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루.

유해동물로 지정된 노루가 7월 1일부터 포획이 허용됐지만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법 개정 이후 후속조치들이 미처 뒤따라오지 못한 탓이다. 포획자만 노루고기를 먹을 수 있는 규정 때문에 노루 적정 개체수 조절에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달 28일 '제30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제주도 야생동물 보호·관리 조례안'을 가결했다.

조례안은 막대한 농작물 피해를 끼치는 노루를 '유해동물'로 지정해 2016년 6월까지 적정관리를 위한 포획을 허용한다는게 주요 골자다.

멸종위기에 놓여있는 천연기념물 제 191호인 제주한란의 최대 적도 노루라는 말이 있다. 제주한란은 노루가 가장 좋아하는 식물이다.

현재 참새와 까치, 어치, 까마귀, 멧비둘기, 고라니, 멧돼지 등이 유해동물로 지정돼 포획이 허용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까지만 해도 노루는 관찰하기 어려울 정도로 개체수가 적었다. 그러나 1987년 이후 노루 먹이주기, 밀렵 밀거래 단속, 올가미·올무 수거 활동, '노루 보호도로 지정 등 각종 보호정책을 펼쳐 지금은 어느 곳에서든 볼 수 있을 정도로 개체수가 증가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발 600고지 이하에서 관측된 노루 개체수는 1만7700여 마리로 한라산 고지대에 서식하는 노루까지 감안하면 2만마리에서 2만1000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09년 1만2800여 마리에 비해 7000여마리가 늘어난 것이다

현재 노루고기를 합법적으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은 2가지다

노루로 인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포획하겠다고 제주도에 신청을 하면 심사를 거쳐 허가를 내 준다. 도는 포획 지역, 도구, 숫자를 설정을 해주게 된다. 법 시행은 7월 1일부터 3년 간이다. 포획한 노루는 먹어도 된다. 주변 사람들과 나눠 먹어도 된다. 단, 상업적 유통은 불법이다.

또 한가지의 방법은 도에서 수렵동물로 지정하면 된다. 아직 검토중인 단계여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예측이 힘든 상태다. 수렵동물로 지정이 되도 포획자만 먹을 수 있다. 여기서도 상업적 유통은 불법이지만 돈을 받지 않고 나눠먹어도 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도내 노루수는 2만여마리로 추정하고 있다"며 "환경전문가들은 전체 생태계 보호를 감안한다면 10분의 1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생태계 파괴와 농작물 피해 주범으로 알려진 노루 1만9000마리를 포획해도 된다는 말이다. 

이 관계자는 또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도의 입장은 포획방법도 생포쪽으로 방향을 잡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통과된 조례안의 목적이 노루 개체수 줄이기라면 세부법령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제주레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