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강제철거가 시작된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건축물.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가 결국 철거됐다.

6일 오전 9시 제주도의 행정대집행 명령에 의거해 서귀포시 공무원들로부터 강제 철거되기 시작했다.

5일 제주도가 카사 델 아구아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지 하루만이다.

이날 카사델 아구아는 굴삭기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 건물 곳곳이 흉칙한 몰골로 변하더니 금세 땅바닥으로 주저 앉았다. 거장의 마지막 유작이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힘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철거 현장엔 철거를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 관계자들과 제주도의회 강경식, 김용범, 이선화 의원이 현장을 찾아 굴삭기에 의해 무너지는 건축물의 모습을 지켜봤다.

그동안 이 건축물은 '철거'와 '보존' 사이를 두고 치열한 의견대립을 이뤄왔다.

카사 델 아구아는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故 리카르도 레고레타가 지난 2009년 3월에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앵커호텔의 홍보 모델하우스로 지은 건물이다.

특히 이 건물은 레고레타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간직했다는 평을 받으며 2011년 12월 그가 숨지면서 마지막 유작으로 남게 돼 그 의미가 더해졌다.

▲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故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건축물. 앵커호텔의 모델하우스로 지난 2009년에 지어졌다.

하지만 카사 델 아구아 부지 주인이 부영㈜으로 바뀌면서 철거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부영이 서귀포시에 철거 신청을 하게 되자, 행정에선 이 건물이 사유 재산을 침해한 '불법건축물'로 규정해 철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에선 레고레타의 마지막 유작이므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해 갈등을 불러 일으켰다.

논의 과정에서 건축물 소유주인 JID㈜가 무상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혔지만 제주도와 부영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철거하게 된 것이다.

이에 제주도는 카사 델 아구아 건물에 대해 이전 복원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전 장소는 현재 중문관광단지와 저지 문화예술인마을 등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미정이다.

결국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유작인 '카사 델 아구아'는 사진 속으로만 남아있게 됐다. <제주레저신문>

▲ 앵커호텔(왼쪽) 옆 바닷가 쪽(올레 8코스와 인접해 있다)에 레고레타의 건축물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