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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목해안도로' 제주도 숨겨진 명품 해안도로길내가 기억하는 나만의 명소
김명현 기자  |  AshesKMH@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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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09  0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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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목포구를 지나 하효항으로 향하기 전 해안도로.

올레6코스가 끼어있는 보목해안도로는 제주도내 다른 지역 해안도로와는 사뭇 다르다.

대개 제주시권 내의 해안도로는 평탄한 느낌을 주는 곳이 다수를 차지한다. 제주도 해안도로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애월해안도로나 김녕-성산 해안도로만 봐도 드넓은 정경이 그대로 그려진다.

하지만 서귀포 지역의 해안도로는 북쪽(제주시권)과 달리 평탄하지 않다. 북쪽에 비해 해수욕장이 그리 발달하지 않았다는 점이 서귀포지역 해안선의 형태를 설명해준다. 중문을 비롯한 제주남쪽의 해안가 지형은 북쪽에 비해 거친 편이다.

   
▲ 보목천으로 향하는 해안도로 외길. 굴곡이 심하고 폭이 좁아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2차선으로 곱게 포장된 제주도내 해안도로는 11곳인데 7곳이 제주시권에 속해 있다. 그나마 평탄한 성산지역의 해안도로(29㎞)를 제외하면 서귀포 지역의 해안도로 길이는 33.5㎞에 불과하다. 11곳의 해안도로 총 길이는 약 240㎞에 이른다. 그만큼 서귀지역의 해안도로 지형이 서로 연결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서귀포 지역엔 포장되지 못한 해안도로가 많다. 그중 한 곳이 보목해안도로다. 보목해안도로는 보목동 입구인 서귀포KAL호텔에서부터 보목포구를 거쳐 쇠소깍까지 이어진 구간을 말한다. 이 길은 올레6코스와 겹쳐있다. 포장도로가 아닌 구간이 꽤 많이 포함돼 있으며 차 한 대가 겨우 지나다닐 정도로 좁은 폭의 도로구간도 있다. 그러니 이곳에 나설 땐 올레꾼들과 맞은 편 차량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서귀포시 동쪽에 위치한 보목동은 '볼목(몽)리'라고 불리며 매년 6월에 자리돔축제로 유명한 곳이다. '볼목리'의 옛 이름은 '볼래낭개'다. 이는 보목마을에 '볼내나무'가 많이 자생했다 하여 생긴 마을명이다. '낭'은 '나무'의 제주어이며, '개'는 '작은 포구'를 뜻하는 제주어다.

   
▲ 보목해안도로 진입로. 서귀포KAL호텔에서 동쪽 방향으로 가다보면 나온다.

보목동을 알리는 표지석 우측 도로로 들어서면부터 보목해안도로가 시작된다. 초입부분은 해안도로라고 하기엔 뭔가 좀 부족해 보인다. 바다가 보이지 않기 때문. 제주대학교 연수원 건물을 지나면 비로소 바다가 보이고 섶섬이 눈앞에 나타난다.

보목동 해안가 바로 곁(약 450m)엔 섶섬이 서 있다. 섶섬은 제주도내 무인도 중 가장 크고 높다(155m). 섬 주변이 거의 수직으로 깍아지른 주상절리도 돼 있고 180여종의 각종 희귀식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있다. 또한 국내 유일의 파초일엽(넓고사리, 천연기념물 18호) 자생지이기도 하며, 돌돔, 다금바리, 감성돔, 뱅어돔 등이 풍부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섶섬은 주변의 문섬, 범섬과 함께 문화재보호법과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2021년까지 출입이 제한돼 있다.

섶섬이 제대로 보이는 아기자기하게 생긴 조그만 구두미 포구에선 현재 쉼터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서 바라본 경치가 워낙에 좋아 송산동(보목마을은 송산동의 법정동이다)에서 섶섬 알림센터(쉼터)를 조성하고 있는 것. 1층에 사무실을 만들고 그 맡에 화장실과 샤워실을 갖춰 올해 7월 중순께 완공될 예정이다.

   
▲ 구두미 포구에서 바라본 섶섬. 포구가 아주 작아 귀엽게 보이기까지 하다.

계속 가다보면 이곳에 들어선지 1㎞도 채 안돼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해안가로 이어진 길은 폭이 워낙 좁고 경사면 굴곡이 심하다. 다른 쪽 길로 가면 바다를 볼 수 없다. 선택의 여지 없이 해안가 좁은 도로로 들어서면 보목동 포구 마을 일대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차를 세워두고 감상할 만한 틈이 없다. 행여나 맞은 편으로 차가 오면 낭패니 서둘러 빠져나가는 것이 상책.

좁은 도로에선 금방 빠져나올 수 있는데 보목천이 마을을 관통하고 있어 해안도로가 계속 이어지진 않는다. 좁은 길을 나와 도로에 들어섰다면 다시 마을 안 길로 접어들었다가 다시 바닷가쪽으로 가야 보목해안도로를 즐길 수 있다. 해안도로에 접어들면 우선 천천히 달리자. 원래 해안도로는 경치를 감상하며 달리라고 만든 도로니 빨리 달려서 좋을 건 없다. 갈림길이 나오면 무조건 바닷가쪽으로 가야 한다. 잠시 방심하고 그대로 길따라 가버리면 다시 되돌아와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보목포구에 들어서면 수십마리의 갈매기떼들이 포구 주위를 선회한다. 포구에선 방금 잡은 고기들을 손질하고 있다. 이곳 보목포구에서도 7월부터 간조시에 바릇잡이 체험어장이 열린다. 단, 7㎝이하의 소라나 10㎝이하의 전복, 4㎝이하의 오분자기는 채취할 수 없다. 바릇잡이란 야간에 횃불을 이용해 수산물을 채취하는 전통 어획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 보목포구에서 바라본 섶섬 전경. 갈매기들이 포구 주위를 선회하고 있다.

보목포구에 이르면 포구 바로 뒤쪽으로 오름이 하나 솟아있다. 제지기오름이다. 보목포구를 지나 제지기오름 입구에 다다르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차를 잠시 주차한 뒤 꼭 한 번 올라가보길 권한다. 경사가 제법 가파른 듯 보이지만 올라가는 길이 잘 정비돼 있어 어렵지 않다. 정상에 다다르면 섶섬과 보목포구의 마을 전경에 그만 넋을 놓고 말 것이다. 제지기오름은 높이 94.8m에 불과하지만 지귀도와 서귀포시까지 보이는 곳으로 전망이 탁월하다.

제지기오름과 섶섬 사이에 펼쳐진 해안가에선 어르신들이 보말줍기에 한창이다. 모래사장이 없고 전부 바위로 이뤄져 있어 보말천국인 곳이다. 바람 한 점 없이 따스한 태양 볕이 내리쬐는 날, 이곳 간이 주차장 방파제에 앉아 섶섬과 저 멀리 지귀도까지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 없이 마음이 평온해져 온다.

이곳을 지나 보목해안도로를 계속 따라가다 보면 하효항이 나오고 쇠소깍으로 이어진다. 하효항에 이르기 전 이름모를 벤치에 앉아 낮은 절벽에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의 물결가루를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치 무언가에 취한 듯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파도처럼 차분히 몰아친다. 그렇게 제주도의 해안도로는 다시 언제 찾아가도 좋을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에 남게 된다. <제주레저신문>

   
▲ 보목천을 관통하는 올레6코스.

   
▲ 제지기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섶섬과 보목포구 마을 일대. 경치가 매우 수려하다.

   
▲ 제지기오름은 경사가 높은 편이지만 고도가 그다지 높지 않고 등반로가 잘 정비돼 있어 쉽게 올라갈 수 있다.

   
▲ 보목해안도로 끝 쇠소깍 주변 해안가.

 

김명현 기자  AshesKMH@leisuretimes.co.kr

<저작권자 © 제주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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