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경관에 선정되며 제주도에서 ‘밀고’ 있는 슬로건이 ‘70억 지구인의 보물섬’ 이다.

 지난 23일 아시아 최대의 크루즈선 보이저호가 입항했을때, 우근민 지사의 제주 소개 첫머리에 나온 말도 보물섬이다.

▲ 뉴세븐원더스재단 버나드웨버 이사장과 장 폴 이사

 보물섬 이미지는 ‘일확천금’ 이다.
스티븐슨이 1883년에 펴낸 소설「보물섬」은 ‘보물’이 상징하는 엄청난 행운을 손에 넣기 위한 인간의 노골적 탐심과 계략, 배반 그리고 자멸 과정을 그렸다.

 유네스코 3관왕이나 7대경관은 제주에 대한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지도 역활을 한다. 제주도에서도 그런 의미로 ‘보물섬’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보물섬에는 지도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려면 정확하고 자세한 지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보물섬 지도는 ‘국가간의 교육, 과학, 그리고 문화 교류를 통한 국제 협력을 촉진’하는 UN 전문기구인 유네스코가 만드는 것이 더 많은 사람을 제주에 찾아오게 하지 않을까?
사무실도 필요 없다는 “21세기형 조직”인 뉴세븐원더스가 만드는 것이 더 효과가 클까.
이 “21세기형 조직”은, 7대경관 투표 종료일인 지난해 11월11일 이후 2~3주면 집계가 끝나 확정된다고 했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도 아마존은 ‘잠정’으로 돼 있다.
이를 두고 혹자는 “발로 집계해도 될 시간”이라며 “21세기형 조직앞에 있는 ‘기원전’을 빼고 말한것 같다”며 웃었다.

 지구 어느 곳 길을 막고 물어봐도 뉴세븐원더스재단을 유네스코보다 위로 둘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아니 유네스코에서는 비교 자체를 모욕적으로 생각할것 같다.
그러나 제주도는 지도제작자로 유네스코보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을 더 신뢰하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 같은 정황은 지난해 11월 이전 부터 지속됐다.
비판언론에 예약됐던 광고를 취소해 백지상태로 나가게 했고, 우근민 도지사 인터뷰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도의회, 언론, 시민단체를 비롯한 각계 각층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재단 신뢰에 대한 의문에도 제주도는 꿋꿋하게 옹호했다. 감사원 감사가 예정돼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7대경관 인증 동판을, 유네스코 3관왕에 포함해 제작할 예정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묻어가게 하는 ‘꼼수’가 보일 정도인데 항상 앞에 내놓는 것은 버나드 웨버가 내려준 타이틀이다. 지난 23일 보이저호 입항 환영식에 내걸린 현수막만 해도 그렇다. 유네스코 3관왕은 없었고 그 자리를 재단 로고와 함께 7대경관이라는 글자가 크게 자리잡고 있다. 크루즈 관광객은 제주를 유네스코 3관왕이 아니라 7대경관으로 인식하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대부분이 7대경관과 뉴세븐원더스재단을 납득 못하는 상태지만 제주도의 일관된 감싸기와 ‘의리’는 존경스러울 정도다.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었다. ‘보물섬’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가 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라 했다. 비로소 의문이 풀린다.
그들, 뉴세븐원더스재단과 버나드 웨버 이사장, 장 폴 이사 등 관계자들에게 제주도는 진정한 ‘보물섬’이 맞다. 아니 우리나라 전체가 보물섬인거다.
‘듣보잡’인 뉴세븐원더스의 제안을 덜컥 물어 수백억원어치 투표를 해 막대한 수입을 가져갈 수 있게 해줬다. 아마 스티븐스의 「보물섬」 해적들보다 더 수익이 컸을 것이다. 대통령이 투표하고 영부인이 나섰다. 일국의 국회까지 앞다투어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기간 통신사인 KT 역시 놀지 않았다.

 이 정도라면 그들에게는 ‘레알’ 보물섬인 것이다. 「보물섬」해적들에게 수반되는 위험도 없다. 항해를 하지도 않고 굶주림에 시달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제주도에서 제공한 6성급 호텔에서 숙박하며 귀빈 대우를 받았다.
언론, 시민단체의 문제제기도 제주도가 앞장서 ‘모’가 제거된 ‘순’방패로 막아내며 ‘헛소리’로 치부해 버린다. 돈 퍼주고 무료 변론까지 완벽하다. 세상에 이런 ‘보물섬’이 어디있겠는가.
보물섬 맞다. 버나드 웨버의 Treasure Island다.

 「보물섬」은 노골적 탐심과 계략, 배반 그리고 자멸 과정을 그렸다. 7대경관 “사기극”은 노골적 탐심과 계략까지 진행된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것은 ‘배반’과 ‘자멸’이다.
이 과정에서 모든 것이 드러날 것이다. 자멸하기 전에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이 그나마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21세기형 조직”의 보물섬에서 제주도민과 진정한 전 세계의 보물섬으로 찾아와야 한다, 제주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