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매에 상장된 경주마.

몇 초 단위로 1000만원씩 높아졌다. 2분도 채 안돼 순식간에 낙찰이 됐기도 했다.

멈출듯 하다간 다시 호가 경쟁이 시작되기도 했다. 경매자들의 눈빛도 사뭇 비장했다. 2∼3초만에 1000만원 단위가 바뀌는 탓이다.

몇분 단위로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주변에서 축하말을 건네는 풍경도 연출됐다. 

휴대전화도 불이 났다. 얼마에 낙찰 받았다고 전화를 돌리는 풍경이 이곳에선 자연스러웠다.

국내산마 경매가 열린 제주육성목장 26일 풍경이다.

경매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눠졌다.

미리 점찍어 놓은 말이 있는 듯 했다. 경주마가 들어서는 순간 일제히 시선이 쏠리는 말과 아무도 경매에 나서지 않는 경주마가 대비됐다.

2층으로 된 경매장엔 앞 중앙에 무대가 마련돼 있었다. 경매말이 선을 보이는 자리다. 경매장 관계의 손에 이끌려 경주마가 들어선 뒤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았다. 

사회자가 아비말과 어미말의 경주마 전적과 상금액수를 소개하며 경매가 시작됐다.

시작가는 2000만원. 사회자가 경매 특유의 리듬섞인 목소리가 흥분을 돋궜다. 상황에 따라 100만원, 500만원, 1000만원 단위로 경매가를 높였다.

경매자들은 조용히 응시하는 듯 했지만 호가는 계속 높아졌다. 전자식 호출방법으로 경매를 하는 덕분이다.

한 경주마는 1억원 호가가 나왔지만 유찰되기도 했다. 소유자가 내건 유찰금액보다 낮았던 탓이다.

경주마 프로필이 소개되기도 전에 성급한 호가가 나오기도 했다. 낙찰 욕심에 마음이 급한 듯 싶었다.

1억 500만원 낙찰됐다는 사회자의 말이 나오기 무섭게 호가를 불렀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사회자가 잠시 당황하더니 방망이를 때리기 전에 호가 불이 들어왔다며 다시 경매가 시작되기도 했다. 결국는 1억 3000만원으로 낙찰가가 높아졌다.

▲ 경매장 입장을 기다리는 경주마.

경매장 뒤쪽엔 경매를 앞둔 말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교사가 흥분한 말을 다독이기도 했다.

경매장 관계자는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서로가 다 아는 사이"라며 "서로가 경쟁관계인 탓에 직접 호가를 부르지 않고 전자식 호출경매를 선호한다"라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또 "25일 진행된 상장마 보행검사에서 미리 점찍어 놓는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마 경매사상 최고액도 터졌다.
 
부마 엑톤파크와 모마 미스엔텍사스의 자마인 2세(숫말)로 2억 9000만원에 낙찰됐다. 제주 경주마 경매 사상 최고액 낙찰 기록이다. 생산자와 소유자는 박정배씨다. 낙찰자는 김도욱(서울마주)씨다.

이날 경매에선 도내 생산농가 2세마 141두의 경주마가 상장됐다.<제주레저신문>

▲ 제주마 경매사상 최고 낙찰액을 기록한 부마 엑톤파크와 모마 미스엔텍사스의 자마인 2세(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