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덕서우봉해변.

오는 13일 오후 4시 함덕서우봉해변에서 국내 인디밴드들의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올해 10살을 맞이하게 되는 스테핑스톤 페스티벌(Stepping Stone Festival)은 믿을수 없게도 무료공연이다. 매번 무료로 공연을 진행해왔다.

우선 출연진들부터 보자. 국내 인디밴드 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3호선 버터플라이'가 이번 라인업에 포함됐다. '꿈꾸는 나비'라는 곡을 들어보면 이들의 음색을 알 수 있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도 모르면 섭할 정도의 굉장한 인기를 얻고 있는 밴드다. 이 밴드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무대도 설 예정이다.

제주토종 스카펑크 밴드 '사우스 카니발(South Carnival)'도 라인업에 들었다. 요즘 제주도에서 제대로 뜨고 있는 밴드다. 이들과 비슷한 성격의 '킹스턴 루디에스카(Kingston Rudieska)'의 무대도 볼 수 있다. 이들 외에도 Lazy Bird, Zen Alone, Witches, Sagitta 등등. 그리고 무더운 여름 미칠듯한 사운드로 광란의 도가니로 빠지게 해 줄 '아폴로 18'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 2013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스테핑스톤 페스티벌은 지난 2004년 12월 31일,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날에 첫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매년 끈질기게(?) 개최되면서 점점 판이 커져갔고, 급기야 유명 인디밴드들이 자발적으로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공연이 어느새 10회째가 된 것이고, 그리하여 이 밴드들이 한 자리에 다 모였는데도 매번 무료공연이 가능해진 것.

2년전 8회 공연때는 엄청난 폭우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이 이어졌고, 관객들은 열광했다. 공연팀, 제작팀, 자원봉사자 모두 돈을 전혀 받지 않고도 오로지 열정만으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그 가능성만으로 무대에 선 이들은 진정 프로들이다. 그 때문에 공연은 매해 이어져왔다. 올해 무대 역시 그럴 것이다.

공연 행사는 오후 4시부터 연다. 그렇다고 오후 4시부터 바로 공연 연주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3호선 버터플라이와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아폴로18, 사우스카니발 등의 뮤지션들과 함께 명랑운동회가 진행된다. 같이 땅따먹기도 하고, 줄다리기, 박터트리기 등 추억의 운동회 시절로 돌아갈 수 시간이 마련됐다.

올해부턴 공연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후원금을 받는다. 후원금은 공연 운영·제작비와 10주년 기념 라이브 앨범 제작에 사용된다. 거기다 수익금이 남으면 제주환경운동연합에 기부돼 사라져가는 성산포 사구를 보전하는데 쓰여진다.

공연이 끝난 현장엔 뒷풀이로 닭백숙에 막걸리도 준비됐다. 탁 트인 해변이 보이는 모래사장에서 이런 공연을 즐기며 아티스트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무대, 전세계 이곳 말고 없다. 그것도 무료로. <제주레저신문>