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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조선왕들도 탐했던 노루고기
강민식 기자  |  kminsik@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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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3.14  01: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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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루.
식탐이 남달랐던 연산군이 매달렸던 음식, 소비량이 얼마나 많았길래 꼬리나 혀 한개의 값이 무려 면포 20~30필에 이르렀다.

반정으로 연산군 뒤를 이어 왕에 오른 중종은 각 지방의 진상품목과 수량을 절감해 주었지만 연산군이 가장 즐긴 별미중 하나인 이것은 그대로 유지했다. 신하들이 제주도에서 난다는 이유로 개정을 요청했고, 각 도에 이 동물이 번식할 틈이 없다고까지 말했지만 중종은 "각 도의 진상은 관할부서에서 담당하고 있으니 내 어찌 알 수 있겠느냐"며 딴청을 부렸다고 한다.

또 "새끼나 태반 등은 몰라도 이 고기와 이 고기로 만든 육포 등은 개정할 수 없다"고 버텼다.

중종은 조상에의 예의, 대비에의 효도 등을 내세워서 한사코 진상을 계속 하도록 했다.

얼마나 맛있었으면...

조선 13대 왕인 명종의 시정기에도 "이 고기를 좋아하고 특히 꼬리를 즐겨 드신다"고 나와 있다.
 
영조도 고령인 79세때 "반찬 중에서 사슴 꼬리만 손을 댈 수 있다"라고 했을 만큼 그 맛을 탐했다.

이상은 왕의 밥상 (함규진 저)에 나온 내용이다.

정약용이 황해도, 평안도 일대를 돌아보고 남긴  '장난삼아 서흥도호부사 임성운에게 주다' 라는 시에는 "笠樣溫?鹿?紅(입양온요녹련홍) 삿갓 모양의 따뜻한 냄비에는 저민 (   )고기가 붉은데"라는 시구가 있다. 북쪽 지방인 황해도에 눈이 많이 내리면 이 고기와 냉면을 마련해두고 길 떠나려는 손님을 붙잡는다는 이야기다. 냉면도 이 고기도 고급식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홍길동전을 쓴 허균이 1611년 쓴 음식품평책인 도문대작(屠門大嚼)에는 이 동물의 꼬리를 평하며 "부안에서 말린 것이 가장 좋고 제주도 것이 두번째"라고 했다.

동의보감에서는 "이 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허약(虛弱)하면서 야윈 것을 보(補)하고 오장(五臟)을 튼실하게 하며, 기력(氣力)을 더해주고 혈맥(血脈)을 조화롭게 해준다. 이 고기는 전부 사람에게 유익하니 들짐승 중에는 제일이다"고 나와 있다.

'노리 또려난 막뎅인 3년 동안 등겁나'라는 속담이 있다. '(    ) 때려잡은 몽둥이 3년 우려먹는다'라는 뜻이다. 이 속담은 여러가지로 해석된다. 약효도 실속도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쉬지 않고 사용하는 한심함을 비아냥 되는 뜻과 함께 절약정신을 강조하는 속담으로도 말한다. 또 이 고기가 얼마나 맛있으면 이런 속담이 다 만들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필이면 이 동물일까? 개도 있고 소도 있고 닭도 돼지도 있는데...

이 짐승뼈로 곰국을 끓이면 진액이 소뼈보다 더 진하게 우러나오고 뼈마디가 쑤시거나 신경통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고기로 만든 전골은 한겨울에 특히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일본식 육포인 사이보시(さいぼし)는 이 고기로 만들걸 최고로 친다. 그 다음이 말. 소고기 순이다.

어떤 동물일까?  정답은 노루다. 연산군, 중종, 명종, 영조는 노루고기 중에서 특히 꼬리인 녹미를 좋아했다.

제주도의회가  농민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노루포획을 허용하는 조례안을 지난달 28일 가결시켰다. 이로써 7월1일부터 3년간 올무, 총기를 사용한 노루 '사냥'이 가능하게 됐다.

눈치빠른 미식가들은 벌써 군침을 삼키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맛보기는 쉽지 않을것 같다.

개체수가 크게 늘어난 노루로 인해 농작물 피해를 본 농민이 제주도에 포획허가를 신청하면 제주도에서 허가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피해당사자가 노루를 포획하면 먹을 수 있다. 상업적 유통은 안되지만 가족들과 지인들과 나눠먹는 것은 괜찮다고 한다.

수렵대상 동물로는 지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사냥꾼들이 총을 사용해 잡게 될지 여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제주도가 농민 요구와 환경단체의 비난에서 나름대로 고육책을 쓰고 있는것 같다. 농민 민원도 들어주는척 해야 하고 환경단체 주장도 도외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시적 포획허용의 목적이 노루 개체수 줄이기에 있다면 달성을 위한 효율적인 방법을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스탠스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제주레저신문>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저작권자 © 제주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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