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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레저신문
관광맛집
대 이은 38년 손맛, '80km 열정' 더해지니[제주맛집 시리즈 25] 연동 덕승식당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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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1.29  10: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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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승식당.

벌써 11월말. 따뜻한 음식이 그리워지는 건 당연하다. 제주도에 왔다고 흑돼지(기회를 봐서 흑돼지가 점점 맛없어지고 있는 이유를 알려주겠다)나 회만 주구장창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겨울이 목전에 찾아온 추운날, 잘하는 해물탕집이라고 가봤더니 내용물중 몇개 말고는 제주산이 없어서 슬펐다.

동절기에 어울리는 국물, 제주산 식재료이며 제주 전통방식 음식을 내놓는 곳이 있다.

'덕승식당'. 덕승식당은 두 곳 있다. 상호도 같다. 한 곳은 대정읍에, 모슬포라고 불리는 동네에 있다. 또 한 곳은 제주도 행정의 중심지 제주시 연동에 자리를 잡고 있다.

점심시간에 들르면 십중팔구 자리가 없다. 맛있는 집은 공무원이 가장 잘 안다고 했던가. 덕승식당 3분 거리에 제주도청, 제주도의회, 제주교육청, KT, 한전, MBC까지 몰려있다. 30초 거리에는 KBS도 있다. 이들이 11시경 예약을 마치고 점심시간이 임박한 시간에 행진하듯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면이 눈에 들어오면, 미련없이 핸들을 돌려야 한다. 그게 현명하다. 미련은 미련한 선택이라는 것을 구태여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 옥돔지리.

오랜만에 지인과 식당에 갔다. 옥돔지리를 먹었다. 신선한 옥돔에 무우를 듬뿍 넣어 끓였다. 해장용으로도 그만이다. 과거 옥돔은 귀한 사람들만 먹을 수 있었던 귀한 '생선'이었다. 역시 지금은 '흔해져버린'전복과 더불어 왕에게 올리는 진상품이었다. 지금도 제삿상에는 옥돔으로 끓인 국이 올라간다. 제주 방언은 ‘겡국’.

옥돔국을 끓이는 방법이 지역에 따라 다르다. 제주도 동쪽지역에서는 미역을 넣고 서쪽에서는 무우를 넣는다. 덕승식당 가족들 고향이 어느쪽인지 바로 알 수 있다. 제주도 어느 식당을 가서 옥돔국을 시켰는데 미역이 들어있다면 동쪽이 고향, 무우가 들어있다면 서쪽이 고향 아니냐고 물어보면 거의 틀리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과 함께 약간의 감탄사도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옥돔미역국, 옥돔무우국의 차이를 알겠는가?

옥돔 명칭도 지역에 따라 다르다. 동쪽에서는 '솔라니', 서쪽에서는 '생선'이라고 한다. 한라산남쪽에서는 '솔래기'라고도 한다. 알겠는가? 제주도가 얼마나 넒은 곳인지.

   
▲ 김정희 덕승시장 사장의 친정 아버지인 김수광씨.

덕승식당의 베스트셀러는 옥돔국. 이른바 '지리'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날, 덕승에는 김정희 사장(44세)의 친정 아버지인 김수광(70)씨 혼자 있었다. 김수광씨는 저녁장사에 필요한 옥돔을 가지러 표선면 하천리까지 왕복 80km를 다녀왔다. 이 여정은 매일 반복된다. 김씨는 제주에서 가장 좋은 옥돔이 잡히는 곳이 남원읍, 표선읍 지역이라고 했다. 매일 당일바리로 잡은 옥돔을 사용하고 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간다. 모슬포 덕승식당과 관계는? 모슬포 덕승식당은 김정자씨 시어머니가 경영했었다. 그러니까 김수광씨와는 사돈. 김정자 사장은 큰 며느리다. 모슬포 덕승식당은 작은 며느리가 운영하고 있다.

연동 덕승식당 맛은 김정자 사장의 친정어머니인 이옥자(66)씨 손에서 나온다. 이씨는 29세이던 1975년도부터 식당을 운영했다.

정식 가격 600원, 택시 기본요금도 600원, 갈비 1대 가격도 600원, 트리플 600원 시절이다. 이씨의 오랜 경력이 김정자 사장 ‘빽’인 셈이다. 이씨는 현재 덕승식당 '주방장'이다.

2008년 이전 제주도청 건설과 직원들은 모슬포 출장이 잦았다. 이들은 덕승식당을 단골로 삼았고 출장때마다 이용했다. 말이 씨됐다. 제주시내에서 먹을 수 있게 분점 하나 차리라고. 2008년 4월 지금 장소에 덕승식당이 문을 열었다. 주지했다시피 근처 관공서 공무원들이 자리를 잡았다.

옥돔은 겨울철에 가장 맛있다. 김수광씨는 여름에는 냄새가 '좀' 난다고 했다. 조기도 맛있지만 제주도 사람들은 조기보다 옥돔을 선호한다. 김씨는 "옥돔국 끓이는 거 보면 요리실력을 안다"고 단언했다. 살이 부드러운 옥돔은 매운탕보다 '지리'가 제 맛이다. 나는 옥돔미역국보다 옥돔무우국을 더 좋아한다.

   
▲ 당일바리 옥돔.

메뉴를 고를때는 식당안에 현수막처럼 걸려있는 메뉴판을 보지 말라. 작은 칠판을 보라. 기자가 찾아간날 작은 칠판에는 옥돔, 조기, 우럭, 볼락, 가오리무침이 적혀 있었다. 옥돔은 지리, 우럭은 매운탕, 조기와 볼락은 매운탕이나 지리 모두 가능하다. 재료가 떨어지면 메뉴는 지워진다. 아직 지워지지 않은 어종중에서 선택하라.

생선이 주 재료여서 기상 여건 영향을 많이 받는다. 태풍 볼라벤때는 1주일을 문 닫아야 했고, 산바 내습때에는 4일 쉬었다. 이외에도 풍랑주의보 등 기상상황으로 조업이 불가능한 날이 며칠 계속되면 장사 안하거나 못한다. 아예 안내판도 만들어 두었다.

예약은 출발 전날 하는 것이 좋다. 그 이전 예약은 무용지물이다. 원하는 어종이 없을 수 있다.

둘째, 넷째 일요일은 쉰다. 영업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단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저녁 장사 준비를 위한 시간이다. 식사 못한다.

제주시 연동 293-24. 전화 064-472-0178 <제주레저신문>

   
▲ 덕승식당 메뉴판.
   

▲ 궂은 날씨로 당일바리 생선을 구하지 못하면 임시 휴일 안내판을 내걸고 문을 닫는다.

   
▲ 보조 메뉴판.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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