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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도 반했던 안덕계곡 '구가의서'로 재조명[영상 속 제주] ⑤안덕계곡
김명현 기자  |  AshesKMH@leisur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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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14  02: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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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덕계곡.

제주에 또 하나 드라마 속 명소가 탄생했다.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 위치한 안덕계곡. 신세대 스타 아이콘 이승기와 수지를 내세워 지난달 8일 첫 방영된 MBC 드라마 '구가의서'. 극 전개 초반, 이곳 안덕계곡의 모습이 유난히 많이 등장했다.

극중 구미호 월령(최진혁)의 거처로 등장했던 장소다. 월령과 서화(이연희)가 사랑하게 되면서 달콤한 신혼생활을 보내고, 월령이 최후를 맞은 곳으로 소개됐다. 담평준(조성하)의 칼에 숨을 거둔 월령의 영혼이 안덕계곡을 휘돌며 사라진 곳이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절벽과 평평한 암반 위를 흘러내리는 맑은 물줄기. 얼핏 무릉도원으로 향하는 길목같이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사람이 아닌 신선이라면 이런 곳에 거처를 마련해 살고 있음직하다. 그러고보니 지리산을 수호한다는 구미호 월령의 거처에 걸맞게 이만한 장소도 없겠다 싶다.

아름다운 풍경에 반한 시청자들은 이곳이 어디냐는 시청자들의 문의가 폭주했고, 드라마 제작국은 홈페이지에 촬영장소를 소개하는 '드라마 속 화제' 코너를 만들기도 했다.

   
▲ 안덕계곡에 들어가다가 문득 뒤를 돌아봐도 절경이다.

사실 이곳은 드라마로 널리 알려지기 예전부터 풍광이 빼어나기로 유명했다.

지리산 산자락 어느 깊은 곳에 정말로 이와 같은 곳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안덕계곡은 내륙의 어느 계곡과도 다른 풍경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계곡들은 흐르는 물줄기에 의해 깎이며 형성되지만 안덕계곡은 한라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거칠게 훑고 지나간 지형이어서 독특한 형상을 띤다. 또한 안덕계곡 일대는 난대림 식생으로 희귀종을 포함한 300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난대림들과 양치식물들이 계곡 전체를 휘감고 있다.

이 때문에 안덕계곡 일대 상록수림은 1966년에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377호로 지정됐다. 덕분에 드라마 촬영허가를 받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쳐야 했다는 후문이다.

희귀식물인 담팔수와 상사화를 비롯, 구실잣밤나무와 멀구슬나무, 자금우, 조록나무, 사스레피나무, 종가시나무, 말오줌때(고추나무과), 참식나무 등 정말 다양하다. 나무들 보단 나도생강, 큰봉의꼬리, 돌토끼고사리, 긴잎도깨비고비 등 고사리과 양치식물이 매우 많다.

매우 많다고 해서 함부로 채취하면 안된다. 이 지역 일대 전체가 자생식물 복원구간이다. 그 어떠한 동식물을 포획하거나 채취, 식재, 방생하면 문화재보호법에 의거해 처벌(3년 이상의 유기징역)받게 되기 때문이다. 화기사용과 수영 또한 금지돼 있다.

   
▲ 큼직한 주상절리대가 한쪽 벽면에 솟아있다. 지난해까지 붕괴위험으로 입구가 봉쇄됐었다.

안덕계곡 주차장에 이르면 조그만 횡단보도를 건너고 왼편에 나 있는 계단으로 내려가야 입구로 들어갈 수 있다. 주차장 입구엔 추사유배지 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안덕계곡에 들어서면 한 눈에 둘러봐도 예사로운 곳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중문에서나 봤던 주상절리대 절벽이 산책로 한 쪽 벽면에 우뚝 솟아있다. 입구 초입에 있던 높이 12∼13m의 주상절리대 하나가 붕괴 위험으로 지난해까지 입구를 통제한 바 있다. 대신 북쪽 산책로를 이용해 들어갈 수 있게 했다. 지금은 붕괴위험을 제거했는지 출입제한이 풀려있다.

산책로 따라 가다보면 바위그늘집터들이 보이고 갖가지 나무와 고사리과 식물들을 알아보기 쉽게 명패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계곡 안쪽으로 들어서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래서 안덕계곡과 가까운 대정에서 유배살이를 했던 추사 김정희도 이곳의 아름다움에 반해 자주 찾았다고 전해진 까닭인가 보다.

   
▲ 추사유배길 안내도. 빨간색 표시가 안덕계곡 주차장이 있는 지점이다.

안덕계곡에 나무데크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얼마안가 지상으로 올라오게 되는데, 이곳에서 다시 전체 추사유배길 가운데 3코스인 '사색의 길' 안내도를 볼 수 있다. 안덕계곡에서 올라 온 곳이 3코스 마지막 지점이다.

추사유배길은 대정에 흩어져 있는 그와 관련된 유적들을 둘러보고 그의 귀양살이의 외로움과 추사체의 완성을 위한 집념을 음미해보고자 만들어진 길이다. 유배길은 총 3개 코스로 이뤄져 있고 하나로 이어져 있으나 제주추사관 시작점(대정읍 안성리 166-1)에서 1코스와 3코스로 나눠져 있다. 1코스(8㎞)는 오설록 방향이며 3코스(10㎞)가 안덕계곡 방향이다.

그런데 추사유배길이 아닌 안덕교 방향으로 나와 주차장으로 가버리면 창고천생태공원으로 이어진 안덕계곡의 나머지 길을 가지 못하게 된다. 계속 이어서 가고 싶다면 안덕교를 지나 계곡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야 한다. 하지만 계곡 산책로 방향 안내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초입자들이 헤매기 쉽상이다.

물론 안덕계곡에서 가장 절경이 뛰어난 이 짧은 구간만 봐도 충분할터지만 긴 호흡으로 계곡의 숨을 들이키고 싶다면 창고천생태공원으로 이어진 길을 걸어도 좋을 것이다. 다만 안내판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제주레저신문>

   
▲ 안덕계곡 입구로 막 들어선 길.

   
▲ 안덕계곡.
   
▲ 안덕계곡에서 드라마 '구가의서'를 촬영하기 위해 마련된 임시 세트구조물들. 커다란 나무와 주변 일부 꽃들이 모조품들이다. 이곳 안덕계곡의 수풀림은 대부분 양치식물이라 꽃이 피어나는 식물들은 거의 없다.

   
▲ 나무데크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조금 위로 올라가보면 드라마에서 보던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 바위그늘집터(사진 상단)는 육지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탐라시대 후기(A.D 500∼900) 주거지다. 이곳에서 적갈색토기가 출토됐다. 하단 왼쪽 사진은 '긴잎도깨비고비'라 불리는 양치식물.

김명현 기자  AshesKMH@leisuretimes.co.kr

<저작권자 © 제주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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