살았던 양 사장은 "정갈하고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깨끗한 분위기와 친절로" 손님을 맞고 싶다고 했다. 한정식, 회 분야 전문가 과정까지 마쳤다. 그렇지만 바다길에는 주방을 담당하는 실장님이 따로 있다. 손님에게는 자격증전문가가 아닌 오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진짜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 바다길 내부

 가게는 횟집같지 않다. 아담한 카페분위기다. 어쩔수 없는 비린내가 배어있는 횟집과는 전혀 달라 양 사장님의 마인드가 느껴진다. 금연이다. 맛있는 회와 술을 먹는데...금연이라니... 난 싫다. 통유리로 보이는 도두봉오름은 제주에서 살짝 질린 바다를 잠깐 막아준다.

 비싸지 않은 가격, 맛있는 음식, 카페느낌의 전혀 다른 분위기, 친절까지... 문 연지 2개월이 채 안됐지만 막강한 제주도내횟집에서 우뚝 두각을 나타낼 집이라는 판단이다. 점심 먹는 동안 양사장의 통화내용이 얼핏 들렸다. 자연산회가 들어와서 지금 피 빼고 있으니 저녁에 오라는 전화다. 그새 단골이 많이 확보됐나보다.
설, 추석을 제외한 연중무휴 영업이다. 11시부터 점심식사(메뉴도 많다, 나는 도미지리를 먹었고 동행자는 회덮밥을 골랐다) 가능하고 밤에는 9시30분 이전까지는 도착해야 한다.

   
▲ 도미지리
   
▲ 회덮밥

 여름에는 실외에서 먹을 수 없냐고 여쭤보자. 밖에서 먹는거, 그거 진짜 운치있다. 바람...

 문의 : 바다길(064-745-7654)
 찾아가는 길 : 제주시 도두1동 224(dmaps.kr/ahiu)

제주레저신문  leisuretimes@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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