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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관광지 33] 장쩌민도 한수 배운 '생각하는정원'5만여명 중국 엘리트도 필수 관광코스…'한국의 우공' 칭송
정은선 기자  |  esjeong@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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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2.27  09: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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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범영 '생각하는 정원' 원장

중국에선 '한국의 우공(愚公)'이라 불리며 존경받는 사람, 중국 전·현직 고위급 관료 80여 명과 친분이 있으며, 중국 5년 비자를 받은 유일한 한국인. 바로 성범영(74) 생각하는 정원 원장이다.

50여 년 전 TV 속에 제주도를 다녀온 교수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그의 제주앓이는 시작됐다. 마침 제주도에 살고 있는 군대 친구가 생각나 편지를 보내고 무작정 배를 타고 내려왔다.

제주도를 한 바퀴 돌고 나니 육지에선 볼 수 없는 풍경이 그를 사로잡았다. 겨울인데 밭에는 배추꽃이 피고, 과수원엔 노란 감귤이 주렁주렁 열려있다. 푸른 잎을 뽐내는 상록수도 인상적이었다. 여관방을 잡고 잠을 청하려 했지만 환상적인 광경에 쉽사리 잠에 들지 못했다.

   
▲ '생각하는 정원' 소울가든

제주도를 떠난 후에도 그의 머릿속엔 제주도가 있었다. 그는 서울에서 와이셔츠 공장을 운영하며 돈이 모이면, 시간이 나는 대로 제주도를 찾았다. 그렇게 30여 차례를 반복했을까. 그는 1968년부터 제주에 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제주도 지도를 펼치고 어느 땅을 살지 고민했다. 넓은 평야는 동쪽하고 서쪽밖에 없었다. 하지만 동쪽엔 바람이 강해 포기하고 서쪽으로 알아봤다. 저지리는 서쪽 평야의 중심에 있는 마을이다.

생각하는 정원은 저지리에서도 못 쓰는 땅이라고 버려놓은 곳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가시덤불, 자갈밭을 일군다고 '미친놈'이라고 했다. 주민에게 임금을 주고 일을 시키기도 했다. 눈이 오는 날에도 일을 계속하니 '사람 여럿 죽일 놈'이라는 소리도 들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도저히 내가 죽을 것 같아 내버려두고 서울로 올라가서 돈이나 벌자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그때 새마을운동이 일어났다. 왠지 새마을 운동이 성공을 하면 나도 성공하고, 실패하면 같이 실패할 거라는 생각으로 죽어라 했다. 지금도 새마을 운동에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제주도민들의 텃세도 그를 힘들게 했다. "예전에 비하면 지금은 텃세가 없는 것"이라고 운을 띄운 그는 "나더러 육지것이라 몰아부치고, 공무원들은 창구에서 상대도 안해줬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제주도 사람들을 마음 속 깊이 이해했다. "제주도는 육지사람들에 의해 많은 상처를 받은 곳이다. 유배지였던 과거도 그렇고 4.3 사건도 그렇다"고 했다.

돈이 생길 때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나무를 구해와 심었다. 1992년 개원하기 전까지 숱한 나무들이 죽어나갔다. 한여름 잠시 한 눈만 팔아도 땡볕에 잎이 타들어 가고, 물주는 시간만 5~6시간이 소모됐다. 하지만 그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나무와 점점 모양을 갖춰가는 정원이 너무 기뻤다"고 한다.

허리, 목, 어깨, 다리를 다쳐서 다섯 번이나 수술을 했지만 '최고의 정원을 만들겠다'는 그의 신념을 꺾을 수는 없었다.

처음부터 생각하는 정원은 아니었다. 정원이 커지면서 분재예술원이라는 이름이 정원을 대표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15주년을 기념하며 생각하는 정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나무는 사색을 많이 해야한다"고 말한 그는 "설계도면도 없이 나 혼자 생각하며 만든 정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 성범영 '생각하는 정원' 원장

1995년 11월 당시 분재예술원이었던 생각하는 정원을 찾은 장쩌민 전 중국 국가 주석은 귀국 후 "한국 제주도에 있는 분재예술원은 농민 한 사람이 정부 지원 없이 세계적인 작품으로 만들었다. 가서 개척정신을 배우라"고 간부들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1998년엔 후진타오 주석이 방문했다.

이후 5만여 명이 넘는 중국 공산당원과 정부공무원, 군인 등이 성 원장의 정원 운영 노하우와 철학을 배우기 위해 찾는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 잡았다.

IMF의 타격은 성 원장을 빗겨가지 않았다. 헐값에 정원을 사들이려는 사람들이 몰려 3차 경매까지 넘어갔다. 생각하는 정원은 7년 동안 남의 손에 있었다. "하나님이 정원을 찾아주었다"고 말하는 그의 눈동자에는 그때의 악몽이 잠시 떠오르는 듯했다.

정원을 방문한 어떤 교수는 성 원장에게 "당신은 잔인하고 나쁜 사람이다. 어떻게 나무를 철사로 묶고, 자르고 하냐"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사람 또한 인격체로 만들려면 그만큼 고생이 되는 것이다. 나무라는 것은 생긴 모양과 성격이 다르니 그 목적에 맞도록 쓰여야 한다. 나무에 맞는 훈련을 시켜 아름다운 나무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은 자식들에게 맡기고 나무 돌보기만 한다는 성 원장은 인터뷰가 끝나자 목장갑을 끼며 일하러 가봐야겠다고 말한다. 영락없는 농부의 모습이었다. <제주레저신문>
   
▲ '생각하는 정원'의 겨울

정은선 기자  esjeong@leisuretimes.co.kr

<저작권자 © 제주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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