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제주관광은 급격한 성장과 함께 숱한 논란을 경험했던 한해였다. 1000만 관광객이란 '꿈의 숫자'를 눈앞에 뒀고, 매달 기록을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벌인 중국인 관광객, 세계7대자연경관 논란 등 굴직한 이슈들이 나온 해였다. <제주레저신문>은 올해의 제주관광 10대 뉴스를 선정해, 2012년을 뜨겁게 달궜던 10대 뉴스를 되돌아봤다.[편집자 주]

1. 거침없는 상승릴레이 제주관광객

제주관광객이 거침없는 상승릴레이를 타고 있다. 올해 제주관광객은 지난 30일 현재 관광객은 966만9150명으로 1000만명에 육박했다.

지난 27일 현재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대비 62.6% 상승해 사상 유례없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내국인관광객은 4.0%의 증가율을 보여 대형태풍 3회 내습, 여수엑스포, 총선과 대선, 내수경기 침체 등의 악재 속에서도 선전했다는 평가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은 해외 주요 섬관광지와 견주어도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일본 오키나와 34만명, 베트남 하이난 62만명, 몰디브 78만명에 비해 제주는 146만명으로 월등히 앞섰다.

관광업체도 호황 릴레이에 승선했다. 지난 10월 관광숙박 객실 평균 가동률은 특1급이 2011년 81%에서 올해 85%, 일반숙박업과 콘도 등은 79%에서 87%로 상승했다. 전세버스 가동률도 올해 55.7%, 렌터카 53.5%로  상승했다. 제주도는 내년 관광객 유치목표를 1050만명으로 잡았다.

▲ 세계7대자연경관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 장면.

2. 끊이지 않은 세계7대자연경관 논란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과정에 대한 논란이 올해에도 끓이지 않고 이어졌다.

제주환경운동연합 등 7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월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과정 의혹 해소를 위해 공익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했다.

이들은 제주도정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사업이 대대적인 공무원 동원과 투표모금 운동 등으로 논란이 됐고 선정결과 이후에도 각종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고 공익감사 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27일 제주대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120만 내외 제주도민의 화합과 재외도민의 역할 제고를 위한 대토론회'에서  "감사원으로부터 7대경관 관련 공익감사 청구에 대해 불문처리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실상 감사원 감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말이다.

제주주민자치연대 등 6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7월 우근민 제주지사와 부만근 세계7대자연경관 범도민추진위원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위반(업무상 횡령)과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하지만 검찰은 우 지사와 부 위원장을 상대로 서면조사를 벌인 후 지난 18일 '혐의 없음'으로 수사를 끝냈다고 발표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0월 진행한 제주도 국정감사에선 공무원 투표 동원과 예비비로 전화투표요금 사용, 뉴세븐원더스 재단의 공신력에 대한 검토 미흡 등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3. 중국인 관광객 고공행진

중국인 관광객이 외국인 관광객 시장을 견인했다.

지난 6일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100만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당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04만362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104만5637명. 중국인 관광객만으로도 지난해 성과를 넘어선 셈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53만8541명에 비해 93.8%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2000년 5만7236명, 2004년 10만1236명, 2009년 25만8414명, 2010년 40만6164명 등 매해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은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 가능성에 도전하는 핵심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기대감도 보였다.

▲ 세계자연보전총회(WCC) 장면.

4. 세계자연보전총회(WCC) 개최

'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9월 6일부터 10일간 제주에서 열렸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주최하고 180여개국 1156개 정부기관과 NGO 관계자 1만여명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행사다. 전 세계 환경전문가들과 언론에 제주의 환경자산을 알리는 기회였다.
 
또 제주도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마이스산업 성공여부를 가늠할 시험무대이기도 했다.

WCC에선 제주가 발의한 제주형 의제 5개도 주목을 받았다. 의제는 ▲세계환경수도 평가 및 인증 시스템 개발 운영 ▲유네스코 국제보호지역 통합관리 모델 개발 ▲하논분화구 복원 ▲곶자왈 보전 프로그램 지원 ▲제주해녀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국제 무형유산 지정 등으로 모두 채택되는 성과도 거뒀다.

당시 제주도가 제출했던 세계환경수도 의제 투표에 정작 제주도 회원이 단 한명도 참석하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국이 갖고 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회원총회 투표권 모두 29표. 이중 제주도는 5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총회상정 일정을 미처 파악하지 못해 단 한명도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

세계 환경수도 의제는 IUCN이 지향하는 환경모델도시를 평가하고 인정할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그램 개발하고 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6개 위원회, 사무국 공동참여 사업을 발굴 해나가고, IUCN 국가와 지방공무원이 함께 구성된 환경수도 프로젝트 실무팀을 구성해 운영할 것을 결의하는 내용이다. 제주도가 세계환경수도로 도약하기 위한 첫 단추를 꿴 셈이다.

▲ 고래상어

5. 아쿠아플라넷 고래상어 논란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에 기증된 고래상어 논란이 전국적인 이슈로 부상했다.

10억을 호가한다는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 어민 임모씨가 고래상어를 두 마리나 무상 기증했다는 것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던 것이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지난 7월 4일 중국에서 고래상어를 들여오기로 했지만 중국 어업청이 반출불가 판정을 내려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중국의 불가 판정 3일후인 7일과 5일후인 9일에 각각 고래상어 1마리씩 잡힌 것이다. 절묘한 우연이 겹친 셈이다.

또 통상 대형 물고기가 잡힐 경우 해경에 신고하는게 상식이지만 기증자가 아쿠아플라넷 제주로 먼저 연락을 하고 기증을 했다는 것도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정치망 그물에서 발견된 고래상어는 아무런 상처가 없어 의구심을 자아냈다. 대형 물고기가 그물에 잡히면 요동치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지만 고래상어는 손상이 전혀 없었다.

당시 전국 환경단체들도 고래상어 방류를 요구하며 논란이 들끓었다. 

고래상어 한마리가 지난 8월 18일 폐사했다. 제주대 수의학과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사인은 '만성신부전'에 의한 폐사라는 결과가 나왔다.

폐사 이후 여론의 압박을 받은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9월 6일 나머지 한 마리를 방사한다.

▲ <사진제공=중문골프장)중문골프장.

6. 중문관광단지 매각 논란

특정기업 특혜 의혹을 불러온 중문관광단지 매각 논란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제주에 폭설이 내려도 이곳에선 라운딩 걱정이 없다. 하와이 골프장처럼 라운딩 도중에 고래를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골프장이다. 100억원만 투자하면 단숨에 전국 최고의 골프장이 된다. 땅값 차익만으로도 최대 15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특정기업에게 매각하는 것은 명백한 특혜다."

4번째 공개매각입찰을 앞둔 중문골프장에 쏟아진 평가다. 공개매각입찰은 2개 기업 이상이 참여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연이어 유찰된 바 있다. 유찰 배경엔 권력 개입설 등도 소문으로 나돌았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978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제주 관광진흥을 이끌겠다며 서귀포시 중문동 일대 토지 211만㎡(64만평)를 강제 수용해 중문골프장과 중문광단지를 조성했다. 당시 매입 가격은 3.3㎡(1평)당 평균 5000원∼1만원 선이다. 당시 실거래가 10분의 1 수준도 안되는 말 그대로 '헐값'이란 지적도 받았다.

서귀포 지역 3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중문관광단지 살리기 서귀포 범시민운동본부(이하 범시민운동본부)'는 지난 5월 30일 서귀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관광공사가 땅값이 3.3㎡(1평)당 150∼300만원인 중문관광단지와 중문골프장을 3.3㎡ 당 20만원 인 1500억원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민간기업의 입장에선 3.3㎡당 100만원으로 계산해도 5배가 넘는 수익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최대가인 300만원으로 계산하면 15배가 넘는 수익을 얻는 셈이다.

▲ 크루즈선을 타고 제주에 입항한 관광객.

7. 대형 크루즈선 방문 러시

제주국제크루즈선 제주 기항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올해 제주 국제크루즈 관광객은 14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제주에 기항한 크루즈는 총 15척으로, 80회에 걸쳐 제주를 방문했다. 지난해 6만 5천명과 비교하면 115% 가량 증가한 수치다.

제주기항 크루즈는 지난 2004년 2척 753명을 시작으로 매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 6월 23일엔 초대형 크루즈선인 보이저호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제주외항에 입항해 눈길을 끌었다.

14만톤에 달하는 보이저호는 14층 높이로 길이는 길이 311m에 달하며 승객 3,840명, 승무원 1,181명을 수용하는 아시아 최대 크루즈선이다. 전 세계 10만톤급 이상 초대형 크루즈선 30여척 중 10번째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반나절 머무는 것에 그치는 크루즈 관광객을 관광객 수치에 집어넣느냐에 대해선 논란이 많았다.

<제주레저신문>은 지난 6월 23일 크루즈선인 보이즈호 관광객을 동행 취재했다. 당시 동선을 살펴보면 부분 무료관광지를 둘러본 후 면세점 쇼핑이 전부다. 이들이 면세점 쇼핑을 제외하고 제주지역에서 발생시킨 매출은 중문 주상절리 입장료 1인당 1000원이 전부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이들은 '관광객'이 아닌 '방문객'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이들을 관광객 통계로 잡는 것도 관광객 부풀리기란 지적도 제기된다.

▲ 올레길 순찰대 발대식 장면.

8. 올레길 여성 관광객 살인사건

7월 12일 제주올레 1코스에서 여성 관광객 강모씨(40)를 인근 주민 강모씨(44)가 무참히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강씨는 피해자의 신체 일부를 토막내 공공장소에 유기하는 잔혹함도 보였다. 강씨는 범행 9일만에 경찰에 붙잡힌다.

강씨는 지난 11월 19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하지만 유족들은 법원이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사건 발생 이후 올레길 안전대책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며 제주관광 이미지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경찰은 '올레길 순찰대'를 창설했다. 제주공항 등에는 올레길 여성 관광객의 안전을 위한 단말기를 비치했다. 긴급 상황시 단말기 버튼을 누르면 경찰 112종합상황실에 설치된 관제모니터로 긴급호출이 이뤄짐과 동시에 신속한 경찰 출동이 가능한 '제주여행 지킴이'서비스가 개통된 것이다.

제주도의회는 올레길 안전대책 세부계획수립 등을 담은 '제주특별자치도 올레 등 관리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 도내 모 렌터카 업체 홈페이지.

9. 렌터카 출혈경쟁 가속화, 100원 요금 등장

제주도내 렌터카 업계의 가격인하 경쟁이 '제 살 깎기'일 정도로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12월 3일 도내 모 렌터카 회사는 K5 중형자동차를 1주일 전 조기 예약 시 대여료 100원이라는 믿기 힘든 요금까지 선보였다.

도내 렌터카 시장의 과도한 경쟁에서 비롯된 출혈경쟁 탓이었다. 

렌터카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이미 수요대비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7∼8월 성수기를 제외한 비수기 기간 과당경쟁으로 인해 렌터카 대여료 하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소셜 업계가 제주 관광시장을 지배하면서 수요·공급과는 무관한 '반값' 할인으로 이어졌다. 과당경쟁 및 출혈경쟁으로 이미 반토막난 하락한 대여료를 다시 '반값'할인을 통해 대여요금 수준을 밑바닥 수준까지 끌어내린 것이다.

지난친 출혈경쟁으로 인해 연쇄도산 우려 등 렌터카 업계에 한파가 몰아친 한해였다.

▲ 카사델 아구아.

10. 카사델 아구아, 커넥센 의혹(?)

사유 재산을 침해한 불법건축물이기 때문에 철거는 당연하다는 입장과 멕시코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마지막 유작으로 세계건축사에 기념비로 남을 가치가 있어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부딪쳤다.

여기에 우근민 제주지사가 지나칠 정도로 토지 소유주인 (주)부영 편들기에 나섰다는 주장도 불거지며 논란을 가열시켰다.

카사 델 아구아는 (주)JID가 지난 2009년 3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앵커호텔의 홍보관 겸 모델하우스로 지었다. 리카르도 레고레타 특유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간직한 작품으로 꼽히며 지난 2011년 12월 그가 숨지면서 마지막 유작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카사 델 아구아 부지 주인이 바뀌면서 철거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인수자인 (주)부영은 서귀포시를 통해 지난 5월 모델하우스 철거를 행정 대집행하기 위한 절차를 착수했지만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5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제주도 국정감사에도 카사 델 아구아는 논란이 됐다

김기선 의원(새누리당, 원주시 갑)은 제주도의 카사델아구아 철거방침에 대해 집중 추궁하며 "우 지사는 카사델아구아 철거반대 비상대책위원회와의 면담에서 법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대신 '부영회장에게 신뢰를 잃어버린다. 그럴 순 없다'고 했는데 부영회장과 무슨 신뢰를 잃어버리는 건가. 부영과 무슨 특별한 관계라도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우 지사는 "만약 개인 재산이 아닌 제주도 땅이었으면 매입했을 것이다. 그러나 부영의 땅이다. 사유재산을 행정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면서 "(이중근)부영 회장의 뜻이 제주도에 전달됐다. 더 이상 설득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석연치 않았던 우근민 지사의 '부영 편들기' 의혹은 또 다른 논란을 예고했다. <제주레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