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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해안' 그랜드캐니언 안 부럽다
김명현 기자  |  AshesKMH@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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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07  0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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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그랜드캐니언 부럽지 않을 용머리해안의 절경.

말 그대로다. 용머리해안은 제주의 그랜드캐니언이라 칭할만큼 그 위세가 당당하다 못해 경탄을 자아냈다.

실제로 눈으로 목격하고 나니, 제주사람으로서 태어나서 35년만에 이곳을 처음 방문했다는 것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정말 어디가서 "나 여기 처음 가봤어"라고 말하기가 민망하다.

그만큼 이곳의 경관은 "끝내준다". 꿈에서나 드나들법한 해안가의 모습은 죽기 전 반드시 가봐야 할 곳 중 한 군데임이 분명한 것 같다.

나무의 나이테를 보면 그 나이를 짐작할 수 있듯, 사계리 바다를 바로 옆에 끼고 용머리해안 돌 위를 걸으며 색색이 다른 기이한 모양으로 형성된 지층을 보면 엉겹의 세월이 축적돼 왔음을 능히 짐작해 볼 수 있다.

사실 '용머리해안'에 대해 별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이 그동안 방문을 미뤄 온 이유이기도 했다. 왜냐면 용머리해안이 제주시 용담에 있는 '용두암'과 비슷한 형국일거라 여겼기 때문이다.

   
▲ 용머리해안 입구.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돼 있어 입구로 가든 출구로 가든 상관없다. 사실 딱히 어느쪽이 입구라고 말하기 어렵다. 가는 길과 오는 길의 경치는 또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에 다음 번 다시 방문하게 되면 반대쪽 출구로 들어가길 권장한다.

바닷가에 용머리 모양의 바위가 있다고 해서 유명해졌지만 정작, 볼 것은 딱 그 바위밖에 없는 용두암. 용머리해안도 거기서 거기이겠거니 한 것이다. 이를 보더라도 무지(無知)는 가장 위험한 죄악일 수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그런데 정작 이곳 용머리해안을 한 바퀴 돌아보면 '대체 왜 용머리 해안인거야'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용담에서 보던 '용머리' 모양의 바위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어서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위치한 이곳 '용머리'는 제주시 '용두암'과는 매우 다르다. 크기와 그 모양새에서부터 다른데, 용두암은 머리를 내밀고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이라면 용머리해안은 용이 바다로 들어가는 형세를 띠고 있다.

그런데 그 크기가 너무 커서 육안으로 알아보기 어렵다. 근처 산방산에 올라가서 봐라봐야 어렴풋이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 용머리해안. 지형이 워낙 크기 때문에 사진의 한 프레임에 눈에 보이는 경치를 모두 담을 수 없다.

용머리해안은 수만년 동안 만들어져 온 사암층(사암바위)이다. 약 180만년 전 바닷 속 세 개의 화구에서 분출된 화산쇄설물이 쌓여 응회암층을 형성했고 여기에 모래가 쌓이면서 사암층으로 이뤄졌다. 다시 이 사암층은 수만년간 바다의 침식작용과 바람의 풍화작용을 거치며 지금의 형태를 띠게 됐다. 용머리해안의 응회암층은 길이 600m, 높이 20m 5만1132㎡(1만5476평).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용두암과는 그 뿌리부터 다른 '용'인 셈이다.

이곳에 내려온 전설에 의하면 이러한 '용'의 지형을 시기한 진시황이 호종단을 시켜 용머리 혈맥을 끊으려 했고, 칼로 내리친 자리에서 피가 흘러 주변을 물들였다. 중국으로 돌아가던 호종단은 한라산 신의 노여움을 받아 태풍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설이 있다.

용머리해안 절벽의 층리가 매우 발달된 이유는 화구에서 터져 나온 화산쇄설물들이 화산가스와 수증기, 바닷물과 뒤섞여 빠르고 격렬하게 식으면서 쌓였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지층이 반듯하게 쌓이지 못하고 렌즈 모양같이 매우 특이한 형태로 지층이 형성된 것이다.

   
▲ 용머리해안.

특히 용머리해안은 성산일출봉이나 수월봉과 달리 화구가 이동하며 생성된 지형이면서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수성화산이라 지형적 가치가 매우 큰 자연유산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10년 10월 4일에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도 했다. 정부에선 뒤늦게서야 2011년 1월에 천연기념물 제526호로 지정했다.

현재 세계지질공원으로 등록된 곳은 21개국 66곳에 이르는데, 이 중 제주도에서 9곳이나 지질공원으로 등록된 상태다. 한라산, 성산일출봉, 만장굴, 산방산, 수월봉, 대포 해안 주상절리대, 서귀포층, 천지연폭포 그리고 용머리해안이다.

용머리해안 끝에는 부드러운 검은모래사장이 펼쳐진 해안가가 있으며, 가까운 거리에 송악산과 추사적거지, 조각공원, 화순해수욕장, 가파도, 마라도 등의 관광지가 많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둘러볼 수 있는데 물때와 일기에 따라 못 들어갈 수도 있다. 수심이 깊은 사계리 바다가 바로 곁에 있기 때문에 바람이 심하게 불어 파도가 치거나 만조때는 입장이 제한된다.

그러니 이곳에 가려면 바람 한 점 없는 썰물 때를 맞춰 가야한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그런 날씨 좋은 날은 365일 중 많지 않다는 것 때문에 운에 맡겨야 할 때가 많다. 입장료 1000원, 도민은 무료. <제주레저신문>

   
▲ 용머리해안 입구로 가는 길에 보이는 산방산.

   
▲ 용머리해안 입구에 하멜상선 전시관이 있다. 지난해 태풍으로 인해 부서져 아직도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다.

   
▲ 이것이 에메랄드빛 바닷결. 너무 맑다못해 보석같이 신비롭다.

   
▲ 용머리해안에 조성된 산책로(?)는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지형이지만, 간혹 끊긴 길이 있다. 관광객들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보완된 곳.

   
▲ 용머리해안. 썰물 때여서 따개비들이 햇빛에 노출돼 있다.

   
▲ 올라가면 출구 혹은 입구다. 암벽이 흰색 빛을 띠는 이유는 사암층(모래도 이루어진 지층)이기 때문이다.

김명현 기자  AshesKMH@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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